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서울 신촌역 인근에 1호점을 낸 롯데의 ‘마켓999’는 균일가숍과 편의점, 슈퍼마켓을 혼합한 모델로 상품 구색에서는 슈퍼마켓에 가깝다. 매장면적은 165~250㎡로 편의점보다 크고 SSM보다 작다. 점포 수는 2009년 말 6개에서 2010년 말 22개, 지난 2월 현재 55개로 급증했다.
갈 데가 없다
문제는 이 매장이 들어선 위치 바로 좌우에 두 곳의 수퍼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무지개 수퍼는 골목 맞은 편 10m 전방에 있고, 신한양하이퍼 수퍼는 약 20m 떨어져 있다.무지개 수퍼 대표 최광석씨는 마켓 999를 가리키며 “저 매장이 저렇게 코 앞에 떡 들어선 것은 바로 우리를 죽이겠다는 것 이외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인근 상권을 봐가면서 영업을 벌이는 게 인지상정인데, 대기업 행태 치고 너무 심한 것”이라고 분개했다. 최씨는 15평 형 되는 무지개 수퍼를 3년여 전에 인수해 영업을 시작했다. 부부가 번갈아가며 영업을 시작했는데, “대기업 매장과 싸우는데 과연 이길 수 있겠느냐”면서도, “그러나 갈 데가 없기 때문에 끝까지 싸울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마켓 999가 막 개업했을 때 매출이 50% 가까이 떨어져 버렸다. 이후 조금씩 다시 회복되고는 있지만 참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일인 시위 쉽겠느냐
신한양하이퍼 수퍼 대표 은선기씨는 이 곳에서 매장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반밖에 되지 않았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권리금 5천여 만원 포함 약 1억여 원을 투자했다. 5년여 동안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렵게 시작한 일이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빚까지 진 상태이다 보니 롯데마트999가 들어서면서부터는완전히 초상집 분위기다.
은씨는 현재 최씨와 번갈아가면서 마켓999 앞에서 일인시위에 나서고 있다. 그는 “남의 가게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게 정말 마음이 편하겠느냐”면서, “그렇다고 가만히 죽어갈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항변했다. 그 또한 “여기서 문을 닫으면 갈 데가 어디 있겠느냐”고 흐느끼듯 말했다. 롯데마켓 999 출점 후, 매출이 크게 떨어진 후 회복될 줄을 모르고 있어서 매우 힘든 상황이다.
작은 매장들 입장에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대기업들은 앞선 영업 노하우로 상권을 장악하는데 발군의 능력을 자랑한다. 따라서 앞으로 한 골목 안에서 3곳의 점포들은 죽느냐 사느냐의 퇴로없는 전쟁에 휩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기업 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뻔히 내다보고도 가맹점을 내줬다는 데 있다.
현재 마켓 999 점주 또한 수원에서 맥주 프랜차이즈점인 쪼끼쪼끼를 운영한 적이 있는 소상공인이다. 그 또한 수년 동안 쉬다가 어렵게 이 곳에 개점을 했다. 롯데에 가맹비로 천만원을 냈고, 현재에도 물건이 팔릴 때마다 2% 상당의 수수료를 본사에 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골목안 싸움을 부추겨놓고 뒷전에서 이익만 취하고 있다. 이덕성 기자 sbnews777@naver.co.kr
신세계 이마트의 가증스러운 행태 고발!
(주)신세계이마트에브리데이(이하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어찌 이럴 수 있나.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현재 지식경제부가 추진해 온 유통산업발전협의회(이하 유통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달 15일 발족한 유통협의회는 대중소 유통업계가 한데 모여 머리를 맞대고 상호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협의체다.
유통협의회는 당일 매월 2회 자율 휴점, 인구 30만 이하 도시 추가 입점 자제 등 상생을 위해 상호 노력하자고 협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현재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40-17 지점은 원래 뉴그린마트가 영업을 해 오던 자리였다. 한데 지난 30일(금) 새벽 기습적으로 (주)신세계 이마트 에브리데이로 간판이 바뀌었다. 그러고 나서 12월 1일까지 매장에 남아 있던 물품들이 그 전 뉴그린마트와 거래해오던 제조사들 쪽으로 모두 반품됐다.
어찌 이럴 수 있나. 입으로는 상생을 외치면서, 뒤로는 어떻게든 동네상권을 집어 삼키기 위해 꼭두새벽 간판갈이도 서슴치 않는 파렴치한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더욱이 이마트에브리데이측은 지난 3일 내려진 서울시의 사업조정을 위한 일시정지 권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변하고 있다. 이미 지난 달 30일부터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자신들은 일시정지 권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장점검을 나온 서울시 공무원에 대해 지난 달 30일부터 영업을 했다고 하는 영수증을 보여줬다. 그 영수증 상의 사업자는 분명히 신세계이마트에브리데이이긴 했다. 진즉부터 사업자 신고를 해 두고 언제든 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해 뒀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팔았다고 하는 물품들은 어찌 보면 반품 예정인 납품업자들의 물품일 수 있다. 이러한 물품을 갖고 영업을 했는데, 이를 정상적인 영업이라고 할 수 있는가.
지난 3일 시청 공무원이 현장에 왔을 때에도 매장은 텅 비었고, 군데 군데 쓰레기들만 쌓여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마트 측은 3일에도 영업을 했다고 하며 영수증을 내밀었다. 계산대 부근의 과자들을 팔았다는 것이었다. 과연 이런 영업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는가.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이 사실상 영업활동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영업을 하고 있다고 강변하는 것은 영업 전 사업조정의 효과와 영업 후 사업조정 효과가 너무 극명하기 때문이다. 영업 전 사업조정이 이뤄지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일시정지 권고 결정이 내려질 수 있고, 일시정지 권고가 떨어졌는데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중소기업청에 의해 언론 공표라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반면 이미 영업을 시작한 상태에서 사업조정이 이뤄지면, 영업은 계속 할 수 있다. 단 영업 품목 및 영업시간 등과 관련한 상호 타협만 있어도 된다. 사업조정 과정에서 좀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이 벌이고 있는 비열한 도둑개점 시도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입으로 상생을 말하려면 최소한 법 테두리 안에서 정정당당하게 사업을 벌여야 하지 않은가. 어떻게든 법망을 피해 사업을 벌여 놓고 보자는 저급한 도둑 개점 행위가 과연 굴지의 대기업이 할 만한 행동인가.
아울러 중소기업청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꼼수’ 영업에 철퇴를 가하고, 일시정지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법에 의거 단호히 처벌에 착수하길 요구한다. 이래야 만이 이후라도 대기업들의 불법 개점 시도가 적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2012.12. 3.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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