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연 정책토론회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박대춘, 김진용, 연대성)는 지난 8월 1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임태희(전 청와대비서실장) 연합회 자문위원장을 포함한 정계, 학계 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조만간 법정단체로 설립될 소상공인연합회와 관련해 소상공인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박대춘 설준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7백만 소상공인들은 고용의 40%를 차지하는 등 고용창출과 실물경제 측면에서 국민경제의 근간을 이룰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유통과 서비스 등 우리 골목상권을 완전히 잠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와 양극화 심화 속에서 소상공인간의 과잉경쟁과 과포화로 인해 소상공인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경영위기을 맞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며 “이에 소상공인의 경영안정과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평소 소상공인에 관심을 보여준 정치인과 학계 전문가 등을 모시고 소상공인들의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라고 토론회 개최 배경을 밝혔다.
임태희 위원장은 축사에서 “미국에서는 소상공인들이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는데, 대한민국에서는 자영업자들이 새벽부터 힘들게 일하면서도 어려운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란 답을 찾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며 “문제는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소상공인끼리 협력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임 위원장은 연합회 출범과 관련해 “과거 노사분규처럼 ‘떼’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연합회를 중심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며 “불공정한 것이 있으면 제도개선을 통해 바로잡는 등 합리적이면서 효율적인 방안으로 단체를 이끌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윤보 한국소상공인학회 회장의 주제 강연과 함께 시작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용희 세종대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이윤보 회장(건국대 교수), 원종문 남서울대 교수, 한미숙 전 청와대 대통령실 중소기업비서관(한양대 특임교수),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박사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경제 6단체로서 위상 확립하길”
이날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이현재(경기 하남시) 의원과 김상훈(대구시 서구) 의원, 민주당 이원욱(경기 화성시을) 의원 등 산업통상자원위원들을 비롯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전주시 완산구갑) 의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성엽(전북 정읍시) 의원 등이 대거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현재 의원은 “작년 통계에 따르면, 소상공인 56.7%가 100만원 안 되는 수입으로 생계를 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제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며,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기에, 소상공인이 잘되어야만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진다”라고 강조했다.
김윤덕 의원은 “어릴 때부터 30년간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컸다”며“어려운 환경에서도 삶의 터전을 가꾸어가는 시장상인들을 포함해 전국 700만 소상공인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의원이 되겠다“라고 약속했다.
김상훈 의원은 “정부와 국회는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문을 열고 지원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소상공인은 ‘을’의 입장에서 항상 아쉽고 목마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런 부분들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주시면 국회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토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원욱 의원은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소상공인을 어렵게 만든 대표적 주범이 바로 대형마트였다. 그래서 힘을 모아 대형마트의 독주를 어느 정도 완화시켰다. 하지만 가진 자를 위한 세금정책 등 우리를 어렵고 어둡게 만드는 정부 정책도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단결하고 힘을 합하면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곧 출범하게 될 소상공인연합회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경제 6단체로서 위상을 갖고 대한민국의 경제정책 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유성엽 의원은 “연합회 출범 과정에서 진통을 많이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늘 정책토론회를 계기로 그런 부분들이 잘 정리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민주당도 앞으로 소상공인들의 권익보호 등의 활동을 적극 전개하여 이 나라가 좋은 나라로 가는데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제민주화 틀속에서 자립해야
이날 토론회에 앞서 열린 주제 강연에서 이윤보 교수는 ‘소상공인연합회의 역할과 비전’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소상공인연합회 출범은 중소기업중앙회에 이어 경제6단체로서 위상을 확립하게 되는 뜻 깊은 일”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연합회는 경제민주화의 주체로서 소상공인들이 자발적인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는 한편, 대기업과 관련 단체들로부터 불이익을 받았을 때 이를 보호하는 역할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민주화는 서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사회”라며 “과거 상공부 중소기업과에서 시작해 상공부 중소기업국,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진흥원을 거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 진화해가는 것은 정부부처의 민주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의미에서 관련 단체들은 법정단체 출범을 앞둔 소상공인연합회의 발목을 잡기 보다는 서로 상생하는 방향으로 협력하고 협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지용희 세종대 석좌교수(한국경영연구원 이사장)는 “미국에서는 소기업이 창업을 하고 나서 열심히 일하면 성공하는 경제문화를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한쪽으로 기운 축구경기장처럼 대기업과 소기업이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제는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만을 외치기 이전에 근본적으로 잘못된 경기장 판 자체를 바로잡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이날 패널로 참석한 원종문 남서울대 교수(동아시아유통정보센터 원장), 한미숙 한양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 이동주 박사(중소기업연구원 동반성장센터장) 등은 ▲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으로서 다른 업종과의 파트너십 및 대화채널 구축 ▲ 타 업종 간 시기나 파벌 지양 ▲ 다른 업종간 협력을 통한 신업태 개발과 신유통망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욱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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