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대형마트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당당히 맞서서 행동에 옮긴 계란인들의 가격 정상화 노력은 불법으로 매도해 과징금까지 부과하면서, 판촉사원 문제와 판매장려금 문제를 해결했다며 잇따라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 7월 5일, 그동안 납품단가 인상의 한 원인으로 지적받아 온 ‘대형유통업체의 판촉 사원 파견요구 금지’ 등을 주 내용으로 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파견 비용을 빌미로 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나 판매장려금과 광고비의 추가 수수 금지, 그리고 진열대·시식대 설치비용과 샘플·시식용 상품비용을 납품업체에게 떠넘기기 금지 등 대형유통업체의 고질적인 갑의 횡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위는 또 지난 10월 7일에는 “대형유통업체들이 판매장려금을 통해 얻는 이중마진을 부당이득”이라 판단하고 ‘대규모 유통업 분야에서 판매장려금의 부당성 심사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는 등 대형마트 길들이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체결의 ‘판매장려금 약정’부터 적용되는 이번 심사 지침에 따라, 대형유통업체는 앞으로 신상품 입점과 진열 등 판촉 목적 이외의 판매장려금은 일체 받을 수 없게 됐다.
공정위의 연이은 납품단가 안정화 노력에 대해 대다수 유통인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계란인들의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기엔 석연찮은 구석도 있다. 가격 안정화 노력을 왜 정부만 할 수 있냐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대형마트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눈 뜬 장님마냥 말 한 마디도 못 한 채, 지난 수년간 원가 이하로 납품해온 계란인들의 밑진 장사를 누가 보상해주겠느냐며 공정위를 비꼬았다.
한편 협회의 납품단가 할인폭 제한과 공정위의 납품단가 안정화 노력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공정위의 한 담당자는 “우리는 관련법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밟아 가격 담합을 한 한국계란유통협회 측에 과징금을 부과했을 따름”이라며 “협회의 가격 담합과, 공정위의 판촉사원 가이드라인 및 판매장려금 심사지침 마련은 별개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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