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그동안 임의단체로 활동해오던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이하 원주네트워크)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이름을 바꾸어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2003년 8개 단체가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란 이름으로 출발, 지금까지 19개 회원단체가 원주네트워크를 구성하여 함께 활동해 왔다. 이번에 4개 단체가 더 합류하여 총 23개 단체가 창립총회에 참여했다. 1980년대 장일순 선생과 지학순 주교에 의해 출발한 원주 협동조합 운동의 새로운 대안 모색이자 미래설계이어서 눈길을 끈다. 원주네트워크의 김선기 사무국장을 만나보았다.<편집자 주>
사회적협동조합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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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네트워크에는 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 사회 서비스 기관, 농민 생산자 단체 등 다양한 조직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원주네트워크는 자립과 자치, 돌봄과 나눔을 통한 호혜의 그물 형성, 공동체의 재구성을 목표로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의 이룸을 성공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습니다, 아직 이루어야 할 과제가 산적합니다.”
처음 길을 만든 자들의 고귀한 뜻이 제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그 평가는 보는 자의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원주네트워크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기획재정부에 설립신고를 하면서 기본법 시행에 맞추어 원주네트워크도 새로운 도약의 밑그림을 새롭게 완성했다. 이러한 원주네트워크의 부단한 변신과 발전의 핵심동력은 무엇일까.
“네트워크의 핵심동력은 협동조합 또는 협동조합과 지향을 같이 하는 단체들이 모여 보다 낳은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네트워크를 결성한 후 10년의 세월 동안 어려운 것도,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운동이 일구어 낼 지역의 미래상을 함께 고민하며 인적·물적으로 서로 도우며 회원단체를 확대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네트워크는 협동조합기본법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를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 좀 더 본격적인 협동조합 운동을 지역에서 전개할 예정입니다.”
수평 관계 속 든든한 동반자
원주네트워크를 말할 때 밝음신협(이사장 강호석)과 한살림생협(이사장 이행은), 원주의료생협(이사장 최정환) 등의 주도적 역할을 이야기 하지만 김국장은 그러한 도식적인 접근도 거부한다. 모든 단체는 수평적 관계 속에서 각자의 역할과 사업에 충실하며 모두에게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단체에게 주도적 역할이 주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창립총회를 갖고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네트워크의 당면과제 역시 수평적 관계의 각 단체들이 만들어 낼 협업체계 완성이다.
“우선 네트워크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만큼 창립취지에 맞게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 조합원 단체가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협업(協業)체계를 완성하고, 주민 삶에 필요한 각 영역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해 많은 주민이 협동조합을 통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협동조합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공동의 금융기반을 조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협동조합운동에 튼튼한 기금은 필수요건이다. 기금에 대한 청사진이 빠진 협동조합운동의 미래는 자칫 바람빠진 고무공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공동의 금융기반 조성은 협동조합운동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조건이라고 김국장은 강조했다.
교육시스템 구축 시급
원주네트워크와 생협운동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간의 생협운동과 미래의 생협운동의 전망에 대해서 물었다.
“생협의 시작은 친환경농산물의 도농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활을, 소비자는 생산자의 삶을 책임지는 호혜의 관계를 만들어 상생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시작됐습니다. 먹거리는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으로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돼서는 안 되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의해 의해 가격이 결정됨으로써 농업과 농촌, 농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자는 문제의식도 담겨 있습니다. 생협은 이제 이러한 뜻을 더욱 발전시키며 생산의 각 분야에서 자급률을 높여내고 이를 통한 농업과 농촌, 농민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물론 도·농 상생의 새로운 시스템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그는 또한, 생협법 개정으로 이제 생협에서도 공산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됐음을 상기시키며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을 활용한 공산품 생산도 생협에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협동조합운동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물었다. 그는 주저없이 협동조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동조합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본질에 맞게 사전준비를 심도 있게 해야 한다는 점과 협동조합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공통의 문제와 필요, 욕구, 열망 등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며, 조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업방식을 찾고 그 사업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흥근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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