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홈플러스는 서울 대치동과 서래마을 두 곳에 ‘365 플러스’ 프랜차이즈 매장을 세워 편의점 테스트점포로 시험운영 중이다. 그런데 이 곳은 편의점이라고 하기엔 기존 편의점과 양태가 크게 다르다. 기존 편의점들은 채소나 청과를 거의 다루지 않는다. 다뤄도 극히 제한적으로 다룬다. 그런데 홈플러스의 ‘365 플러스’는 채소, 청과, 정육이 전체 상품 중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상품 배치 또한 기존 편의점들과는 달리 채소나 청과를 출입문 부근에 배치하는 등 편의점형이라기 보다는 SSM 형식을 띠고 있다. 이를 통해 젊은 층과 직장인들을 주로 겨냥하는 일반 편의점들과 달리, 골목의 주부들을 겨냥해 물품을 팔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말만 편의점이지 내용은 SSM으로 영업시간도 24시간으로 넓혀 한층 더 골목상권 진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편의점협회마저 홈플러스의 ‘365플러스’에 대해 ‘변종 SSM이라고 내부 해석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이를 막을 방도가 하나도 없다. 기존 SSM보다도 더 강력하게 골목상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큰데도 법의 미비점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제도 시행지침에는 수퍼마켓 뿐 아니라 ‘체인화 편의점도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라고 보고 있다. 즉 체인화 편의점도 음식료품 위주의 종합 소매점의 동일업종으로 보호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 체인화 편의점과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변종 편의점형 SSM을 구별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
소매업의 독과점 심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필요하다.
개정 4, 법적 처벌 강화해야
오픈 하기 전에 사업조정이 시작된 경우라도 이들이 영업을 강행하려고 마음먹으면 실질적으로 이를 막을 장치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시도지사가 사업개시의 일시 정지 및 연기를 요청한다 해도 영업을 계속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도지사는 언론에 공표하고, 그래도 영업을 중지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법적인 재제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즉 벌금을 납부하고 영업을 계속 하면 그만인 것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양창영 변호사는 워크숍에서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대형마트와 SSM은 주민의 의견과 상관없이 ‘일단 개점하고 보자, 개점하면 아무도 못 막는다’는 방식으로 확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사업조정 테이블에서도 기고만장한 태도로 임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이와 관련해 워크숍에서 “공정거래법에 의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애초 사업조정 제도와 같은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들은 대규모점포 등의 무분별한 확장과 영업으로부터 영세상인들의 몰락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아울러 중소상인의 생존권 보호라는 측면 외에도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는 공정경쟁의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형마트 등은 중소상인과는 이미 경쟁상대가 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경쟁’은 바로 선이라는 형식논리에 빠져 규제를 소홀히 해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경쟁은 있으나 공정은 찾아볼 수 없게 된 소매업 시장에 진정한 경쟁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 또는 불공정 거래행위 규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거나 보완을 통해 소매업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 연장선에서 “정부 기관의 사업조정 결과 통고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강행하는 업체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업체의 진입으로 인해 생기는 인근 상인들의 손해에 대해 배상 하도록 법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개정 5, 아울렛 등 복합 쇼핑몰도
중소상인살리기 전국네트워크 신규철 집행위원장은 아울렛 매장에 대한 규제가 허술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해 “아울렛 매장이 임대매장으로 되어 있어, 이들 또한 중소기업이므로 사업조정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파주 첼시의 대규모 복합쇼핑몰의 경우 수십 Km 상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밝히고, “아울렛매장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의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유통망과 자본력을 갖고 아울렛을 차릴 경우, 인근 동일업종의 매장들은 당연히 피해가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통산업발전법 상의 영업시간제한이나 의무휴업일 지정제도 쇼핑센터 입점 유통 대기업에는 적용이 제외되고 있어서 문제다. 이에 대해 양 변호사는 “대형마트가 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더라도 그 영업형태나 판매물품 등 영업형태는 대형마트와 똑같고, 대형마트-SSM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유통망을 이용해 물품관리를 하고 있어서 점포의 규모만 다를 뿐이지 사실상 동일한 대규모소매점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따라서 그에 따르면 “소매점의 형태나 점포의 크기, 개설한 건물의 종류에 따라서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제 적용여부를 달리할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의 연장선에 있는 동일 회사 또는 계열회사의 소매점에 대해서는,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제를 적용하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이훈 기자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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