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조합이 연합하여 새로운 공동체 출범
그의 직업은 ‘새누리교회’ 목사다. 그가 40년 철도청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꿈에 그리던 목회의 길을 향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은 2003년의 일이다. 철도청 근무 시절 틈틈이 신학교를 이수하였고 2000년부터는 신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방편으로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새누리교회’는 그가 공직을 마치며 은평구 증산동에 세운 개척교회다. 2년 전 지금의 남가좌동으로 이주하였고 증산동에서부터 시작한 반찬나눔 봉사활동의 보금자리이자 전국적으로 확산된 ‘음식사업협동조합’의 연합회가 둥지를 틀고있는 곳이다.
‘봉사’에서 시작된 협동조합
그는 2012년부터 새로운 협동조합운동에 푹 빠져있다. 그동안 십시일반 모여진 성금과 후원금으로 근근하게 이어오던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반찬나눔’ 봉사활동을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적이며 수혜의 폭도 넓힐 수 있는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동조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2011년의 일이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소득을 창출하면 보다 많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기존의 개별법인 ‘중소기업협동조합법’으로 조합을 설립하는 데는 어려움이 산적했다. 기껏 필요한 발기인 정족수를 만들어 조합설립 신청을 하면 추진하는 몇 달 새 사업이 힘들어 폐업하는 발기인들이 생겨 설립신청서가 반려되기 일쑤였다. 어깨에 힘이 빠지는 것을 감수하며 다시금 발기인 채우기 작업을 하던 그에게 날아든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의 소식은 그야말로 가뭄속의 단비였다.
그는 2012년 기본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기존의 봉사를 통해 교감하던 ‘행복나눔플러스’의 16개 지회와 산하 246개 지부의 1천5백여명의 봉사자들을 차근차근 교육하여 이들 조직들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착실하게 진행했다. 그 역시 ‘행복만나협동조합’의 이사장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그의 뜻에 함께 하겠다고 연합회에 가입한 협동조합의 수는 3월 15일 현재 전국에 걸쳐 총 18개에 이른다. 날로 늘어나는 연합회 소속 협동조합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 조직을 27개 지회로 개편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18개 협동조합 연합회 출범
‘음식사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일견 듣기에 음식업에 종사하는 식당주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들의 연합회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 실체는 어려운 이웃과 어렵게 생업을 이어가는 생계형 소상공인들에게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먹거리와 먹거리감을 제공하고자 하는 ‘행복나눔’ 봉사의 발전된 조직형태라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처음 ‘음식업협동조합연합회’의 명칭도 ‘음식사업협동조합연합회’로 바꿨다.
현재 ‘행복만나협동조합’을 통해 매주 1회의 반찬봉사를 받는 수혜자는 약 600여명에 이른다. 2009년 300가구로 시작한 것이 4년 새 2배로 컸다. 그러나 이는 결코 양에 차질 않는다. 더 많은 자들에게 혜택을 주고싶다.
먹거리 공동판매장 개설
연합회의 주축이랄 수 있는 ‘행복만나협동조합’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인왕상가’내에 연합회 소속 조합에서 올라온 먹거리를 판매하는 공동판매장을 개설했다. 또한 고단백 저칼로리의 식단으로 개발된 ‘다이어트 도시락’을 조만간 시판 할 계획이다.
연합회 소속 조합들의 특산품을 모아 공동으로 판매하는 판매망 구실도 맡을 것이다. 순천의 협동조합은 자체 반찬공장을 완공하여 가동에 들어갔다.
이처럼 음식사업협동조합연합회을 지탱하는 가장 큰 무기는 정직하고 착한 먹거리로 ‘봉사’와 ‘사업’ 두 마리의 토끼를 낚아 사회의 밝은 등불이 되겠다는 신념으로 뭉친 조직의 힘이다.
“결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갈 것입니다. 음식사업협동조합연합회가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소중한 도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 회장의 다짐이 묵직하다. 김정애(63)여사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둔 그는 대전이 고향으로 큰 아들과 큰딸도 신학을 전공한 후 아빠를 따라 봉사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오흥근 기자 sbnews777@naver.com
‘음식사업협동조합연합회’의 향후 과제
조합원 교육의 방법찾기 부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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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나협동조합’의 뿌리는 ‘행복만나플러스’에 닿는다. 독거노인, 소외된 이웃, 다문화 가정 등에 대한 반찬봉사가 주 사업내용이었다. 지금도 미혼모들의 사회적 자립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미시락’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먹거리 사업을 통한 사회적 약자들의 자활을 돕는 것으로부터 ‘행복만나협동조합’의 사업은 출발한다.
지금 연합회에 소속된 18개 조합의 절반이 영세한 식당들이다. 출자 1좌 규모는 10만원으로 통일하였다. 그만큼 조합마다 출자액의 규모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동구매 및 공동판매사업이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았다고 최회장은 말했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이 조합원들에 대한 ‘협동조합’ 교육이다. 조합 이사장들에 대한 교육은 소상공인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2월 중에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일반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은 아직 엄두도 못낸다. 생업보다 교육에 대한 필요를 못느끼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교육방안을 찾기 위해 부심 중이다.
그 다음이 연합회 조직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번듯한 공동판매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인왕상가의 판매장은 위치나 규모로 보아 개선이 필요하다. 사업 타당성과 수익모델에 대한 검토를 거쳐 국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연합회의 수익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지역 협동조합의 사업특화도 필요하다. 지금의 조합역량으로 일반 먹거리 유통을 통해 거대한 유통업체들과 경쟁하기란 어렵다. 결국은 연합회의 수익모델 개발은 개개 회원 조합의 사업 특화가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아니라 ‘일반사업협동조합’으로 설립신고를 필한 이유는 자명하다. 수익 사업을 통해 안정된 재원을 만들고 이 재원을 활용하여 보다 규모있는 봉사를 가능케 하기 위함일 것이다. 봉사와 사업 두 마리 토끼를 잡으러 떠나는 여정이 결코 순탄치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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