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법정단체 출범(3)- 미국 전미자영업연맹
소상공인 법정단체의 출범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5단체에 이은 경제 6단체의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소상공인 법정단체는 소상공인 중심의 단체라는 면에서 미국의 전미자영업연맹(National Federation of Independent Business 이하 NFIB)과 흡사하다. 1943년 발족된 NFIB는 7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조길종 국민대학교 교수(컴퓨터관리업협동조합 이사장)에 따르면 “NFIB는 Fortune지 선정 미국내 기업로비 단체 1위, 전체 이익단체 중 3위의 로비단체로 인정받는 강력한 단체“다. 과연 이 단체는 어떻게 해서 그러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실제로 어떻게 소상공인을 위해 기여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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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본으로부터의 독립추구
1998년 중소기업학회지 ‘중소기업연구’에 게재된 ‘미국의 중소기업 지원기관 연구(이재규 대구대 교수)’에 따르면 NFIB는 철저히 정부기관 및 특정 단체 그리고 자본으로부터 독립하여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FIB는 운영과정에서 정부의 자금지원을 일체 받지 않는다. 또 소수집단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회비도 2007년 기준 최고 연＄2400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고, 최소 회비는 ＄100로 책정돼 있다.
아울러 조직 운영도 철저히 민주적이다. 특정업종이나 특정 사업 부문을 위한 특수한 이익의 해결이 아닌 소상공인업계 전반적인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NFIB의 정책은 전회원의 직접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문제에 대한 의결투표는 매 6주마다 전 회원을 상대로 이뤄지며, 연방정부의 법률에 대해서는 연간 5회, 주정부에 대해서는 최소 연 1회 투표를 실시한다. 결과가 나오면 의회와 주정부 입법기관에 제시한다. NFIB에 협조적인 의원에게는 정치헌금을 기부하고, 비협조적인 의원에게는 반대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정치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NFIB의 회원은 1993년 기준 60만 명에 이르고, 이들이 고용하고 있는 직원은 700만 명이 넘는다. 회원기업들의 매출 총액은 7천4백7십억 달러에 이른다. 중소기업의 규모에 대한 표준적인 정의는 없지만, NFIB 회원의 평균 직원 수는 5명이고 매출액은 250,000 달러 수준이다.
소상공인 단체, 어떻게 강해지나
지방 조직 활성화, 재정자립에서 찾아야
조직의 힘은 그 단체에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고 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에 얼마나 많은 소상공인들이 유기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같은 조직력과 조직 운영과 관련한 재원 마련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이후 발족될 소상공인 단체의 운영비는 우선 정부의 보조금으로 충당되게 돼 있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약 60~7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보조금은 수 백명에 이르는 직원 급여를 충당하는 것도 빠듯하다. 그런데 중앙회는 매년 이 보조금 때문에 정부 감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고, 또 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친 정부 성향을 띨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회원단체로부터 들어오는 회비 수입이 6-7억여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후 발족될 소상공인 단체의 관건은 매년 들어오게 될 정부 보조금 이외에 실제 회비를 내는 회원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그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회원들을 중심으로 철저히 민주적으로 정책을 수렴하고 집행하게 된다면 이 단체는 일약 한국사회에서 가장 정치경제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체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그 동안 전경련이나 경총과 같은 대기업 단체들은 자본을 매개로 힘을 행사해 왔다. 반면 소상공인 단체는 조직원 숫자가 이들 단체들과 비교할 수 없이 많기 때문에 특히 선거국면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건강보험 공제 연장 등 실질적 영향력
전미자영업연맹(NFIB)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
구체적으로 NFIB의 활동과정을 보자. 앞의 이재규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1991년 NFIB는 회원 중 15,001명에게 설문지를 배부, 5,200매(33.5%)를 회수했는데, 그 주요한 설문조사 결과는 <표1>와 같다. 이에 따르면 강제 건강보험 문제가 소상공인업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뽑혔고, 그 다음이 연방소득세, 현금부족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NFIB는 강제 건강보험에 대해 현황과 대안을 제시한다. 당시 미국인 가운데 3,600만 명이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들이 강제로 보험에 가입하게 하되 비용은 고용주가 부담하게끔 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문제는 대부분 직장인들은 고용주가 제공하는 보험에 가입돼 있으나, 주로 가족기업이 운영하는 기업 직장인들이 보험에 가입되지 않고 있었다는 데에 있었다. 이들 고용주들은 대부분 임시직, 아르바이트를 통해 고용을 하고 있었고, 재력이 매우 미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NFIB는 NFIB 회원 94%가 강제 건강보험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정했고, 이같은 강제보험은 오히려 기업창업 또는 기업성장을 막을 우려가 크며, 영세 소기업의 이익을 감소시킨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같은 입장은 의회에 전달돼 결국 강제 건강보험 제도 추진은 좌절됐다.
최저임금인상법, 양육휴가, 자영업자 건강보험 공제 등의 사안에 대해서도 NFIB의 입장은 관철됐다(표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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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신문
전인철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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