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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서울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서울 대형마트의 영업제한시간을 2시간 확대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유통업 상생협력과 소상공인지원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은 0시에서 오전 8시까지로 돼 있는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시간을 오전 10시까지로 2시간 연장하고, 또 대형마트 월 2회의 의무휴업일 제도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서울시 전체 자치구가 동일한 날짜에 휴업하도록 시장이 구청장에게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서울시도 이에 앞서 25개 구청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제한시간을 기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에서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로 확대할 것을 독려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에는 양천구(구청장 권한대행 전귀권)가 ‘유통기업 상생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한 데 이어, 6일에는 도봉구(구청장 이동진)도 조례를 개정 공포했다.
월 이틀 휴업은 동일
개정 조례에 따르면 양천구와 도봉구도 공히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을 현행 0시부터 오전 8시까지에서 ‘오전 10시까지’로 2시간 연장했다. 그러나 의무휴업일의 경우 양천구는 기존대로 ‘매월 둘째와 넷째 주 일요일’로 운영되도록 했고, 도봉구는 ‘현행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에서 ‘매월 이틀’로 강화했다.
또 도봉구는 쇼핑센터나 복합쇼핑몰 내 대형마트도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을 적용하기로 했고, 연간 농·수산물 매출비중이 51% 이상인 매장의 경우 지금까지는 영업제한 예외 적용을 받았는데, 그 비중 또한 55%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도봉구 관내 소재 대형마트 3곳(이마트 창동점, 빅마켓 도봉점, 홈플러스 방학점)과 SSM 11곳을 포함해 총 14개 영업점이 영업제한을 받게 된다.
양천구도 홈플러스 목동점과 이마트 목동점 등 대형마트 2곳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 GS슈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 리테일 등 SSM 21곳 등 모두 23곳이다.
서울시는 다른 자치구들도 다음 달까지 새 조례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조례를 개정한 양천구와 도봉구 이외에 종로, 용산, 성동, 광진, 동대문, 성북, 강북, 마포, 구로, 금천, 영등포, 강남구도 금명간 새 조례를 적용할 계획이고, 중랑, 도봉, 노원, 은평, 서대문, 동작, 관악, 서초, 송파구, 강동, 중구는 입법예고 등 남은 절차를 거쳐 조만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조례의 내용은 광진, 동대문, 강동구가 영업제한 시간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영업제한시간 2시간 연장’과 ‘월 이틀 휴업’으로 모두 같다.
지방에서도 개정 잇달아
지방에서도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제한시간을 확대하는 쪽으로 조례 개정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 거제시는 3월부터 대형마트와 SSM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을 시행한다. 영업시간 제한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이며, 의무휴업일은 매월 2, 4주 일요일로 각각 확정했다.
거제 지역 영업제한 대상 점포는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거제점과 SSM인 롯데슈퍼, 탑마트 장승포점, ㈜GS리테일 옥포점·고현점·신현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고현점·상동점 등 8개소다.
거제시는 지난해 5월 22일 이미 개정 조례를 입법예고했었다. 이에 따라 지역 상인회와 대형마트는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을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으나 양측의 견해차로 미뤄져오다 3월부터 적극 시행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울산광역시 중구의 경우도, 넷째주 일요일인 지난 2월 23일 관내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울산점과 이마트 학성점, GS슈퍼마켓 태화점이 자율휴무에 들어갔다.
중구는 현재 의무휴업 행정예고가 시행 중으로, 3월 11일부터 본격적인 의무휴업에 들어가지만 전통시장과 상행협력이라는 취지에 맞춰 자율휴무를 실시한 것이다. 중구는 3월부터는 매달 둘째주 수요일과 넷째주 일요일 의무휴업을 시행하게 된다. 영업시간 제한도 0시~10시로 확대됐다.
대구지법 ‘적법’ 판결
지난달 19일 대구지법 제1행정부(권순형 부장판사)는 롯데쇼핑과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코리아 등 대형마트들이 대구경북 지자체 10곳(대구 8개 구, 군과 포항, 경주)을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지자체가 대형마트의 영업을 규제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영업의 자유나 소비자의 선택권은 제한이 불가능한 절대적 기본권이 아니라 공공복리 등의 이유로 제한 가능한 상대적 기본권”이라며 “각 자치단체가 일률적으로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한 것은 대형마트 등과 중소유통업자 등의 법익을 적절히 평가한 것으로 보여 피고들의 처분이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한편 대형마트 내 임대매장들도 의무휴업을 지켜야할지를 두고, 지자체 간 공방이 벌어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천시와 남구는 의무휴업을 임대매장 상인들의 자율에 맡긴 반면, 인천시내 여타 지자체들은 임대매장도 의무휴업에 포함시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와 남구는 임대매장 상인들을 자영업자로 간주해 영세상인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의무휴업 대상에서 제외시킨 반면, 다른 지자체들은 임대매장 영업 자율화는 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이들에 대해서도 대형마트와 함께 규제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당초 법의 취지대로 임대영업자에 대해서도 의무휴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와 임대매장 상인들도 소상공인인 만큼 지원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 맞붙은 것이다.
일부 단체 “영업규제 반대”
컨슈머워치란 소비단체가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반대하는 운동을 전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대형마트 영업규제가 실시된 지 2년가량 지났지만 당초 규제 목적인 전통시장 활성화는 전혀 실현되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소비자 편익을 훼손하고 납품업체의 피해, 대형마트 일자리 감소 등의 문제점만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현실을 모른 채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위한 법안들만 양산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상대로 반대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며 ‘대형마트 영업규제’ 법안을 대표 발의한 국회의원 29명에게 최근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또 소비자 선택폭을 확대하기 위해 영업규제에 반대하는 소비자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무휴업’ 골목상권에 도움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터무니없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일요일인 지난 1월 26일 의무휴업을 한 대형마트 및 SSM 주변 중소 소매업체 384곳, 전통시장 내 점포 153곳을 대상으로 현장 실태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의무휴업일이 아니었던 1주일 전인 19일에 비해 이날 전체 평균매출은 12.9%, 평균 고객수는 9.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시장만 볼 때 평균 매출은 18.1%, 평균 고객수는 17.4%나 늘어났다. 또 의무휴업(14.8%) 지역의 경우 자율휴업(9.8%) 지역보다 매출액 증가 폭이 컸다.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영업규제가 골목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된 것이다.
소상공인신문
전인철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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