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낮 12시 가을볕이 내리쬐는 구로시장 만남의 광장. 일요일인데도 시골 5일장을 무색케 하는 인파가 넘친다. 오색의 색깔 천이 하늘을 수놓고 탐스러운 풍선으로 엮은 대문이 시장 내 만남의 광장으로 통하는 입구에서 고객들을 맞이한다. 한중다문화 잔치 한마당에 앞서 서울시가 2012년부터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전통시장 특성화사업(시장닥터)의 일환으로 조성한 ‘구로 아리랑한복거리’ 기념 ‘무료전통혼례식’행사가 막 시작하려는 참이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시장을 들썩하게 흔들고 만남의 광장을 빼곡하게 채운 시선이 모처럼 재연되는 조선시대 양반가 혼례식에 집중되는 순간이다. 주례자가 등장하고 사회자가 전안례 거행을 알리자 기럭아범이 홍보자기에 싸인 숫기러기를 안고 신랑과 함께 초례청 앞으로 나오며 마침내 구로시장은 묘한 흥분에 빠지기 시작한다.
구로시장은 1960년대 구로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조성된 역사깊은 전통시장이다. 구로산업단지가 디지털단지로 바뀌고 인근에 이마트와 같은 대자본을 앞세운 할인마트가 들어서면서 구로시장은 옛날의 번화하던 영화를 잃어버렸다. 구로구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이지만 이렇다할 뚜렷한 집객 요인을 찾지 못하던 차에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전통시장 특성화사업에 응모하여 한복을 아이템으로 하는 사업계획에 대한 지원을 약속받았다.
구로시장상인회(회장 이종운)는 서울시 시장닥터 컨설팅 지원을 받아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한복 특성화작업에 돌입하였다. 지역주민은 물론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복인식조사를 4회에 걸쳐 진행하며 일반인들이 한복에 대해 지니고 있는 개념파악을 하는 한편, 건국대 의상학과의 이상은 교수팀의 자문을 통해 특성화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점포주들에 대한 재교육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전통시장 특성화사업은 이처럼 개개 전통시장이 갖고있는 고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닥터의 적극적이고 밀착 컨설팅 활동을 통해 한차원 발전된 개념의 경쟁력을 확보해가는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당시장을 브랜딩하고 이렇게 개발된 브랜드를 시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적용하여 다양한 홍보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음식의 경우에는 무료 시음시식 행사를 통해 이전보다 업그레이드 된 맛을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지난 해 신응암시장의 ‘끄덕반찬’이 시장닥터 활동을 통해 대박을 낸 대표적인 상품이다. 끄덕반찬의 경우 브랜딩과 홍보마케팅의 위력을 타고 전국적인 판매망을 확보해 매출규모가 이전에 비해 1,000% 이상 신장하는 쾌거를 이루어 주목을 받았다.
이번 구로시장의 한복특성화사업은 구로시장을 ‘아리랑한복거리’로 특화하고 이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무료전통혼례식’을 선택한 것이다. 한중 다문화가정 가운데 미처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분이나 구로지역 주민 가운데 비슷한 경우에 대해 혼례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을 통해 지속적으로 거행할 계획이다.
“지금 구로시장 한복가게를 찾는 고객의 80% 이상이 중국동포입니다. 무료전통혼례식은 이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한 방법이자, 아리랑한복을 전세계로 알리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아리랑한복을 구로시장만의 독특한 브랜드로 키워 글로벌 시대에 맞는 마케팅을 통해 국내와 국외에서 호평받는 한복으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이 시장의 상인회 사무장 정철원씨의 말이다.
이러한 서울시의 전통시장 특성화사업은 소리없는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올해만 5개 시장이 신규로 선정되어 시장닥터들에 의해 이미지와 내용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금천교시장이 9월 28일 세종먹거리 한마당 잔치를 통해 특화사업을 마무리하였고, 10월 27일 구로시장에 이어 11월 9일 목4동시장이 ‘목동 OK시장’으로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11월 중에는 약수시장이 떡류를 특화한 홍보이벤트를 진행하며, 고덕시장이 특화된 먹거리를 가지고 특성화사업의 결과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동초 기자 sbnews777@naver.com
소상공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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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4동시장 ‘목동OK시장’으로 명칭변경
지난 9일 주민참여시식회 갖고 공식출범
목동의 대표적인 골목시장인 목4동시장(상인회장 신선우)이 ‘목동OK시장’으로 시장명칭을 바꾸고 지난 9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무료시식회 행사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시장OK, 상인OK, 상품OK, 만사OK’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전귀권 양천구청장대행을 비롯하여 진병호 서울시상인연합회장을 비롯하여 인근 지역주민 1,00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뤘다.
신선우 상인회장은 “기존 목3동 시장과 목4동 시장이 근접해 있고 시장명칭에 혼란이 있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 이미지 형성을 위해 과감한 시장명칭 변경을 추진했다”고 배경을 밝히고, 아울러 시장명칭 변경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서울시 전통시장 특성화사업(시장닥터)의 치밀한 사업추진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목동OK시장은 이번 시장명칭 변경을 계기로 상인간 상생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특성화 아이템을 꾸준히 개발하여 인근 주민들이 즐겨찾는 시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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