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3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속 단체장들과 소상공인들은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의 요구는 금융위가 지난 3월 10일 발표한 개인정보유출종합 방지대책에서 내놓은 영세자영업자 IC카드 단말기 전환기금 1천억원을 조속히 집행하라는 것이었다.
금융당국은 2007년 이후 6회에 걸쳐 신용카드수수료를 인하했지만, 소상공인들은 아직도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2012년 정부는 신 카드 수수료 체계 발표를 통해 영세가맹점은 1.5% 수준의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등 전체 가맹점 중 96%가 혜택을 받았다고 발표를 한 바 있다. 당시 정부와 카드사는 이제는 더 이상 카드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다고 엄살을 떨었지만,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VAN사 역시 2009년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주장은 허구였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작년 공정위는 작년 초 신용카드 VAN사들의 대형가맹점에 대한 리베이트 부당지급과 관련된 불공정거래를 적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어, 지난 해 3월 국책연구소인 KDI는 ‘신용카드 VAN시장 구조개선’ 용역보고서를 통해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나눔 밴서비스 도입과 밴 업무 효율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해 말 검찰은 신용카드 밴사의 대형가맹점에 대한 불법 리베이트 사건을 수사해 수십명을 기소하면서, 신용카드 VAN산업의 구조적인 불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신용카드 VAN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런데, 금년 초 사상초유의 개인금융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약속했던 일정까지 연장하면서, 지난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인정보 유출종합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는 그동안 발생했던 신용카드 산업의 문제점을 치유하기 위한 모든 대책이 망라되었다. 그 중 신용카드 밴 산업과 관련된 내용은 카드소멸포인트 1천억원의 재원을 조성해 영세자영업자 IC카드 전환기금을 설치하겠다는 것과 신용카드 VAN사 등의 등록제 실시 등을 통해 관리감독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신용카드 VAN대리점 등록제 등의 제도개편을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정부 입법발의가 아닌 의원입법 발의로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한 바 있다.
그리고,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IC카드 전환기금 조성계획도 카드사들의 분담비율이 이미 결정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검찰 발표 자료나 KDI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카드사가 지급하는 전체 신용카드 밴 수수료의 30% 정도로 추정되는 수천억원의 거액이 대형가맹점에 리베이트로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결국 현재도 영세자영업자들이 부담하는 카드수수료의 일부가 대형가맹점의 리베이트로 교차 지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신용카드 밴사 관련 제도가 변경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라도 개인금융정보 유출사고가 재발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수년 전부터 소상공인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와 개인정보 유출 방지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가진 바 있다. 700만 소상공인들은 내수침체와 높은 원리금상환 부담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루고 있는 실정인데, 언제까지 가게 문을 닫고 집회 참석을 반복해야 하는 것인가.
금융당국은 언제까지 뒷짐만 지고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IC카드 전환기금의 조속한 집행을 기대한다.
소상공인연합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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