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9월 15일 오후 5시, 서울 부산간 자전거 종주 코스 중 가장 어려운 코스인 이화령 정상. 여러 명의 자전거 마니아들이 알톤스포츠가 내놓은 세 대의 전기 자전거를 놓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들은 먼저 10%의 경사도에 548m나 되는 길다란 이화령 오르막길을 거침없이 올라가는 전기자전거의 성능에 놀랐다. 두 번째는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그 자전거가 전기자전거였다는 것을 한 사람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 만큼 이 자전거의 외관은 일반 자전거로 착각할 만큼 말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자전거 생활’ 10월호는 서울 뚝섬에서 경북 문경간 216km의 자전거 코스를 1박 2일 동안 가볍게 주파한 전기 자전거 시승기를 자세히 전하고 있다. 이번 시승을 진행한 경험자들은 심지어 한번의 배터리 충전으로 100km 이상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글로벌 자전거 시장의 수혜주
외국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전기자전거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2009년 75만 대가 팔려나갔고, 2010년에는 10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올해는 220만 대가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기자전거가 대세다. 매년 2천만대 이상씩 팔려나가고 있어, 이미 누적판매 대수 1억 대를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서 알톤스포츠가 내 놓은 전기자전거가 자전거 역사를 바꿀 것인가. 지난 6월 알톤자전거 출시를 두고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8조 원의 자전거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코스닥에 상장 중인 알톤스포츠가 전기자전거의 최대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출시 3개월여를 맞고 있는 알톤스포츠의 전기자전거는 그 사이 약 2000여 대가 팔려나갔다. 이에 대해 이 자전거 개발을 주도해온 알톤스포츠 최병용 전무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로 평가했다. 벌써부터 대리점들의 판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 전기 자전거 시장은 외국과는 달리 참담한 결과를 면치 못했다. 심지어 일찍이 전기자전거를 출시한 한 국내 자전거 업체는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결국 전기 자전거 사업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AS 걱정마세요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알톤스포츠의 전기자전거는 소비자들 사이에 의외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동안의 전기자전거가 갖고 있었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많은 부분 해소했기 때문이었다.
전거자전거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결정적으로 AS의 문제였다.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 고장이 잦았고, 이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한 자전거 점포 사장은 “이 AS 문제 때문에 전기자전거를 취급했다가 망할 뻔 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전기자전거는 이런 AS 문제를 상당부분 개선했다. 기존 전기자전거는 전선을 잇는 단자 부분에서 고장이 잦았다. 주행 중 자주 단자가 빠졌고 이를 잇는 데 운전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한데 이번 전기 자전거는 단자가 빠졌을 경우 쉽게 이을 수 있도록 해서 이런 어려움을 가볍게 극복했다. 단자와 단자의 굵기와 색깔을 다르게 함으로써 초보자들도 쉽게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PAS 방식,배터리 성능 높여
아울러 이 자전거는 PAS(Power Assistant System) 방식을 도입했다. 페달을 밟는데에 초점을 두고, 모터의 힘은 이를 지원하는데 한정했다. 처음 출발을 하거나, 오르막길을 오르거나, 또 속도가 늦어질 경우 이를 보충하기 위해 전기 모터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시원스레 페달링을 하고 있을 경우 모터 작동은 자동적으로 멈추게 마련이다.
알톤스포츠는 이를 통해 기존 전기자전거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했다. 한번 충전된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대폭 늘린 것이다. 운전자의 몸 상태가 좋을 때에는 아예 배터리 작동을 끄고 달릴 수도 있어 이 경우 주행 거리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러한 PAS방식과 다른 전기자전거 구동 방식이 드로틀(Throttle) 방식이다. 중국 전기자전거가 대부분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오토바이처럼 손잡이를 당겨서 속도를 높이는 방식인데, 이 경우는 페달 자체가 없다. 순전히 배터리의 힘만으로 달리게 돼 있다. 이로 인해 배터리가 쉽게 방전되고, 이럴 경우 자전거 자체를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앞의 저전거 시승자가 한번 방전으로 100km 이상을 달렸다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PAS 방식이 빛을 본 게 아닐까 싶다.

수려한 외관 자랑
또 알톤스포츠 전기자전거가 자랑하는 강점은 이 자전거의 수려한 외관이다. 기존 전기자전거는 투박한 외관 때문에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기피 대상 1호로 찍혔다. 웬지 폼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자전거의 경우 배터리를 앞바퀴와 뒷바퀴를 잇는 부위인 탑튜브에 배터리를 일체형으로 끼울 수 있도록 했다. 그리하여 일반 자전거와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 반면 기존 전기자전거의 배터리는 자전거에 짐을 매달고 다니는 것처럼 튀어나와 있어 매우 어색해 보였다. 또 모터 장착 부위도 일반 자전거와 큰 차이가 없다. 앞바퀴 중심의 기어부분인 허브에 내장해 일반 자전거 허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울러 이 자전거는 무게가 일반 전기자전거 무게에 비해 크게 가볍다. 보통 현재 운용 중인 전기 자전거 무게가 23-24kg이라면 이 자전거는 17.3-18.2kg로 훨씬 가볍다.
그런데 이러한 많은 장점들을 갖고 있지만 가격은 기존 자전거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 이번에 출시된 4종류 전기 자전거 공히 116만원이다. 현재 일본에서 유통되는 전기자전거 가격은 170만 원대를 대부분 넘고 있고, 유럽의 자전거도 최소 200만원 대를 호가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자전거 성능이나 외관이 이 자전거보다 앞서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되려 외관이 아직도 투박하고, 주행거리도 결코 이 자전거보다 길다고 볼 수 없다.
최 전무는 11월에 유럽 바이어들과의 상담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자전거 수준으로 보면 유럽 자전거 시장에 내놔도 크게 손색이 없는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사는 배터리의 성능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삼성전기와의 제휴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앞선 배터리 기술 수준은 국내 전기 자전거 산업의 도약을 위해 큰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장점들로 이 자전거는 고령화, 고유가 시대의 훌륭한 성장아이템으로 자리잡게 되지 않을가 전망된다.
윤은자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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