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상공인 업종별단체장 간담회가 끝난 직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일규 초대 이사장 “소통의 장으로 승화”

소상공인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초대 이사장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업무 파악을 위해 어느 정도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 이사장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시장진흥공단 서울전용교육장 3층 혁신실에서 ‘2014년 소상공인 업종별단체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약 15여개 단체장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간담회는 업종별 단체와 시장진흥공단과의 긴밀한 유대관계 구축을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으며, 특히 이 이사장은 소상공인 업종별 현안사항 및 애로사항 청취를 통해 소상공인 지원방향을 적극 모색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단체장들은 지난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협동조합과 기존 골목 소상공인들과의 마찰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현안과제라고 한목소리를 냈으며, 이밖에도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는 기능경기대회 개최의 어려움, 창업 관련 정부교육의 해당 단체로의 이관 및 예산지원,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에 동참, 소상공인과 공단의 소통창구 마련, 소상공인 정책 입안 시 현장의 목소리 적극 반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할 수 있습니다, 하겠습니다”라는 각오로
이날 간담회에서 이일규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18일 열린 공단 출범식에서 오늘처럼 소상공인 업종별 단체장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싶었지만, 일정상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소상공인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앞으로 공단이 어떻게 나아가야할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주면,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관련 부처의 정책 입안 시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또 어려운 환경에서도 오랫동안 단체를 이끌어 한 분야의 중심축으로 우뚝 서게 만든 기존 업종별 단체장에 대한 역량에 대해서도 치하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정부 부처에서 청장, 원장 등도 두루 거쳤지만, 한 분야를 깊게 파고 들 수 있는 단체 회장직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 업종별 단체장을 보니 부럽다”며 “한 분야의 전문가인 여러분들이 많은 얘기를 해주어야만, 공단의 향후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이사장은 공단의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저를 포함한 공단의 전 직원이 부정보단 ‘할 수 있습니다’, ‘하겠습니다’ 등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며 “소상공인 단체들도 반목과 시기가 아닌, 긍정적인 시각으로 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고서 단결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박근혜 정부의 철학이나 다름없는 ‘창조경제’ 만들기에 업종별 단체장들이 선두에 선다면, 전통시장은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가는 명품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며, 골목상권과 서민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 소상공인들 역시 새로운 활력을 되찾게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시장상인이나 골목의 소상공인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보호와 육성 중심의 다양한 지원책을 만들어, 소상공인들이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 공단이 정부와 여러분들을 이어주는 사다리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개별 협동조합 조직화 시급
한국세탁업중앙회 박무근 회장이 먼저 정부의 일방적인 협동조합 활성화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박 회장은 “10여개 남짓한 개별 협동조합들이 프렌차이즈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세탁비를 책정하는 등 세탁업계의 거래질서를 문란하게 만들고 있다”며 “협동조합들이 제살깎기식으로 가격을 파괴해가고 있는데, 결국 협동조합 간 문제가 세탁업 종사자들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거래질서 등을 문란케하는 행위에 대해선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개별 협동조합을 조직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박대춘 회장과 한국화원협회 박민숙 회장도 “조직화가 안 된 상태에서 협동조합 간 협업화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향후 협업화사업 추진 시 이 부분이 충분히 고려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 이사장은 “협동조합 협업화사업은 정부의 주요 정책”이라고 전제하고 “단체들의 입장이 그렇다면, 정책 입안자들에게 여러분들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기능경기대회 예산지원을
빠듯한 협회 운영비로 기능대회를 준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황재 회장은 “세계 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국내 귀금속 관련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며 “하지만 정부의 지원없이 국내 기능대회를 준비하다보니, 상금, 재료비, 선수 체류비 등의 경비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또 “정부가 어느 정도 보조를 해주면 출전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이사장은 정부에서 민간 주관의 기능대회에 일정부분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귀금속을 포함한 다른 업종의 기능대회에도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창업교육은 현장실무자가
지난해 일절 중단된 소상공인 경영개선 관련 교육의 재부활 주문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 대한제과협회 김서중 회장을 비롯한 일부 단체장들은 “회원들의 경영개선을 위한 다양한 교육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회원들이 불만이 커지고 있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김 회장은 “정부의 창업교육이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단체가 직접 교육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필요하다면 정부의 창업 관련 교육을 해당 분야의 단체로 이관할 필요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에 힘 실어주길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최승재 회장은 “일부 야당 의원들이 소상공인기본법 제정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법안 상정에 필요한 여야 의원들의 동의를 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며 “가장 관련이 있는 공단에서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에 힘을 실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각 기관마다 소상공인 숫자를 다르게 파악하고 있는데, 공단까지 출범된 이상 소상공인 관련 업체수, 종사자수 등 보다 정확한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목소리 전달할 소통창구 마련
이밖에도 이날 참석한 단체장들은 소상공인과 공단의 진솔한 소통창구 마련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지식정보진흥협회 박공순 회장을 비롯한 일부 단체장들은 서울과 경기권에 밀집된 소상공인들과 공단의 소통창구 확대를 위해 수도권에 공단 산하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권영길 이사장을 비롯한 일부 단체장들은 정부의 소상공인 관련 정책입안 시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입안자까지 전달될 수 있는 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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