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연합회 인가를 내면서, 32개의 단체만을 정회원 단체로 판정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30여 개의 단체는 졸지에 정식 소상공인 단체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이같은 정회원 심사 단계에서 탈락된 대부분의 단체는 한국이용사회중앙회, 한국세탁업중앙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화장품전문점협회, 한국산업용재협회 등과 같은 내노라 하는 소상공인 단체들이었다.

이 후 이들 단체들은 연합회 인가 후 현재까지 약 6개월 동안 연합회 운영과정에서 완전히 소외됐다. 각 단체들의 현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합회 논의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봉쇄돼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 회원단체들 내부에서도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소상공인들의 힘은 쪽수에서 나오는데, 집회를 하거나, 어떤 행사를 할 때에도 정회원 단체들 위주로 행사를 치루니 예전만한 힘이 나오질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이렇게 다수의 소상공인 단체들이 정회원이 될 수 없었던 데에는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이하 소상공인특별법)’ 상의 비현실적 조항 때문이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기 단체에 가입돼 있는 회원 모두(100%)가 소상공인’인 단체여야만이 연합회 정회원단체가 될 수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소상공인이라 함은, 유통 서비스업은 정규 직원이 5인 미만, 제조업은 10인 미만의 직원만을 두고 있는 사업장이어야 한다.

따라서 해당 단체의 회원사 중 정규 직원이 5인 이상인 회원사가 딱 한 곳 이상만 돼도 정회원이 될 수 없게 돼 있는 것이다.

이같은 비현실적 규정을 두고 하루빨리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컸고, 이에 따라 급기야 지난 5월 이 조항이 개정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회원 중 90% 이상만 소상공인인 단체라면 연합회의 정회원 단체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그 동안 정회원 단체가 되지 못한 단체들은 회원사들로부터 큰 불만과 반발을 사왔다.

어느 단체 대표는 “그 동안 소상공인연합회를 만들기 위해 수년 동안 기를 쓰고 노력해 왔다”라고 밝히고, “우리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연합회라는 외피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회비 한번 거르지 않고, 회원들로 하여금 연합회 활동에 적극 임하도록 해 왔다”라고 술회했다.

그런데 “정작 정회원에도 들지 못하자, 회원사들이 그 동안의 회비와 노력한 것들을 보상하라고 들고 나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단체 대표도 ”연합회 인가 후 신문기사를 통해 우리 단체가 비회원 단체가 된 것으로 확인되자 항의 전화가 잇따랐다”라며 곤혹해 했다.

특히 그 동안 여러 번의 심사가 진행된 바 있었는데, 이전 중소기업청 심사단계에서는 정회원으로 선정됐다가 최종 심사에서는 정회원 단체가 되지 못한 단체들 사이에 혼선이 컸다. 이들 단체로는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사)화장품전문점협회, (사)한국계란유통협회, (사)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한국이용사회, (사)한국세탁업중앙회, (사)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사)한국고시원협회, (사)대한체형미·체형관리사협회 등의 단체들이 꼽힌다.

이러한 단체들은 “촉박한 일정상 차기 총회에서도 우리는 투표권마저 가지지 못할 수 있다”라고 우려하며, “만일 현재의 정회원만으로 선거를 치룰 경우 차기 지도부는 임기 내내 대표성 시비에 휘말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