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가맹점 공생의 길 모색

-지난해를 결산한다면
지난해는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에게 의미있는 한 해였다. 지난 2월 취임한 권영길 이사장을 주축으로 회원사간 단합을 이끌어냈으며, 조합에 대한 유관 기관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물류혁신과 공동구매는 비용절감, 상품 경쟁력 강화 등으로 이어져 회원사의 체질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또 체인본부와 가맹점의 조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들가게 육성지원사업과 연계한 PB상품 공급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POS시스템을 활용한 원발주시스템도 도입했다. 롯데의 CS유통 인수 등 대기업의 체인사업 진출을 막기 위해 체인사업자 평가제도 개선을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에 건의하였으며, 그 결과 2014년 12월 31일까지 평가제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여의도 소재 조합 사무국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워크숍

-체인조합의 올해 사업 계획은
나들가게사업이 지난해 12월 끝났지만 기존 나들가게를 포함한 회원사 가맹점들의 지원 요청이 증가하고 있어 POS와 부가서비스 지원사업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제세공과금수납서비스, 신용카드결제서비스, POS 광고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회원사의 부가수익 창출과도 연계시켜 체인본부와 가맹점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밖에도 조합은 Thank Q 25(편의점) 가맹사업, 중기청 협약보증 구매사업, 전국 광역 물류센터 구축사업, 회원사의 담배도매사업, 나들가게 POS서버 운영사업, 체인본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Thank Q 25(편의점) 가맹사업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 문제가 언론을 통해 연일 회자되고 있다. 노예계약이나 다름없는 편의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제재 조치도 필요하지만, 대기업 편의점에 맞설 수 있는 중소 편의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이유로 Thank Q 25 가맹사업을 지난해 말부터 시행하게 됐으며, 가장 큰 차이는 가맹비가 없다는 점이다. 또 계약 조건에 따라 6대4, 7대3 등 수익의 일정 부분을 본사로 송금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신규 점포 확충과 함께 기존 가맹점의 Thank Q 25 전환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환경부 주최로 열린 빈용기보증금제도 이해관계자 간담회

-전국 광역 물류센터 구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과 달리 체인조합은 영리를 추구하는 집단이다. 그렇기에 중소유통물류센터 지원사업에서도 배제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도 공동구매를 적극 독려하고 있기 때문에 체인조합 회원사 전용의 물류센터 건립 필요성에 대해 각 지자체를 포함한 유관 기관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017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이번 전국 광역 물류센터 구축사업 대상 지역은 세종시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다.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각 지자체 관계자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다.

-지난해 대정부 건의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친 것으로 들었는데
올해도 지난해처럼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조합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정부 건의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09년 일몰로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삭제된 제17조(우수체인사업자 지정 등)의 부활을 위해 지식경제부, 중기청,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다. 우수체인사업자 지정이 삭제되지 않았다면 롯데의 CS유통 인수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다.
조합은 또 대형마트 판매주류 용량 차별화, 도소매업자만 규제하는 주류공병 수거 관련법 개정, 주류용도 구분의 하나인 ‘대형매장용’ 삭제 반대, 대기업의 무분별한 편의점 출점 방지, 주류 중개면허의 남발 방지를 위해 T/O제 도입, 체인사업자 평가신청 전 경영지도 교육 의무화, 주류 및 담배판매업자 교육 의무화, 나들가게 사후관리 강화사업 등에도 적극 앞장설 계획이다.

-롯데의 CS유통인수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롯데쇼핑이 주류 중개업면허를 가진 CS유통을 인수함으로서 ‘전통시장 1km 이내에는 대형마트와 기업협슈퍼마켓이 진출할 수 없다’는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까지 무력화시킨 꼴이 됐다. 실제로 CS유통의 하모니마트(직영점)와 굿모닝마트(가맹점) 중에는 전통시장 1km 이내에 위치한 점포가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롯데로 인수되기 전에는 유통법에 저촉되지 않았지만 롯데로 인수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롯데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으며, 한술 더 떠 기존 하모니마트 간판을 롯데슈퍼로 교체하는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결국 이마트나 홈플러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롯데가 기업형슈퍼마켓 숫자를 늘리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직영점을 운영 중인 일부 회원사에 대한 대기업의 회유 작업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대형마트 판매주류의 용량 차별화가 꼭 필요한가
일부 유통 선진국에서는 대형마트에선 큰 용량의 술만 판매토록 하고 있다. 우리도 일반 소매점과 대형마트 간 주류 용량 차별화에 대해 고민할 단계에 다다른 것 같다. 특정 사이즈 제작에 따른 비용 증가와 예측 판매 수량이 불투명해 주류 제조사들은 반대하겠지만, 슈퍼마켓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건의해나갈 것이다. 대형매장용을 가정용으로 통합하려는 기획재정부의 의도를 막기 위해서라도 용량 차별화를 둬 대형매장용 표기 근거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대형매장용의 가정용 통합표기에 따른 문제는
국세청은 주류 거래의 투명화를 위해 업소용, 가정용, 대형마트용으로 표기를 구분했다. 지금도 일부 도매업자들은 소위 상품권깡(상품권을 저렴하게 구매한 후 물건을 구입, 매장판매가로 수요처에 되파는 행위이며 이를 통해 약 5~12%의 마진을 남긴다)을 통해 대형마트에서 술을 대량으로 구매해 구멍가게에 유통시키고 있으며, 자영업자들도 업소에서 필요한 술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음식점이나 수퍼에서 대형매장용 술을 판매할 경우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벌이 내려진다. 대형마트들도 일정 수량 이상의 술을 구매할 경우 반드시 보관해야 될 주류구매실수요자증명서 작성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현재의 상황도 이런데 대형매장용을 가정용으로 통합한다면 결국, 상품권깡을 더욱 부추겨 대형마트 매출만 올리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김영욱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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