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켓코리아 인수한 인터파크와 사업조정 추진

지난해 협회의 최대의 성과와 아쉬운 점은
MRO 주요4사와의 사업조정이 지난해 6월3일을 기해 일차로 일단락됐다. 그 4개사는 LG 서브원, 삼성 아이마켓 코리아, 포스코의 엔투비, 코롱 KeP이다. 아이마켓코리아와 엔투비는 자사 계열사와 그 계열사의 1차 협력업체까지만 영업을 하기로 했다. 코롱 KeP와 LG 서브원은 자사 계열사 및 여타의 대기업 및 1차 협력업체까지만 영업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공기관들은 소모성 자재 구입과 관련해 대기업 MRO를 이용하지 못하게끔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또 연말에는 상생법이 개정돼 동반성장위원회가 법제화됐다. 이를 통해 우리 유통서비스업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문제는 아이마켓코리아가 인터파크로 인수된 후 공격적 영업을 예고하고 있어서 심각한 문제다. 아이마켓코리아 인수와 함께 이들이 기존의 사업조정을 승계할 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중소기업청에 다시 사업조정을 신청해 놓았다. 아울러 사업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여타의 대기업 MRO들은 여전히 영세 유통업체의 영역을 침범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과의 관계설정이 절실하다.

협회를 둘러싼 업계 상황은 (특히 대기업의 시장잠식과 관련)
국내 공구류 시장은 2010년 말 기준 1조 1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생산업체나 수입업체로부터 일차 대형 유통업체가 공구류를 받아 2,3차 유통업체에게 공구를 공급하면, 2,3차 중소 유통업체들은 기업체나 개인들에게 도매나 소매로 공급을 한다. 이러한 수십년간의 관행이 대기업 MRO들로 인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고 있다. 중소 공구유통업체들은 어렵게 어렵게 하나하나의 거래처를 뚫기 위해 혼신을 다한다. 그런데 그 피 같은 거래처 앞에 어느 순간 대기업 MRO들이 갑자기 나타나, 자기들을 통해서만 그 회사들과 거래할 수 있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식이다.
그리고 기존 납품 단가를 대폭 낮추게 하고, 통행세 내듯이 2%에서 7%에 이르는 고율의 수수료까지 물게 했다. 그들은 그룹 계열사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해당 계열사들의 납품 물량을 공공연하게 우리로부터 빼앗아 갔다. 그리고 그 것도 모자라, 그 계열사들과 거래하는 1차, 2차, 3차 협력업체들의 물량까지 독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독자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시장이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더욱이 대기업 MRO에 가보면 회사에 전화기만 수십대, 수백대가 있다. 그들은 중간에서 주문을 받을 뿐, 납품을 비롯해 AS까지 실제 일은 영세 유통업체들이 다한다. 과연 우리가 어떻게 이익을 남길 수 있겠는가.
보통 기업체 납품 이윤은 10%를 넘기기 힘들다. 10만원 짜리 공구를 팔면 만원 남기기다. 월 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 1천만원으로 사무실 비용,인건비, 여타 경비 그리고 생활비를 조달해야 한다. 그런데 대기업 MRO사를 통해 납품을 하려면, 무조건 납품단가를 대폭 낮춰야 한다. 거기다 고율의 수수수료까지 내야 한다. 그 속에서도 출혈납품을 하는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 거래를 포기하고 만다. 회원사들 매출이 평균 40% 줄었고, 4-5명까지 고용하던 업체들 중 나홀로 된 사장들이 부지기수다.

업계와 관련해 정부 정책 및 법적 제도적 문제점은
이같은 대기업 MRO사들이 어떻게 나타나게 됐나. 대기업 관련 제도가 대폭 허술해진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출자총액제한제도가 계속 완화되더니, 현 정부 들어 결국 철폐됐다. 또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가 2006년 철폐됐다. 지난 3년 동안 자산 5조원 이상인 55개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는 2-3일에 하나씩 늘어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들 집단의 계열사가 1,629개로 3년 사이 492개나 늘었다. 자산 총액도 같은 기간 57%나 늘었다. 먼저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시장잠식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가
지난 해 연말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위한 동반성장위원회를 법제화 하는 내용을 담은 상생법이 통과됐다. 우리는 이 법안이 규정하고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내에 소모성 자재 납품업과 같은 중소도매유통업종이 포함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동안의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은 대부분 중소 제조업종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소모성 자재 유통업이야말로 수십년 동안 중소 유통업체들이 피땀 흘려 시장을 형성해왔다. 그런데 대기업들이 앞선 자본력과 재벌이라는 우월한 힘을 이용하여 하루 아침에 그 시장을 가로채간 것이다. 이를 다시 중소 유통업체에 돌려줘야 한다.

올해 협회의 중점 시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내에 소모성 자재 유통업종이 포함되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업계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소상공인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같은 공구를 사는데, 대형 마트에 가서 사면 수수료가 싸고, 왜 청계천 상가에 와서 사면 수수료가 비싼가.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고율의 가맹점 수수료를 떼고 나면 정말 남는 게 없다. 신용카드로 돈을 더 버는 대형 가맹점들이 수수료를 더 내고, 중소 가맹점은 덜 내도록 카드 제도를 정상화하는 일 또한 올해 최대의 과제다.

한미 FTA와 한유럽 FTA가 업계에 미칠 영향은
미국이나 유럽의 앞선 공구 유통업체가 국내에 상륙할까 두렵다. 이들은 국내 대기업 MRO들과 손잡고 국내 유통업계의 골간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국내 대기업들과는 달리 사업 조정 등 규제책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즉 한미 FTA의 투자자 국가소송제도에 따라 미국 투자자들은 얼마든지 국내 규제들을 피해갈 수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에 바라는 점
위와 같은 현안들을 추진해 나가는데 법제화된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더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지난 해 6월 대기업 MRO사와의 사업조정이 타결되는데도 소상공인단체들의 단결된 힘이 기폭제가 됐다. 법제화된 연합회는 소상공인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욱 큰 힘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매년 3천여 억원에 이르는 소상공인 기금도 소상공인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효율적으로 쓰여질 수 있도록 연합회가 중요한 몫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동홍 기자 sbnews777@naver.com


(사)한국산업용재협회는 어떤 단체인가

(사)한국산업용재협회(회장 유재근)은 1975년 친목단체 성격으로 창립되었다가, 1997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전동공구, 스패너 등 각종 공구류를 공급하는 10만여 명의 상인들을 대변하는 단체다. 현재 3400여개 사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지난 해 대기업 MRO 4개사와 사업조정을 성사시켰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소상공인 단체 법제화 등 소상공인업계 공통의 현안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 참여했다.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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