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신문 창간 4돌 특별기획 - 소상공인단체들의 현안을 듣는다⑧
대형찜질방 허가제로 바꿔야 동네목욕탕 산다
한국목욕업중앙회 | 김학원 회장
가스계량기 설치비용 부담 개선
지속적인 고유가와 경기불황으로 인해 에너지 다소비업종인 목욕장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살아 남고자, 난방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도시가스를 사용하기 위해 수천만원이상이 소요되는 가스 설비사설에 투자하는 고육책을 감행하고 있다. 현재 전국 9,500여 목욕장 중 50% 이상인 4,700여 업소가 이미 가스시설로 전환하고 계속전환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가스사용량을 측정하는 계량기의 초기설치 및 교체 비용 300만원내외를 업주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계량기는 가스 판매를 하는 가스사업자(공급자)가 설치비용을 부담하는 게 원칙이다. 노후화로 인한 정기 교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주무부서는 “수익자인 도시가스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게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되나 수용가(사업·영업·가정)에 따라 발생되는 모든 계량기 설치·교체비용 등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경우, 결국 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개선이 어렵다”고 억지를 부린다.
업소간 적정배치 제도화
가스계량기 설치 및 교체비용을 수익자부담 원칙으로 개선해야 한다. 설치 및 교체비용을 수익자 부담으로 하는 경우, 원가 상승요원이 발생한다하더라도 원칙에 따른 원가 개념의 한계는 분명해야 한다.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진입을 규제함으로 재래시장과 영세 슈퍼마켓 등의 골목상권을 보호한 것은 급변하는 정보화 사회(정치․경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법과 정책도 시대의 양상에 따라 변해야 하고 변할 수 있다는 당연한 상황논리로 받아드려지고 있다.
그런데, 골목상권 살리기의 관심 대상은 재래시장과 슈퍼마켓 등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골목상권 범주에 속해 있는 동네 목욕탕은 대형 찜질방과의 힘겨운 경쟁으로 고사상태에 이르렀지만 골목상권 지키기라는 사회적 관심에서 다소 멀어져 있다. 공동탕이 사라져버린 도심에는 목욕장 공동화(空洞化)로 인한 서민대중들의 불만이 야기되고 있는 실정임에도 그 대책마련이 요원하다.
기업형슈퍼마켓과 마찬가지로, 지역을 막론하고 대형 찜질방업소가 들어서면 주위의 중소 목욕장 10여개 이상이 문을 닫거나 심한 경영난에 처하게 된다. 2002년 9,700여 곳에 이르던 목욕장이 십년이 못돼 2,400여 업소가 폐업했다.
2010년 12월말 현재 7,300여 곳이 영업은 하고 있으나 이마저 하루 이용객이 평균 20~30명(매상 약 십만원) 안팎에 그쳐 거의 대부분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비 일부나마 대출을 받아 개업을 한 경우는 이자와 원리금 상환에 사채를 써야 하는 형편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형찜질방 공급이 계속되는 한 휴·폐 업소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조만간 전통 목욕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한편 100억 원대 이상의 시설비가 투자되는 대형찜질방 업소도 무부분별한 난립과 대형업소끼리의 가격경쟁으로 폐업이 속출하고 있어 대형업소 하나가 폐업될 때마다 100억 원대 이상의 국부가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근본적 문제점이 뭘까. 너무 획일적인 규제완화가 공급과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찜질방이 처음 생겨날 당시, 국민 소득증대와 주거문화 향상으로 각 가정마다 목욕시설이 늘어나 목욕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때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외환위기 탈출이라는 명분으로 목욕업의 모든 규제를 풀어 공급과잉 현상을 유발시켰고 특히 시설업자들의 무분별한 투기까지 성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 오늘날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목욕장은 다른 업종(이․미용․세탁․음식 등)과 달리 시설비 규모가 매우 크고 업종전환이 용이치 않아 그만큼 폐업에 따른 리스크가 큰 업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욕장 여타 시설규제는 완화하되, 시장진입은 상당히 규제해야 한다.
국내 목욕시장 규모는 작다. 우리보다 시장이 넓은 일본도 목욕업자의 생계를 위해 업소간의 적정 배치를 제도적으로 배려했다. 하지만 우리 당국은 시장진입 규제가 필요하다는 업계 요청을 계속 외면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형찜질방업소(법제2조제1항 제3호나.목)에 한하여 허가제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는 이미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진입을 규제한 바 있다. 이같은 취지는 목욕장 업계에도 적용돼야 한다. 100억 원대 이상의 초대형 찜질방의 시장진입 제한 규제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시급한 시기로 판단된다.
가스 정기안전검사 개선
특정가스 사용시설의 사용자는 가스안전공사 또는 시․군․구청장이 지정하는 국가 공인검사 대행기관에서 매년 1회 정기안전검사를 받는데, 이와는 별도로 또 가스공급회사의 안전점검도 받아야 하는 등 동일한 검사를 2중으로 받고 있어 사용자의 불편과 불만이 야기되고 있다.
가스공급회사가 실시하는 안전점검은 무료일 뿐만 아니라, 만일의 경우 책임이 따르는 공급자 입장이기 때문에 더 정밀․정확하고 더 성실하게 점검에 임하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을 감안하여 가스 공급회사의 안전점검은 하지 않아도 되도록, 두 검사 규정의 일원화를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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