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했던 사고사실이나 침수사실 은폐, 주행거리 조작 등의 문제점이 앞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았던 자동차의 이력정보를 축적하고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시행규칙’ 개정이 지난 9월 1일자로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은, 출고에서 폐차까지 생애주기별(Life Cycle)로 각각 세분화된 자동차 관련 제도를 체계화시켜 매매, 정비, 해체 등 관련 업계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유도하는 한편, 자동차 관련 서비스 산업을 신성장 동력의 패러다임으로 삼겠다는, 국토교통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약 31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또 지난 8월 말에는 이 시스템의 가장 핵심 분야라 할 수 있는 ‘자동차이력정보관리시스템’ 개발까지 모두 끝마쳤다.
주요부품 등 제조사의 자동차 생산 이력정보는 지난해 말부터 이미 전송되고 있으며, 허위매물을 근절하기 위한 ‘온라인매도제시서비스’는 5월에, 명의 이전 시 여러 관청을 방문해야 되는 불편을 해소한 ‘일괄압류해지시스템’은 4월에 각각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에 따라, 앞으로 정비·매매·해체재활용업자는 그 업무수행 내용을, 이력정보관리시스템에 의무적으로 전송해야 한다. 정비업자는 엔진커버, 대쉬보드, 트랜스미션, 헤드램프 등 안전과 관련된 57개 항목(표 참조, 작업범위 초과 19개 항목 제외)의 정비내역을, 매매업자는 중고자동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 중 주행거리를 포함한 주요사항을, 해체재활용업자는 폐차인수내용 중 등록번호와 연식 등 주요사항을 전송해야 한다.
축적된 자동차의 생애주기 관련 이력정보는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탈(www.ecar.go.kr)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일반인에게 제공된다. 이력정보와 관련해, 이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누락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국토교통부는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관련 단체의 입장을 받아들여, 시범기간이 끝나는 12월 31일까지 유예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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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토교통부의 유아무개 사무관은 “자동차는 IT시대로 달려가고 있지만, 안전도 검사 등을 포함해 등록, 매매, 정비, 검사, 폐차 등 자동차의 생애주기별(Life Cycle)마다 행정절차와 규제가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한 환경 변화에 대처키 위해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은 자동차 관련 시스템 부문에서 국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며, 이번 시스템의 본격 가동으로 자동차 행정 관련 대국민 서비스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비이력 전송 두 갈래로
정비인들은, 2가지 형태로 정비이력을 전송할 수 있다. 첫째는 국토교통부 정비이력 입력 웹사이트(http://biz.ecar.go.kr)에 접속해 조합원이 각 항목에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며, 둘째는 각 업소에서 사용 중인 정비업체 전산관리 프로그램(4개 프로그램)을 통해 전송하는 방식이다.
웹사이트를 통한 직접입력의 경우, 회원가입 후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산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까지 개발된 여러 전산관리 프로그램 중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이력정보관리시스템과 연동되는 프로그램은 아델정보 카포스네트워크, 인트라벤 하이웨이, 삼영전산 하이스피드웹, 카엘엔씨 카마이닝 등 모두 4개뿐이다.
특히 이들 프로그램외 개별 구매해 사용하는 전산관리 프로그램은 현재로선 연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키 위해,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는 추후 조합원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이 자동차이력정보관리시스템과 연동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업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이력관리정보시스템 본격 가동
“빨리 적응토록 하겠다”
자동차이력관리정보시스템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관련 단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이하 카포스)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국내 정비역사가 시작된 이래, 이번과 같은 일을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손에 기름칠만 묻히고 살아온 우리에게 컴퓨터라니”라고 푸념하는, 정비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만 되는 카포스로선 진퇴양난에 빠진 듯 보인다.
대국민 서비스를 생각하자니 당연 해야 될 일이고, 그렇다고 컴퓨터에는 문외한인 조합원들에게 반강제로 시킬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실제로 카포스의 한 실무진은 “전체 조합원 중 약 15%가 컴퓨터도 없이 운영되는 아주 영세한 동네 카센터인데, 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느냐며 국토교통부에 하소연도 했다”며 “시스템이 가동된 이상, 전산 입력에 필요한 프로그램 사용법을 빨리 숙지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을 적극 독려해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욱 기자
<소상공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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