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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중소기업기본법이나 소기업 및 소상공인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만으로는 변화된 소상공인들의 경영여건을 제대로 반영하기에 역부족입니다. 특별조치법을 전면개정하여 소상공인에 한정한 일반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법률(안)’, 일명 소상공인기본법(이하 기본법)을 제안합니다.”
지난 7월 16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소상공인진흥공단, 소상공인연합회 등과 함께 마련한 ‘소상공인 권리장전 입법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그동안 김제남 의원이 소상공인 단체 및 기관과 함께 준비해온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법률(안)’ 을 발의하기 전 각계각층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발제에 앞서 김 의원은 기본법의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720만 소상공인은 민생경제의 근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특화된 보호, 지원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중소기업 관련 여러 법률들은 주로 중기업이나 제조업 위주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상공인은 국가정책으로부터 사실상 소외되어 있는 셈이죠. 그래서 기본법(소상공인보호지원법)을 준비하게 되었고요. 이 법을 통해 소상공인의 보호지원제도가 틀이 잡히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법을 ‘소상공인 권리장전’이라고 부릅니다.”
김 의원은 기본법의 주요 골자를 소개했다.
우선 법안은 ▲정부는 소상공인의 경영안정과 성장을 위해서 3년마다 소상공인지원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게 해서 소상공인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매년 추석 이틀 전을 소상공인의 날로 지정하고, 그 이전 1주간을 소상공인 주간으로 지정해서 소상공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향상시키고, 전통시장이나 동네 가게를 이용하도록 하는 판촉행사도 해서 장사에 도움이 되게 하는 내용도 담았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공동물류센터를 설치해서 대형유통업체와 가격으로도 승부할 수 있게 만들고, ▲떡집이나 문구점 같이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업종을 ‘소상공인 사업영역’으로 공표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토록 했다.
이밖에 ▲중소기업청장과 지자체단체장은 편의점과 같은 가맹점이나 대리점과 같이 본사의 횡포나, 대형할인점의 끼워팔기나 판매비용 전가와 같은 불공정행위를 신고해서 빨리 시정할 수 있도록, 불공정거래신고센터를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상공인 조직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상공인단체 설립 근거조항을 마련, 이들 단체들은 소상공인에게 영향을 주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 공정거래에 관한 사항 등을 중소기업청장에게 의견을 제시하고 필요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소상공인연합회가 명실상부한 법정단체로 안착하도록 연합회 지도감독 관련 규정을 보완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이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체계 구축이 일단락되고, 소상공인이 국민경제의 핵심주체로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기본법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일방적 시혜를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보호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며 “법 제정이나 제도 마련도 중요하지만 실제 소상공인 경제현장에 까지 효과가 미칠 수 있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무력화나 대형마트 영업제한 폐지 등, 박근혜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정책으로는 결코 소상공인의 생존권은 지켜질 수 없다는 비판이었다.
최지원 기자 sbnews777@naver.com
소상공인신문
기본법 제정 관련, 소상공인연합회의 입장
소기업소상공인특별법을 소상공인기본법으로 전환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1966년 중소기업기본법 만들어진 후 50여 년이 지났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 범주에 소상공인이 포함돼 있었으나,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언제나 ‘찬밥’이었다. 사실 전체 335만개에 이르는 중소기업 중 소상공인이 292만개로 87%에 이른다. 하지만 43만개에 불과한 나머지 중소 제조업 분야에 지원이 집중돼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 전체 일자리 1490만개 중 소상공인 분야에서 570만명(무급 가족직원 제외) 38%가 종사하고 있는데도, 전체 산업지원 예산 32조 8천억원 중 불과 3천억원 0.93%만이 소상공인 분야에 지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기본법에서 소상공인 부문을 떼어내 소상공인 기본법을 제정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중소 제조업 영역과 소상공인 영역은 성격이 크게 다르다. 중소 제조업은 기술과 자본의 요소가 매우 중요하지만, 소상공인 영역은 업계 자체가 과포화상태에서의 과당경쟁이라는 요소가 가장 큰 문제다. 여기다 대기업들까지 골목상권에 진출하여 소상공인들은 심각한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 제도와 관련해서도 소상공인 부문을 따로 떼어내 고려해야 하고, 고용보험 가입과 같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상공인의 복지 문제, 건물주가 나가라하면 언제든 상가를 비워야 하는 상가 임대차법 개정 등 소상공인 영역을 특화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기본법을 따로 만들어 소상공인 분야를 특화해 지원하겠다는 것은 매우 절실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김 의원 “현행 소상공인 관련법, 이런 문제 있다”
이날 발제에서 김제남 의원은 현행 중소기업 관련법의 문제점부터 지적했다. 문제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현행 중소기업 관련법들은 지원법 위주라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김 의원은 “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이라는 취지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원의 성격만 강조하는 법은 행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정작 필요한 곳에 지원이 되지 않거나 계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한계를 가진다는 얘긷다.
“중소기업 육성과 균형 있는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지원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벌어진 대형마트와 SSM으로 상징되는 대규모 유통업체와 골목상권의 갈등 문제, 편의점주들의 이어진 자살로 나타난 자영업자들에 대한 불공정거래 문제, 개업하는 수만큼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열악한 수익구조로 인한 빈곤의 심화문제 등에서 보듯이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은 근본적인 사회구조적 접근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행 중소기업 관련법은 지원에 한정되어 있지요.”
둘째, 김 의원은 “중소기업 정책을 사회·경제적 환경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많은 지원을 하더라도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 자유롭고 실질적으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시장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대상을 기업 자체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환경 전체로 전환했어야 하는데도 이에 관한 규정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셋째, 업종과 규모에 따라 구체적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데, 이 또한 아쉬운 대목이라는 게 김 의원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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