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중화요리점 ‘신신원’ 앞에서는 지난 16일 상가권리금 약탈방지를 위한 특별법 발의를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대표발의자인 민병두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등이 동참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서 18년째 중화요리점 ‘신신원’을 운영해오던 신금수(53) 사장은 지난 2012년 10월 느닷없이 건물주로부터 ‘제소전 화해조서’란 걸 받았다. 가게 임대보증금 1억원, 월임대료 650만원으로 임대조건을 대폭 올려주든지, 아니면 1년 후에 가게를 비우든지 하라는 내용이었다. 신 사장은 울며겨자 먹기로 후자를 택했고, 이후 가게를 뺄 즈음 1억 3,500만원 권리금이라도 받고자 했지만, 건물주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임대조건을 내건 바람에 새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다. 권리금도 못받고 가게를 떠나면 건물주가 새 세입자에게서 권리금을 받아 가로챌 것으로 생각하는 신 사장은 현재 가게에서 먹고 자며 건물주의 강제집행에 맞서고 있다.
지난 16일 신 사장 가게 앞에서는 ‘상가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 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용산참사 5주기 범국민 추모위원회 등이 마련한 자리다.
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기존 임차인과 새 임차인간의 이전 계약 과정에서 권리금을 주고받았을 경우 권리금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건물주에게 알리도록 했다. 또, 새 임차인은 관할 세무서장에 권리금 수수 사실을 신고하고 확정일자를 부여 받는다. 후일 이 임차인이 가게를 넘길 경우 건물주는 새로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도록 했다.
또 건물주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정당한 사유없이 거절하거나 임대 계약 종료한 뒤 스스로 또는 제3자를 통해 임차인과 동일한 형태의 영업행위를 하는 방법으로 권리금 회수를 방해할 경우,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민 의원은 “종전임차인을 내쫓은 다음, 임대인이 동일업종을 하면서 신규임차인에게 상가권리금을 받는 것은 명백하게 부당 이익”이라며 “이번 법안은 권리금 일반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 이같은 부당한 약탈만은 방지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어 “기업도 인수합병을 할 경우 영업가치를 평가 보상하는데, 그동안 힘없고 빽없는 상가임차인들에 대해서만 영업 가치 보호가 없었다”며 “프랑스나 영국처럼 우리도 임차인이 만든 영업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권리금 보호는 꼭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 의원 측은 ‘권리금 수수를 세무서에 신고할 경우 소득세를 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세 부담은 권리금 그 자체가 아니라 권리금 증가분에 대해서만 발생한다”며 “세입자 보호를 위해 권리금 등록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세법 개정안을 통해 세금 부과를 유예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욱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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