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마춤협동조합 이덕노 이사장은 업계에서 기인으로 통한다. 실제로 중국에까지 달려가 기수련을 하기도 했고, 그 결과 기력이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으로 그는 마춤 양복업계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단적으로 전현직 세계 정상을 비롯해 120여개국에 고객이 형성돼 있다. 그의 매장에는 세계적 명사들의 고객 데이터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외국에서도 주문이 들어오면 그 고객 데이터에 입각해 양복을 만들어 보내준다.
외국 정상들이 방한하게 되면 청와대보다 먼저 그가 그 일정을 먼저 알게 되기도 한다. 정상이 들어올 계획이 생기면 미리부터 양복 제작 주문을 먼저 해오기 때문이다.
하루 일정이 어떤가
아침 5시 반이면 일어나 집 부근 산에 올라가 운동 및 기수련을 한다. 낮이 되면 매장 일부터 조합일, 기타 대외적인 일로 바쁘게 돌아간다. 외국 정상이 국내에 들어와 양복을 주문하면 더욱 바쁘다.
해당 국가의 문화부터 그 정상의 신상 면면까지 세세히 체크해봐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만들지만, 그 고객을 위한 세계 유일의 옷이 정성껏 만들어진다.
그러면 정상들간 대화 자리에서 그 옷차림에 대한 얘기가 오가게 되고, 소개가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고객들이 계속 늘어났다.
양복업계에서 성공의 비결은
오로지 노력의 결과다. 지금도 하루 2-3 시간 이상은 잘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수시로 짬을 내 외국어 공부도 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20여개국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이는 고객들을 맞춤형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손에 꼽는 외국의 고객들은
후진타오 중국 주석,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콩고 민주공화국 조세프 카빌라 대통령, 칼 루이스, 농구스타 매직존슨, 사마란치 위원장 등 수를 셀수 없을 정도다.
조합 활동과 업계 현황은
조합 활동을 오랫동안 한 이 후 지난 2007년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런데 갈수록 조합이 힘들다. 업계가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는 기성복 시장에 밀려서 힘들게 된 지 오래 됐고, 현재는 수준이 매우 저급한 싸구려 양복업자들 때문에 힘들다. 이들은 출처 불명의 원단을 들여와 날림으로 양복을 해주면서 업계의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
아울러 정부마저도 업계에 반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 기관들은 주기적으로 정부 예산을 들여 양복을 해 입는다. 그런데 요즘은 백화점 상품권으로 대치해버리는 일이 잦다. 기타 전통적으로 맞춤 양복업자들에게 발주돼 왔던 정부 기관의 양복과 제복 맞춤 용역 또한 요즘은 주로 장애인단체들에게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면 장애인 단체들은 그 용역을 또 다시 양복 업자들에게 재하청을 준다. 이러한 구조는 바꿔져야 한다. 이권다툼을 하자는 게 아니다. 애초 양복 맞춤 업무는 양복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오는 게 맞다. 대신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장애인 단체들에 대해 기부를 하도록 명시해 놓으면 장애인 단체들에게도 좋은 결과가 될 것이다.
조합의 어떤 사업에 주력할 생각인가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맞춤 양복업체들도 이제 환골탈태해야 한다.
영업 환경과 고객들의 기호는 계속 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나가지 않으면 도태된다. 척 보고 고객의 취향, 체형을 가려내고, 알맞은 색상과 디자인으로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현재 양복업계의 고령화가 너무 심하다.
40대 초반의 사업자들을 찾기 힘들다. 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의 비전과 사업성이 회복돼야만 풀릴 수 있다. 다각적으로 노력해갈 예정이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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