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준비를 하면서 전체 안전관리도 최대한 신경 쓴다. 작업 전 난간에서 광고물을 인양할 위치를 점검하고 있는 김영진 시공사.

인천 출생의 김영진 기사. 올해 44세로 광고와 인연을 맺은 지 24년이 되었다. 광고일은 외삼촌에게 직접 배웠다. 그 당시에는 그래도 아크릴이 유지되고 있었고, 네온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었던 성수기였고, 그나마 간판 일이 적응하기 나쁘지 않은 직업 중에 하나였다. 그는 10년 동안 몇 군데에서 월급생활을 한 뒤에 프리로 전향했다. 한동안 거제도에 내려가서 조선소에서 로프 웍을 하였지만 다시 간판으로 돌아왔다.

프리작업자로 들어선 지가 15년 정도 되었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작업하면서 또한 많은 사람들과 접하여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프리 작업자들이 반성해야 할 일은 많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기술적인 문제와 인성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월급보다 좀 더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잠깐의 시공이나 조립, 과정만 맛을 보고 프리로 전향하는 일입니다.”

그는 또 “이렇게 엉터리로 습득한 기술로 현장에 오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작업을 하는 것인데 참으로 답답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제대로 배워서 입문해야”
김영진 기사는 프로에 대한 정의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프리로 입문할 사람에게 쓴소리를 했다.

“작업자의 인성도 문제지만 정말로 간판시공을 직업으로 하려면 제대로 배워서 프리작업자 생활에 입문했으면 합니다. 또 일을 잘하기는 하지만 성격에 문제가 있는 작업자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시공은 어렵고 힘든 일인 데다가 사고율도 적지 않은데, 이런 안전관리 과정이 체계가 잡혀 안정적인 현장문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러한 일은 프리작업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광고사를 운영하는 사장님들도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집니다.”라고 덧붙였다.

“수금 안 될 때 가장 난감해”
제일 어려운 일은 위의 프리 작업자가 아닌 광고사에서 작업을 하고 수금을 하는 일이다. 결재가 아주 정확하게 잘되는 곳도 많지만 간혹 어렵게 만드는 곳도 있다.

“특히 아는 선배들의 광고사나 오랜 시간 동안 거래를 했던 사장들에게 일을 열심히 해주고 정작 수금이 어려울 때는 정말로 마음이 무겁고, 광고 시공이 싫을 때가 있습니다.”

더구나 긴 기간의 작업으로 결재금액이 큰데 수금이 안 될 때는 난감해진다며 웃는다.

“오히려 요즘에는 젊은 세대의 사장님들이 제때에 주고받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더 깔끔하게 결재를 해줍니다. 시대가 바뀌기 시작하면서 시대에 맞게 여러 가지가 제대로 틀이 잡혀야 하는데 어느 것은 앞서가고 있고 어느 것은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머물러 있어 여러 가지로 어려운 광고시장이 된 것 같습니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사고를 당한 적은 없고, 작년에 모 백화점 내부 작업을 하다가 사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로 두 명 중 한 명이 큰 골절상을 입는 걸 보았다. 역시 광고 시공은 시공범위가 넓어서 많은 수칙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알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걱정한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서 우리는 이 직업을 그만두어야 할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는 다시 “현장은 매번 변화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므로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고, 안전매뉴얼을 항시 지켜야 합니다.”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전형적인 현장스타일의 작업자
필자는 현장에서 김영진 프리기사를 만났다. 작업자는 여러 가지 부류로 분류되는데 그는 과묵하고 충실한 작업을 하는 부류다. 현장에서는 작업자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작업에 열중하는 것인데 김영진 기사는 진행 과정을 매끄럽게 하며, 특히 전체 과정의 작업을 가리지 않고 인내력이 강해 전형적인 현장스타일의 프리작업자라는 점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의 바람은 시공현장에서 안전에 대한 의식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배우는 간판 시공 작업자는 점점 더 줄어들거나 없을 것이므로 관계기관이나 협회, 등의 단체가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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