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기안전법) 시행규칙이 새로 명시한 KC안전인증 확인서 의무화 규정이 의류, 생활용품 등 소상공인업계의 반발에 밀려 다시 1년 간 유예되었다. 애초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은 화학제품 등의 위해요인이 사라지지 않고, 불량 전기용품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매 시점에서도 KC안전인증 확인서를 제시하거나, 온라인쇼핑몰에서도 인증정보를 표기, 게시하도록 시행 규칙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지난 1월 28일로 예정된 법 시행이 임박하자 중소 영세 제조·유통업체와 인터넷 쇼핑몰 등 주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클 것이란 반발이 심해졌다. 의류, 신발 등 생활용품 제조업계의 반발도 심했다.

“인증비용, 절차 부담 커…장사 망칠 것”
이번 ‘의무화’ 규정은 특히 KC안전인증 확인서를 발부받기 위한 비용이 만만찮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자칫 과다한 비용 부담으로 소상공인들의 생업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란 목소리가 높았다.
업계 일각에선 “KC마크를 새로 인증받아 부착하는 데 수십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안전성 검증서 여부를 일일이 확인·게시하는 데도 큰 추가 부담과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동대문 옷가게나 온라인 쇼핑몰 판매업자가 인증 부담을 옷값에 반영할 경우 결국 판매가격이 올라 소비자가 손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법 시행을 앞두고 소상공인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 업계의 반발도 거세어졌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이언주 국회의원과 개최한 ‘경기지역 규제발굴포럼’에선 100여 명의 지역 연합회장들이 참석, 한 목소리로 이를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전안법’은 과도한 인증비용과 절차 등 소상공인들은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는 사안”이라며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에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법 시행 여부를 재고하기 시작했다. 결국 당국은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어 해당 내용을 최종 단계에서 삭제하고, 일단 1년 후로 시행을 미루기로 했다.

전기·조명업계도 들고 일어나
한편 지난 1월28일부터 전기용품과 생활 공산품의 안전관리 제도를 하나로 통합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통합안전법)이 시행됐다.
시행규칙 개정 당시엔 KC안전인증 확인서를 발급받도록 함으로써 KC인증 시점의 품질과 전혀 다른 불량제품이나, 인증 기한이 지났음에도 이를 속이는 제품이 난무한 현실을 고치기로 했다.
본래 이 법은 △전기용품 외에 의류·신발 등 생활용품 제조자도 제조에 사용된 원단 등 재료의 안전성 시험성적표 같은 ‘공급자 적합성 확인’ 증빙서류를 보관하도록 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판매 상품에 대해 인증정보(KC 인증마크, 인증번호 등)를 표기·게시하도록 하며 △해외 직구 구매·배송 대행업체도 동일한 해당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KC마크를 부착한 채 판매·유통되고 있음을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게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소비자 안전과 인체 위해 제품의 시중 유통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이에 전기용품, 조명제품 업계에서도 들고 일어났다. 조명업계 등은 “이중의 인증제도나 다름없어 산업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 때문에 조명업계가 반발해온 KC안전인증 확인서 발급 항목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삭제했다. 대신 KC안전인증 확인서 발급 항목을 삭제하고 KS인증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꿨다.

*** 개정 ‘전기안전법’은…
전기용품·생활용품 ‘일관된 안전관리’
<전기용품및생활용품안전관리법>시행령 등 하위법령 공포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은 전기용품과 생활용품의 안전관리제도를 일관되게 운영하기 위한「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시행령이 1월2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시행규칙도 확정됨에 따라 동법이 2017년 1월 28일 시행된다고 밝혔다.
그간 전기용품과 공산품의 안전관리제도가 개별법 체계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양 제도를 통합하는「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개정안이 2016년 1월 27일 공포된 이후 하위법령을 정비하고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번에 시행된 것이다.
이번에 하위법령이 정비됨에 따라 확정된 법에 따르면 전기용품과 생활용품(이전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 상 공산품)에 적용되는 안전관리 용어, 관리방식 등 일부 상이한 안전관리 제도가 일원화된다.
기존에 전기용품안전관리법상 공급자적합성확인제도와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상 안전·품질표시제도는 제조자가 자체적으로, 또는 외부 시험기관의 시험을 바탕으로 해당 안전기준 충족여부를 확인하던 동일한 제도였으나 명칭이 각기 달랐다. 이번 개정을 통해 양 제도를 공급자적합성확인제도로 명칭을 일원화했다. 안전·품질표시제품 41종, 공급자적합성확인제품 71종이었으나, 법 개정 이후 통합된 공급자적합성확인 제품은 총 112종이 된다.

소상공인신문  webmaster@sbnews.or.kr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