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업계의 =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6.2% 늘어난 38.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증가율로는 0.5%P 늘어나는 셈이다. 근거리 소량 구매 패턴이 확산되고, 물류센터 확충 등 물품 수급환경이 개선되면서 매출 신장을 견인할 것이다. 주력 분야인 식료품 시장의 경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이를 잘 극복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소량 근린형 추세 지속
신세계미래정책연구소가 내놓은 ‘2014년 유통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슈퍼마켓 업계의 성장 기회요인은 ▲소량 근린형 구매 패턴 확산 ▲대형마트 의무휴일제로 인한 반사 이익 ▲상품 수급 개선 ▲정부 지원 강화 등이 꼽힌다. 저출산 고령화에 이은 핵가족화 등으로 1,2인 가구가 늘고 있다.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 비중은 2010년 48.1%(835만5천 가구)에서 2035년 68.3%(1,520만 7천 가구)로 늘 전망이다. 이들은 집에서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필요량만 소량으로 구매하는 합리적 소비트렌드를 지닌다.
또 대형유통업체들이 도매사업을 확대해 중소 슈퍼마켓의 물품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협은 안성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5개의 농협 농산물 도매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11월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은 이마트에브리데이리테일 및 롯데슈퍼와 도매사업 상호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초순에는 중소기업청이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방안을 내놓았다. 물류시스템 구축, 골목상권 보호, 로컬푸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이 방안에 따르면, 나들가게와 중소유통물류센터 간 하루 내 배송시스템을 구축, 지난해 12월 1개 센터를 시범운영한 뒤 올해는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연내로 산지 생산자로부터 직구매하는 포스(POS)몰도 구축한다. 이는 생산자가 포스몰에 농산물을 등록하면 슈퍼마켓 POS 단말기를 통해 주문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사업개시 일시정지 명령제를 도입하고, 사업조정 신청기한을 종전 90일에서 180일로 연장하는 등 유통법과 함께, 소상공인기본법도 연내 입법화가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골목슈퍼 및 전통시장이 생산자들과 협약을 맺고 지역내 농산물인 로컬푸드를 공급하는 시스템도 올해부터 추진된다. 연내 2~3개 지자체(2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한 뒤 2015년부터 전국 10개 지자체로 이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농산물 전문 온라인몰
하지만 슈퍼업계를 긴장시킬 위험요인도 만만찮다. 우선 슈퍼마켓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식료품 부문의 경쟁이 가열될 것이다. 올초 농협이 농산물 전문 온라인몰 사업에 뛰어들었고, CJ온마트, 풀무원이샵 등 식품제조사들의 직영몰도 가세하는 등 온라인몰 식료품 비중이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의 즉석 조리식품은 더욱 비중이 증대될 전망이며, 아침 도시락 등 정기 배달전문 업체들도 이에 동참한다.
또 다른 위협요인으로는 기존 골목상권 살리기 지원 사업이 다소 지지부진하는 점이다. 사업 원년인 201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두 788곳의 나들가게가 경영부진 등을 이유로 폐업을 했다. 동네슈퍼 현대화 사업의 폐업율이 7.8%였다는 얘기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서울시 중소유통물류센터 활용도 당초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상품공급점 일본계 속속
한편, 지난해 슈퍼마켓 매출은 전년대비 5.7% 증가한 35.9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근린형 소비트렌드로 전체 슈퍼마켓 시장은 확대된 반면, 의무휴일제 영향으로 기업형 슈퍼마켓(SSM)들은 역신장세를 보인 한 해였다.
SSM 신규출점이 제한되자, 대형유통업체들은 상품공급점이라는 편법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2011년말 전국 195곳에 불과하던 상품공급점은 2012년말에는 342곳으로 늘어났고, 이로부터 채 1년도 못된 2013년 9월에는 666곳으로 급증했다. 편법으로 법망을 피해 골목상권 침탈을 노린다는 여론의 지탄이 일자, 같은해 11월 대형유통업체들이 상품공급점에 대한 상호 및 경영지원을 못하게 하는 상생협약이 맺어지기도 했다.
한편, 생존권 수호를 위해 국내 중소형 유통업체들이 대형업체들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틈을 타, 규제망에서 비켜난 외국계 슈퍼마켓들이 틈새시장을 부지불식간에 잠식해 들어오기도 했다. 특히 일본계 SSM들이 부산 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세를 불려갔다.


편의점 업계의 =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9.7% 늘어난 13.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매출증가율로 보면 전년대비 0.4%p 늘어난다. 슈퍼마켓이나 마찬가지로 소량 근거리 소비 패턴 강화와 월드컵 등 스포츠 경기 특수효과 등이 기대되나, 시장이 이미 성숙단계에 들어선 탓에 2011,2012년 같은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치올림픽 인천아시안게임
올해 편의점 업계는 우선 다양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 특수가 기대된다. 2월 7일부터 23일까지 러시아 소치에서는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6월 13일부터 7월 14일까지는 브라질 월드컵이 개최된다. 이어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는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 중 편의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전례에서 예상하듯, 각 행사 기간 중 편의점들은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는 불황기 적합형 마케팅도 더 강화될 것이다. 2012년 11월 편의점 최저가로 출시한 CU흰우유는 2013년 9월 전체 우유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했고, 세븐일레븐의 PB갈릭새우칩과 초코별 매출도 전년 대비 2배나 늘어나는 등 PB상품의 위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GS25는 지난해 10월 전국 3천개 점포에 알뜰폰 전용 매대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점포당 인구수가 2,500명에 이르면 편의점 업태는 성숙기로 접어든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1년에 점포당 인구수가 2,400명에 이르렀다. 이 수치는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경쟁이 그만큼 더 심해지고 수익성도 따라서 줄어든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4대 편의점 점포 수는 2009년말 13,455개에서 2012년말 24,170개로 3년만에 79.0%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편의점 매출은 6조 3,446억원에서 10조 2,348억원으로 63.9% 신장에 그쳤다. 매출액 증가율이 점포 증가율을 못따라간다는 말이다. 당연히 점포당 매출은 떨어진다. 참고로 이웃 일본의 경우 점포당 인구수는 한국과 비슷하나, 점포당 매출액은 2010년 기준 한국의 4배에 이른다. 신 모델 및 신규 서비스를 통해 매출 증대 및 수익성을 제고한 덕이다.
올해 편의점 업계는 양에서 질을 강조하는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 예상된다.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신규출점이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부실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것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인철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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