그리고 내년에는 중소기업으로부터 전체 컴퓨터 조달분의 50%, 내 후년엔 최소 75% 이상을 구매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협소해진 시장으로 어려움에 빠졌던 중소 컴퓨터 업계에 일정 정도 활기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 4,300여억 원의 조달시장
그 동안 개인용 컴퓨터 업계는 노트북,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의 출현으로 절대적인 시장 자체가 줄어들어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공공부분 개인용 PC 조달 시장은 4,300억 원 규모인데, 2012년 8월까지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공공기관들은 대기업 PC를 구매하는데 2,194억원(74.3%), 중소기업 PC를 구매하는데 760억원(25.7%)의 예산을 집행했다.
이미 개인용 컴퓨터는 대표적인 조립제조업종이어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제품군 사이 기술적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업종으로 분류돼 왔다. 그런데도 관공서들은 관행상 대기업 제품들을 선호해 왔었는데, 이를 점차 중소기업 제품군으로 바꿔가도록 정부가 행정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내년의 경우는 중소기업 구매분이 50% 정도로 돼 있어, 올해 대비 그리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왜냐하면 그 동안 대기업 쪽 제품군으로 분류되던 삼보 컴퓨터가 중소기업 쪽으로 넘어오게 돼 삼보 컴퓨터 판매 분(18%)까지 합치면 얼추 50% 가까이 중소기업 쪽 지분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AS 기능 보강, 만반의 준비
하지만 내 후년부터는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4,300여억 원의 25%인 1,000억 원대의 구매 시장이 중소기업들에게 새로 생기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커지게 될 조달시장을 위해 정부조달 컴퓨터업계를 대표하고 있는 (사)정부조달컴퓨터서비스협회(회장, 주연테크 이우정 대표이사, 이하 조달컴퓨터협회)가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다.
조달컴퓨터협회가 가장 크게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AS 기능의 보완이다. 관공서가 주 고객이기 때문에 신속한 AS 처리가 필수적이다. 현재 조달컴퓨터협회의 전국 AS 지정센터는 600여 곳에 이른다. 120곳의 지정 센터와 480곳의 컴퓨터 수리 협력업체군으로 형성돼 있는데, 시군구 별로 AS 센터가 그물망처럼 짜여져 있다.
이 후 조달컴퓨터협회는 내년 1년 동안 이 센터들의 상호 유기적 결합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예정이다. 협회 차원에서도 AS 접수를 담당하는 콜센터 기능을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회원업체 별로 AS 접수를 받는 등 접수기능이 이원화돼 있는 실정이다.
골목안 컴퓨터업계 매출증대 기대
더불어 AS 발생시 2시간 이내 출동을 원칙으로 하기 위해 11개에 이르는 협회 회원사 본사와 지역의 협력업체 사이의 원활한 부품 공급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부품들의 표준화도 불가피해질 수 있다. 현재에도 조달컴퓨터협회는 빠른 출동서비스를 독려하기 위해 격려금까지 내걸고 있다.
만일 지역의 협력점이 2시간 이내에 출동하여 AS 처리를 끝냈다면, 기본적인 경비 외에 2만원의 격려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3시간 이내에 출동하면 15,000원, 4시간 이내는 1만원의 격려금이 지급된다.
아울러 중소기업 납품 비율이 75%에 이르게 될 2014년부터는 AS 수요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의 협력점들의 AS 업무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며, 전체 조달 컴퓨터를 100% 공급하게 될 2015년부터는 더욱 많은 협력점들이 추가로 필요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역의 골목에 위치하는 컴퓨터 수리업체들 매출증대에도 일정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이들 골목 컴퓨터업체들이 참여해 결성한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이사장 김대준, 이하 컴퓨터판매업조합) 차원에서도 독자적인 정부조달 시장 참여를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게 가시화 될 경우 소상공인업계에 실질적인 판매 증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낙수효과 기대
이 외에 조달컴퓨터협회는 지식경제부가 주문한 기존 삼성전자 컴퓨터 거래업체들과의 상호 협력 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기존 삼성전자와 거래를 해 온 중소 납품업자들 및 AS 업자들의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보전책을 요구해 왔다.
따라서 조달컴퓨터협회는 이들의 기존 거래선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형태로 하는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역의 개인사업자의 경우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이사장 김대준)에의 가입을 유도해 기존 AS 영업권을 체계적으로 보전해줄 방침이다.
정부의 개인용 컴퓨터의 중소기업 경쟁제품 지정으로 국내 개인용 컴퓨터 중소 제조업체 뿐 아니라 기타 연관 산업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동안 대기업들의 경우 이미 컴퓨터 제조선을 중국으로 옮겨간 상황이었다. 반면 중소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컴퓨터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왔다.
따라서 컴퓨터 중요 부품인 파워서플라이 제품 및 컴퓨터 케이스 등 컴퓨터 부품의 국내 생산이 대폭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CPU, VGA 등 외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을 취급하는 국내 유통업체도 활기를 띨 것이며, 이에 따라 이러한 수입업자 및 컴퓨터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용산 전자상가 등 전자상가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장재 등 주변물품 생산업체들이나 택배 업체 등에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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