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간판제작 작업을 하고 있는 유만호 대표. 그는 대부분의 작업을 직접 하는 습관에 익숙해져 있어 문제가 발생해도 쉽게 해결한다

선명광고의 유만호 대표는 서울 태생으로 최선현장에서 젊은 작업자와 같이 직접 시공을 하고 있는 올해 만 63세의 ‘현장맨’이다.

그는 간판과 인연을 가지게 된 것은 1980년 초로, 강서구 등촌동 소재의 영동시공이라는 시공업체에서 간판일에 몸을 담았다. 시공업체로는 매우 드문 선발대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시공전문이라고는 팀을 형성하지만 그 당시에는 간판집을 상대로 크레인을 구입하여 시공만 하는 시공업체는 많지 않았다.

영동시공 대표가 친구인 덕에 쉽게 일을 시작해서 바로 강서구 목동에 간판집을 열었다. 하지만 1년 만에 문을 닫고 당시 불모지였던 구로구 독산동의 20미터 도로방면에 시작을 하고 현재에 사무실 관악구와 공장 구로구로 이전하여 자리를 잡고 35년을 넘게 영업을 하게 되었다.

현장의 안전관리 최우선
유만호 대표는 작업을 하면서 본인은 큰 사고 없이 유지해오고 있으나 위험한 현장이나 사고발생 목격이 남달리 많아서 현장의 안전관리를 최우선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다리를 의도하지 않게 높은 곳까지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비용이나 작업인원 등 여러 가지겠지만 실행하면 2층 상단까지는 기술적으로 가능해요 하지만 2층을 넘어서면 안전관리는 몇 배로 상승시켜야 합니다.”

유만호 대표는 간판일이 직업적인 면에 앞서 자신의 적성에 잘 맞는 일이라고 한다. 사람들을 만나고, 제작하고, 시공하는 것이 나이는 있지만 하나하나가 즐겁다.

오랜 세월을 간판에 종사하면서 자신이 제작하여 시공한 간판을 보면서 항시 불만이 있었다. 열심히 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언가 빠진 것 같고, 덜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다음에 제작이 들어가면 다시 수정을 하고 또 보완을 하는 성격이다.

“초심을 잃지 않아야”
“이 비수기에도 피곤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상황이 와도 초심을 잃지 않았던 덕분인 것 같습니다.”

간판을 초기에 시작하면서 문을 닫게 된 계기도 초심을 잃었던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잘 만들어진 간판보다 가격에 맞추는 간판제작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통한다.

그는 “분명 광고주는 가격만 가지고 결정하지 않아요. 자신의 맘에 우선 들어야 하고 그다음이 가격을 제시하는 겁니다. 맘에 들지 않는 간판을 하면서 간판 값을 깎지는 않거든요.”

그러면서 유만호 대표는 “견적을 내면 광고주가 다른 곳의 견적도 받아 보겠다는 것을 전제로 다른 간판집에서도 제가 세부적으로 낸 모든 것과 똑같이 제시해서 견적을 받아보시고 결정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가격이 싼 간판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거나 제외하고 생략된 것이 있다는 말이다.

“내 것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해”
광고사에 일이 없는 곳들이 많아졌다. 경제 불황인 것은 오래전의 일이고, 여러 모로 힘든 상황이지만 그 속에서도 알차게 작업을 하는 광고사들도 있다.

“그들은 남들과 다른 그 무엇인가를 지니고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유 대표는 “간판은 견적에서부터 시공까지 자신의 간판을 만든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가령 요리사의 경우, 현명한 요리사라면 돈이 좀 들더라도 손님에게 나 자신의 가족이 먹을 음식을 만들 때와 같이, 건강을 위해 깔끔하고 충분한 영양소를 지닌 요리를 만들 듯이 하면 분명 오랜 기간에 걸쳐 어느 정도의 손님은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간판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다는 아니지만 그중에 반드시 자신만의 고객이 될 광고주도 있습니다. 이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축적되고, 불황에도 이길 수 있는 비결이죠.”

“저는 제가 정한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건강입니다. 일반적으로 유해하다고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행사에서는 한두 잔의 술은 하지만 술, 담배는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확한 시간대에 식사를 반드시 한다고 한다.

“우리가 작업하는 간판은 시간싸움이 많습니다. 약속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현장에서 밤샘작업도 불사하죠. 작업에 밀려 시간이 오버되는 일이 있으면 빵이나 우유라도 대처하고 작업이 끝나자마자 식사를 합니다. 당연히 아침은 언제나 거르지 않고 든든하게 먹고 나오죠. 이것이 현장에서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두 번째는 “현장에서의 안전입니다. 과거와 같이 그냥 안전 대책 없이 작업하는 개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결정적인 문제는 타인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곤란한 문제가 많음은 물론이고, 작업자나 타인이 아닌 본인인 경우에는 간판을 그만두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지금은 혼자서 광고사를 이끌어가는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본인도 사고 발생 후, 광고사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선명 간판 디자인 사무실은 관악구에, 공장은 구로구에 있어 불편하다. 내년에는 이 두 개의 점포를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앞으로 10년만 더 간판을 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가장 철저히 실천을 해야 하는 위의 두 가지 목록이다.

“제 나이로는 돈을 욕심내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건강과 안전관리로써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유만호 대표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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