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에서 시작해 지금은 감귤 아이스크림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이가 있다. 바로 ‘영농조합법인 후레쉬 제주’의 홍오성 대표다.
그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하나 있다. ‘껌장사로 자수성가한 토박이 제주도 사람’이 그것이다. 실제로 그는 30여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골목슈퍼를 지켜오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유통시장 전면 개방으로 인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골목상권 유린 등 골목슈퍼들이 어떻게 무너져가는 가를 몸소 체험했던 것이다.
남들 같으면 업종변경이나 폐업을 선택할 상황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어도, 그만의 공간인 구멍가게를 포기하지 않았다. 골목슈퍼는 서민경제의 실핏줄이나 다름없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그의 경영철학이, 홍 대표로 하여금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부추겼던 것이다.
결국 홍 대표는 인근의 슈퍼 점주와 모여, 힘을 하나로 모으게 된다. 그 힘이 지난 1997년 설립된 (주)제주킹마트의 모체가 됐으며, 지금은 제주킹스토아(주), 영농조합 후레쉬 제주의 국내외 법인 설립으로 이어지는 등 제주도에선 선망받는 중견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지금도 구멍가게를 빗대어 표현한 “껌장사에서 시작했습니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서민경제가 살아야만 국내경제가 튼튼해진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듯, 이제는 껌장사가 감귤을 이용한 아이스크림의 해외 수출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껌장사서 해외수출로
그가 감귤 아이스크림을 개발하고, 또 해외시장 진출의 물꼬를 턴 데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한 때 제주도에서 부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감귤에게 어떻게 하면 옛날의 명성을 되찾게 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감귤 아이스크림이 첫 선을 보인 2010년 초만 하더라도 감귤을 이용한 상품은 넘쳐나는 상황이었다. 또 주스 등 감귤을 이용한 여러 상품들이 속속 출시됐지만,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감귤량에 비해, 소비량은 오히려 매년 감소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감귤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여기에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던 것이었다. 그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특히 홍 대표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하고, 또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을 생각해낸 끝에, 감귤 생즙을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생각해낸 것이었다. 이와 관련, 그는 “골목슈퍼나 대형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 바로 아이스크림”이라며 “그래서 그 당시 넘쳐났던 감귤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으며, 약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2010년 1월 감귤 생즙을 이용한 5종의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게 됐다”며 감귤 아이스크림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소비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감귤 재배 농가들의 어려움을 보고서 항상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는 제주도민의 한 기업인으로서 감귤 소비량에 일조를 하는 것 같아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라고 덧붙였다.
생귤 아이스크림 미본토 상륙
생즙 함유량이 60%가 넘는 감귤 아이스크림은 국내외 매출량을 떠나, 제주도에서조차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감귤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킨 점이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되기 시작한 감귤 아이스크림에 힘입어, 제주도내의 감귤 소비량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후레쉬 제주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관계자는 또 “2010년부터 미국 본토에 본격 수출되고 있지만, 향후 5년간 연간 5만톤의 감귤 소비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상품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자치령인 괌을 포함해 캘리포니아, 텍사스 주 등 서부지역 5개 지역에 수출되고 있다. 수출물량도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남미, 아시아 등지로 수출길을 넓혀나갈 계획이라는 것이 후레쉬 제주 측의 설명이다.
구멍가게 대표와 체인본부(제주킹마트) 대표를 거쳐, 이제는 영농조합 후레쉬 제주의 대표로서 감귤의 옛 명성을 되찾고자 동분서주하는 홍 대표의 발걸음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마냥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2회 ‘깊어가는 가을 음악회’ 열려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음악회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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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 사회를 맡은 킹마트 김영중 전무가 색소폰 연주장 중 맨 좌측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제주킹마트가 지난해부터 개최해온 ‘깊어가는 가을 음악회’가 지난 10월 12일 제주시 일도동에 소재한 킹마트 동문주차장 특설무대에서 개최됐다.
이 음악회는 킹마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제주킹마트 측이 마련한 행사로, 지난해에는 지역 주민들의 노래자랑 형태로 개최됐지만, 이번에는 노래자랑 외에도 색소폰 연주, 앙상블 연주, 킹마트 그룹과 가수 공연 등도 함께 준비해 음악회의 격을 높였다.
특히 이날 음악회에서는 제주킹마트 김영중 전무가 무대에 직접 출연해 그동안 숨겨온 색소폰 연주 실력을 선보이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 전무는 후레쉬 제주 미주법인 설립으로 인해 자리를 자주 비울 수밖에 없는, 홍오성 대표의 공백을 메우는 등 제주킹마트의 안살림을 도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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