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외 일로 바쁘게 살다보니 돈은 잘 못 벌어요”라며 웃는 얼굴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의 얼굴을 본다.
윤동노 지부장이 옥외광고업에 종사한지는 30여년. 그는 광고업계가 지금과 같이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고 한다. “IMF 때는 오히려 좋았어요. 나라의 금고는 비었지만 가장에는 웬만큼 여유자금도 남아 있고, 명퇴자들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광고업도 활황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중산층이 몰락하고 시중 자금이 마르면서 재미 본다고 할 수 있는 업종이 없습니다”라고 한다.
그래도 간판은 전문직이니 기술이 없으면 진입하기 힘든 점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요즘은 먹고 살기 힘들다보니 인테리어, 새시, 페인트 가게 등에서 무차별적으로 간판을 걸어놓고 영업해서 힘들다고 한다. 그는 “간판은 그림 한 장 붙여 놓는 것처럼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미관뿐만 아니라 안전도 중요하죠”라면서 “협회가 발급하는 라이선스가 있고 배상물책임보험에 든 업체에 일을 맡기는 것이 확실하고 안전합니다”라고 한다.
간판개선사업을 지역에 배분하다
간판개선작업으로 간판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데 근황을 묻자 처음 개선작업이 시작될 때 2년 동안은 타 지역의 대형업체가 싹쓸이를 해가서 지역 업체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와 동료들이 끈질기게 구청에 찾아가서 항의하고 설득해서 작년부터는 관내 개선작업은 옥외광고물협회 관악구지부가 일괄 수주해서 협회에 가입 1년 이상 된 회원업체에 배분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개선작업 때문에 지역 업체가 큰 타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익을 보고 있어요”라면서 “일감을 배분해주니 협회에 가입하고 싶어 하는 업체도 늘고 협회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요”라고 한다.
내가 만든 간판이 도시를 밝힌다는 자부심
옥외광고인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안전이다. 디자인부터 제작, 전기배선, 설치와 해체, 밧줄 하강 등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윤동노 지부장은 85년부터 광고업에 종사해 오면서 그동안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고자 ‘도시의 타잔’이라는 광고물 시공에 관한 책을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만도 사망사고로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면서 “안전은 각자의 주의와 집중이 중요하지만 협회 차원의 지속적인 교육도 필수입니다”라고 한다.
그는 옥외광고업이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직업이지만 거리를 지나며 자신이 만든 간판을 바라보면 자부심도 생긴다며 웃는다.
박종석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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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물협회중앙회 2013년 안전점검 워크숍
안전과 회계 등 실질적 도움 주는 교육
한국옥외광고물협회중앙회 2013년 안전점검워크숍이 5월 31일과 6월 1일 이틀에 걸쳐 대전유성유스호스텔에서 중앙회 김종필 회장과 김연중 안전행정부 서기관을 비롯한 전국 시·도지부장, 안전요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종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2년만에 중앙회가 마련한 교육이니 만큼 많은 것을 배워가고 전국 동업자들과 즐거운 만남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광고계는 기술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안전 검사를 하루 빨리 정립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중 행정안전부 서기관은 안전행정부 장관을 대신한 격려사에서 “어린이집 안전사고에 대해서 폐쇄 조치를 취하겠다는 언론 발표가 있었다”면서 “간판인들은 불량 간판으로 인한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전문가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안전한 옥외광고물 제작과 기술 선진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안전모 등 국가가 인정하는 장비 사용해야
강사로 나온 변기원 한국옥외광고물협회중앙회 교육·기술위원회 위원장은 “안전도검사 기준부터 모호한 상황과 서울시 옥외광고물을 5명의 전문인력으로 전수검사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미국 같은 경우 간판의 설계, 제작, 시공 등 전 과정을 보험회사에서 검사를 대행한다. 우리도 선진적인 안전규정을 마련해서 안전기준을 높여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간판을 설치하는 지점의 재질별 안전 설치 방법, 또 볼트의 종류별 작업 방법 등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아울러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보조 인력도 없이 혼자서 작업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며 “가급적 그런 작업은 피해줄 것”을 당부했다.
천편일률적인 간판이 도시를 망친다
두 번째 강사로 나선 윤동노 서울옥외광고협회 관악지부장은 안전점검을 위한 기술능력, 사다리, 중장비, 로프 하강 등 간판 설치작업 시 자주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실례를 들어가며 사고 예방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 지부장은 “‘괜찮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이 사고를 부른다”면서 “사다리 안전한 설치, 비오는 날 작업 금지, 안전모, 안전벨트, 스카이 장비 등 국가에서 인정하는 장비만을 사용해야한다”라고 했다.
한양대학교 이노베이션대학원 정희정 교수는 “간판은 우리의 얼굴이다. 간판엔 사랑과 안전과 배려가 베어 나야한다”면서 “크고, 강하고, 원색적인 디자인은 도시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 간판인들은 도시를 꾸미는 예술인으로 자부심을 가져야한다”리고 한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만 현수막을 이용하는 나라다”라면서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문가 집단 51%가 현재 옥외광고물 시장 현황에 대해서 잘못되고 있다고 답했다”라고 했다. 이는 대도시와 소도시가 가지는 상황과 상태가 다른 점을 인식하고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편 교육이 끝난 뒤엔 친교의 자리가 마련 됐다.
박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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