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사회 참석 및 일선 소상공인지원센터 돌면서 소통 앞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진흥공단) 이상엽 감사가 지난 17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이 감사는 비상임감사이지만 진흥공단의 유일한 감사로 활동해 왔다. 대주회계법인의 외국인 투자유치 전문가로 소위 잘나가는 회계사 출신이기도 한 이 감사가 바라다본 진흥공단, 그리고 소상공인 정책은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소상공인 업계의 발전 방안은 무엇일까. 지난 19일 진흥공단 서울교육장에서 몇몇 언론사와 함께 공동 인터뷰를 갖게 되었다.

■ 먼저 감사 취임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감사로 어떻게 취임하게 됐나요?

한국공인회계사회 홈페이지에 진흥공단 감사 초빙 공고가 2016년 2월에 게재되었습니다. 공고를 보면서 어렸을 때 어머니 손잡고 5일장에 따라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생각이 났고, 요즘 낙후되어가는 전통시장을 보면서 제가 뭔가 할 일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진흥공단 비상임감사로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 감사 취임후 1년 동안의 소회를 말씀해주시면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감사 업무는 ‘업무감사’와 ‘회계감사’ 업무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회계감사는 제가 공인회계사로서 평생을 해온 분야이기 때문에 눈감고도 할 수 있는 분야지만, 업무감사는 각 기관이나 조직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직 및 사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해서 지난 해 5월 감사취임 이후 현재까지 7차례 이사회(29회~35회) 동안,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이사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소상공인 관련법률 및 업계 관련 자료들을 틈나는 대로 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울러 각 지역본부, 교육장 및 ‘꿈이룸’ 매장 등을 방문하고, 수시로 진흥공단의 일선 센터장들을 면담하면서, 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국회 공청회, 유망 프랜차이즈대전, 공공기관 임원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해서 소상공인 업계 현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 지난 1년 동안 지켜본 진흥공단은

680만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정책 총괄 시행기관으로서 진흥공단의 임직원들은 그 동안 열악한 가운데에서도 혼신을 다해 업무에 매진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흥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진행하는 각 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014년 설립 이래 3년 연속 5등급으로 최하위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청렴도’란 일반인이 생각하는 금품의 부정 수수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불공정한 업무처리 및 인사의 불공정함, 그리고 관리자의 부당한 업무지시 등의 관행이 만연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한편으로 생각보다 훨씬 진흥공단 내에 관료적· 보수적 조직문화와 상명하달식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에 저는 국민권익위에서 실시하는 ‘청렴컨설팅’을 자진 신청하여, 올해 3월 진흥공단이 컨설팅 대상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조치를 하였습니다. 올해 75개 공공기관이 컨설팅을 신청하여 진흥공단 포함 15개 기관만 채택되었는데, 이 것은 진흥공단이 각 지역본부에 청렴지킴이 제도를 채택하도록 하는 등 문제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앞으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조직 내에 퍼져있는 기존의 잘못된 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 새 정부 하의 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지원 방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취임후 처음으로 하신 일이 ‘일자리 위원회’ 아닙니까? 현재 680만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자의 86%를 차지하고 전체 고용의 38%, GDP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든다고 하는데 예산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민간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여 개인소득이 증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소비가 증가하여 다시 소득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로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의 소상공인 보호와 지원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상공인 업계의 현황과 특성을 반영한 소상공인의 혁신과 역량강화 정책을 통해 소상공인 일자리 창출에 공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 및 프랜차이즈와 같은 협업화 라든지 ‘온라인 몰’이나 ‘네트워크 허브’ 구축을 통한 판로지원 및 마아케팅 활성화 등이 그 대안으로 느껴집니다.

■ 새정부에 바라는 소상공인 정책이 있다면?

지금까지 대기업과 재벌위주의 경제정책은 이제 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바꿔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소상공인들은 어렵고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창업후 5년이 지나면 10곳중 7곳이 문을 닫는 실정입니다. 즉 우리나라 소상공인 5년후 생존율은 29.0%인데 이것은 OECD 평균 생존율 43.9% 보다 훨씬 낮은 수치입니다.

아울러 폐업시 평균 1,588 만원의 빚을 떠안아 폐업에 따른 고통이 자영업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지에게까지 전가돼 사회적 이슈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680만에 달하는 소상공인업계 종사자들을 엄연한 경제주체로 인식하고,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시의 적절하게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정책 우선 순위에서 소상공인을 먼저 고려 (Small First)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관점에서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여 소상공인 정책 우선 순위를 격상하고자 하는 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대기업들의 소상공인 업종 시장잠식을 근원적으로 막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집 49쪽에 나와 있는 것처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토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더욱 노력하여 기관 청렴도를 높이면서 소상공인들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청렴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 이상엽 감사의 진흥공단 명칭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소상공인공단」으로”

이상엽 진흥공단 감사는 현재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명칭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라는 명칭이 매우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즉 소상공인이라 하면 5인 미만의 상시 고용인력을 두고 있는 업체라고 할 때, 전통시장 상인 또한 모두 소상공인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270만 소상공인 업체 중에는 19만여 전통시장 상인들이 포함돼 있는게 분명한데도, 명칭에 ‘소상공인+시장’ 문구를 넣음으로써 비합리적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는 현재의 명칭이 실제 사용되는 과정에서도 국민들에게 많은 불편함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소상공인들이 진흥공단을 자기와 관련없는 기관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그가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 현재의 진흥공단 감사 명함을 건넸을 때, 나중에 정확히 진흥공단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점을 제기했다.

따라서 그는 진흥공단의 감독기관인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국’도 명칭에 ‘시장’이라는 표현이 없다는 점과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에 의한 법정 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도 명칭에서 ‘시장’이라는 표현이 빠져 있는 점 등을 들어, 현재의 명칭에서 당연히 ‘시장’이라는 문구를 빼야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시장‘이라는 문구가 빠진다고 해서, 정부 지원과정에서 전통시장이 배제되거나 위상이 낮아지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명칭에서 ‘진흥’이라는 표현도 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진흥’이라는 표현이 관료적이라는 느낌을 줄 뿐 아니라, 공공기관의 업무는 단순한 진흥을 넘어 공정한 기회 보장, 업무영역간 형평성 확보, 경쟁과열 방지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제기했다.

*** 이상엽 감사 학력 및 약력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안진회계법인 매니저/ 농협중앙회 고문회계사/ 신구대학교 겸임교수/ 민사 및 가사 조정위원/ 서울강남구청 지방세심의위원/ (現)하나금융공익재단 비상임감사/ (現)대주회계법인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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