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자체 내홍으로 분열된 소상공인 단체들 가운데 하나를 배후에서 ‘관리’만 해온 게 아니라, 처음에는 하나였던 소상공인 단체를 주도적으로 분열시켰다는 결정적 증거가 드러났다. 이는 본지가 확보한 재차 중기중앙회 제5 내부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제2 소상공인중앙회(?)
본지가 추가 입수한 ‘소상공인연합회 정상화 추진협의회 발족 기자회견 개최(이하 제5문건)’라는 중기중앙회 내부문건은 이런 면에서 폭발성을 지닌다. 이 문건은 외견상으로는 중기중앙회가 아닌 ‘소상공인연합회 정상화 추진협의회(간사 최승재, 이하 정추협)’라는 단체가 기자회견을 앞두고 직접 만든 것처럼 보인다.
한데 꼼꼼히 보면 중기중앙회가 작성한 게 분명하다. 문건 중간부 ‘본회 회원중 미 참여단체’라는 대목에서 ‘본회’란 중기중앙회를 뜻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정추협은 중기중앙회가 배후조종해 만든 단체가 확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소상공인 업계 최대의 화두인 소상공인 법정단체 지연의 가장 핵심적 장본인이 중기중앙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기중앙회 위상추락 예상
이는 경제 5단체 중 하나인 중기중앙회 본연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심각한 파문이 예상된다. 분열된 소상공인 단체 중 구미에 맞는 한 단체를 지원한 정도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애초 하나였던 소상공인 단체들이 중기중앙회에 의해 둘로 쪼개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중기중앙회에 대한 반발 및 압력, 그리고 자체 위상추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중기중앙회는 갈라져 나온 정추협(현재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로 발전)에 대한 지원 및 개입을 끊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소상공인업계가 다시 하나가 되도록 중기중앙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기중앙회 자체를 부정하는 비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의원까지 끌어들여
한편 창준위와 중기중앙회가 5월 14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기자회견과 전혀 관계가 없는 국회의원까지 끌어들이려 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추가확보된 제5문건 중간 ‘진행순서’ 대목을 보면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 배석예정’이라고 언급돼 있다.
원래 민간단체에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벌이려면, 해당 기자회견의 취지에 동의하는 1명 이상의 국회의원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창준위와 중기중앙회는 이 의원의 지원을 받아 기자회견을 개최하려고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의원은 당일 기자회견을 직접 주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이 의원 입장에서 본의 아니게 소상공인 단체 분열에 관여한 것처럼 내비쳐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중기중앙회, 거짓 수렁에
‘소상공인업계 분열에 중기중앙회가 깊숙이 개입됐다’는 소상공인 신문의 연속 보도로 소상공인업계가 들끓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추진위원회(회장 박대춘, 이하 창추위)는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강창일 위원장을 만나 중기중앙회의 개입 사실의 진위 파악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청했다. 그리고 20일 중기중앙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하지만 중기중앙회는 소상공인신문이 제기한 사실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기중앙회는 11월 18일 창추위에 보낸 ‘창추위의 해명요청에 대한 회신’ 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중기중앙회는 특정단체를 편중 지원하지 않았고, 일각의 표적감사 실시라는 주장도 터무니없다“라는 입장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중앙회가 계속 ‘거짓’이라는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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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문건은 기존 밝혀진 제1,4문건과는 달리 '보고자' '검토자'라는 보고양식은 갖추고 있지 않다. 하지만 본지는 이 문건이 기자회견 직전에 중앙회 내부에서 작성된 것은 분명하다는 증거를 확보해두고 있다.
<제5문건 분석>
중기중앙회, ‘꼭두각시’ 소상공인 단체 세우고,
제2 소상공인중앙회(?) 노렸나
소상공인신문이 이번에 추가 입수한 ‘소상공인연합회 정상화 추진협의회 발족 기자회견 개최(이하 제5문건)’라는 중기중앙회 내부문건은 심각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 문건은 일견 소상공인연합회 정상화 추진협의회(정추협, 간사 최승재) 내부 계획서인 것처럼 보인다. 한데 실제는 기자회견 이전에 중기중앙회에서 자체적으로 세운 계획안이었다.
중기중앙회는 최승재 간사 등 일부 소상공인 단체들과 손잡고 5월 14일 정추협 발족 기자회견을 결행한 것이다.
소상공인업계 핵분열
정추협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5월 28일 창립준비위원회(회장 최승재, 이하 창준위)로 전환했고, 7월 17일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총회를 개최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이날 기자회견은 기존 하나였던 소상공인 단체가 핵분열해간 시발점이 됐던 셈이다.
이를 통해 중기중앙회는 자신들의 통제를 받는 또 하나의 소상공인중앙회(?) 결성을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꼭두각시 소상공인 단체를 만들고 그를 자신들의 통제 안에 두고자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중기중앙회는 이미 중앙회에 가입돼 있는 다수의 협동조합들을 이 꼭두각시 단체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리고 문건을 보면 중앙회에 가입된 단체들 중 정추협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는 단체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리고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주요 발기인 중 기자회견 미참여 단체도 점검하고 있다.
‘추가참여 독려’
제5문건 상단을 보면 이날 기자회견 준비과정에서 정추협 관계자들과 중앙회간 얼마나 역할분담이 굳건했는지를 알 수 있다. 참석자 수를 못박고 있고, ‘참석 미정자는 추가참여 독려’라고 하여 상호간 계속 독려활동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이 문건에 이름이 언급된 소상공인 단체들은 대부분 이후 중앙회의 주요 표적이 됐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들이 직접 나서서 이들의 정추협에 대한 참여를 독려하고 다녔다. 이에 따라 이들 단체들 대부분이 이 후 정추협에 참여하게 됐다.
이 문건과 본지 11월 9일자에 보도된 제2문건의 성향 분류표를 대비해보면 그 사이 몇몇 단체들은 ‘△’ 표시에서 ‘◯’표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시점상으로 근 2주 사이 상당한 물밑작업(?)이 수반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문건 말미 부분의 ‘업종별, 지역별’ ‘소상공인 손톱 및 가시 간담회 전개’라는 대목을 보면, 전국적이고 전업종별로 광범위하게 세력화를 꾀하고자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사전 각본 치밀
따라서 이미 보도된 제1, 제2, 제4문건들과 이번 문건을 연결해서 보면 중기중앙회 차원에서 이미 치밀한 제2 소상공인중앙회(?) 설립 계획이 세워져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즉 5월 14일 기자회견을 치룬 다음, 다수의 소상공인 단체들을 규합하여 28일 간담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 사전에 세워져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간담회에 김기문 회장이 직접 참여하여 힘을 실은 다음, 그 자리에서 창립준비위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이같은 단체에 대해 입체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도 사전에 세워져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믿고 최승재 회장이 정추협 기자회견을 추진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중기중앙회 답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기중앙회가 11월 18일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추진위원회(회장 박대춘, 이하 창추위)에 보낸 ‘창추위의 해명요청에 대한 회신’ 이라는 제목의 공문내용은 참으로 어처구니없기 그지없다는 지적이다. ‘정추협에 사무실을 제공한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고, 정추협이 사무실을 옮겨가기로 했기 때문에 사안은 종료됐다’는 주장은 사안을 너무도 가볍게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기중앙회가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정식으로 해명하고, 사과표명을 하지 않는 한 중기중앙회와 소상공인업계간에 심각한 갈등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현실이다.
아울러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단체가, 단체 본연의 사업과 역행하여 소상공인 업계 분열에 총체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에서, 감사원 감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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