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지표서 ‘경제민주화’ 빠져 우려...“약속지킨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우리 소상공인들 살림도 좀 나아지려나.”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정부’가 2월 25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공식 출범했다. 새 정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당연히 그리고 무척 다대하다. 특히 우리 700만 소상공인들의 열망은 역대 어느 정부에 대해 가졌던 기대치를 넘어선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적 재정적 지원은 상대적으로 열악했고, 자본과 브랜드를 앞세운 대기업의 횡포는 끝가는 데를 모를 지경이었다.
그 와중에서 소상공인들은 ‘힘없는 자들’의 설움을 곱씹어 왔기에 새 정부에 대한 열망은 더욱 뜨겁다. 애당초 박근혜 당선인 스스로도 “소상공인 어려움 덜기가 민생정부 큰 과제”라며 이같은 기대에 힘을 실어줬기에, 이번만은 결코 ‘역시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6일 박근혜 당선인은 첫 행보로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하며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임했다.
이날 박 당선인은 특히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장 등 소상공인 업계 대표 33명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국민행복시대를 열려면, 무엇보다도 경제활동인구의 ⅓인 소상공인이 행복해야 한다”며 “국정 운영 내내 소상공인의 소원이 풀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 가운데 중소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박 당선인이 처음이다. 당선 직후 가장 먼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아 ‘비즈니스 프렌드리’를 외친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대증요법보다 자생력이 관건
‘박근혜정부’가 우선과제로 설정한 ‘소상공인 살리기’ 정책은 △소상공인진흥기금 조성 △대기업 프랜차이즈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 △소상공인진흥공단 설치 △2017년까지 골목가게 2만 개 현대화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 대폭 확대 △전통시장 포털 시스템 구축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 2017년까지 1조원으로 확대 등이다.
소상공인 정책 전문가들이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정책을 일단은 반기면서도, ‘소상공인 살리기’ 정책의 핵심은 대증요법이 아니라 근본구조개혁에 있음을 지적한다.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도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지, 자칫 ‘예산 퍼주기’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효과적인 정책 운용,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선별적 지원, 상권과 집적지 중심의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물론 당면 과제도 산적해 있다. 대형유통 업체의 편법 개점 차단, 사업조정제도 실효성 제고, 상가임대차보호법상 보호대상 확대, 소상공인 전용 물류단지 확충 등도 절실하다. 아울러 세탁소, 빵집, 자동차 정비 등 기타 업종에도 ‘나들가게’와 같은 소상공인 공동브랜드 지원이 필요하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을 강조해 온 신뢰의 정치인이다. 소상공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기대한다.
하지만 최근 소상공인 업계 일각에서는 박근혜정부가 진정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살리기에 집중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
우선 지난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확정발표한 5대 국정지표에서 ‘경제민주화’가 제외됐다.
또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와 조원동 경제수석도 ‘성장우선주의’ 관료 출신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도 지경부 차관 시절 동반성장위원회 적합업종 선정에 개입하는 등 중소기업계와 갈등을 빚어왔다.
“경제민주화보다 사회와 기업의 경제선진화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SSM의 진입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시장 왜곡을 초래한다.” 현 내정자의 과거 발언들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대선 때 한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는 확고하다”지만 소상공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전인철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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