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한국옥외광고정책연구소 소장

김정수 한국옥외광고정책연구소 소장은 서울시 광고물정책팀장으로 오랫동안 옥외광고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2013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뒤 정책연구소를 차리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업계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김정수 소장은 국민의 생활환경,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디지털 광고물을 어떻게 기술적이고 지혜롭게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잘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디지털광고를 급격하게 도입하면 업계에 충격이 생기기 때문에 완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밝혔다. 김정수 소장을 만나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옥외광고업계의 향방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이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었다. 옥외광고물법 개정의 배경은 무엇인가.
법이 바뀌면서 반영된 핵심 사항이 무엇이냐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디지털광고물이다. 두 번째는 자유표시구역이고, 세 번째는 안전 강화나 불법광고물에 대한 조치 강화로 볼 수 있다.

새 정부 들어서 옥외광고 분야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진흥시키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진흥이라는 게 무엇이냐. 생산성, 수익을 높여주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준 향상이다.

옥외광고업은 도시미관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수준도 높이고 시장도 육성하겠다는 취지이다. 그래서 디지털광고물을 갖고 들어간 거다.

우리 두뇌를 가지고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외국에 내다 팔아야 한다. 좁아터진 국내 시장만으로는 승부가 안 난다. 옥외광고도 그렇다고 본다.

전 세계에 팔 수 있는 디지털 광고물을 개발해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작년 1년 동안 미래부가 디지털사이니지 관련법을 연구해 왔다. 그러다가 옥외광고물법과 합치면서 법을 개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명칭을 바꾼다고 옥외광고산업이 진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칫 디지털 산업만 진흥해 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디지털로 갔을 때 심각하게 생각할 게 있다. 디지털광고물을 싹 풀어버리면 산업이 진흥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또 산업 진흥보다 더 고려해야 할 가치가 국민의 생활환경, 도시경관이다. 그것을 해치지 않고 국민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술적이고 지혜롭게 디지털 광고물을 어떻게 허용할 것인가를 풀어나가는 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숙제이다.

- 업계에서는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는데…
우리 옥외광고업계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 간판 수준도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된 상태에서 디지털로 가버리면 우리가 망하는 것이 아니냐. 그런 걱정들을 하고 있다.

그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예를 들어 햄버거나 샌드위치가 간편하다고 해서 식사를 전부 그런 음식들로 대체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디지털광고물이 급격히 대세가 되면 기존 사업자는 실업자가 되거나 업종을 전환해야 한다. 너무 급격하게 변화하면 상당한 충격이 생길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존의 옥외광고업, 디지털광고업 양쪽에 크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 생존권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옥외광고인들이 약간 뒤처져 있는 분야는 방향을 제시하거나 교육을 통해서 산업이 점차 발전된 방향으로 전환되도록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그것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책무다.

- 새로운 환경, 새로운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환경이 새롭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옥외광고업 관련 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개인 사업자들이 디지털 매체를 연구하고 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너무나 버거운 일이다.

옥외광고 단체와 디지털광고물 단체가 서로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면서 광고 매체를 개발해야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딱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디지털광고물의 기능과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디지털광고물을 전광판 설치하는 것 정도로 이해하면 안 된다. 그게 큰 문제다.

생활 속에서 큰 편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디지털 방식이다. 이를테면 디지털이 없다면 컴퓨터를 쓸 수 없다.

그런데 디지털로 갔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과 역효과가 많이 있다. 사생활 보호에 취약한 것, 명예 훼손, 전광판 광고에 야동이 노출되는 것 등 국민 생활을 침해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예방할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복합적인 연구가 아직 미흡하다. 그런 점에서 옥외광고 발전을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는 옥외광고센터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개인 사업자들은 종전의 간판에 조그만 디지털광고물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로 내서 좋은 간판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옥외광고정책연구소 김정수 소장은.
자타 공인 옥외광고 전문가

1975년에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정수 소장은 1993년부터 옥외광고 업무와 인연을 맺었다.

2013년 6월 퇴임할 때까지 20년 간 옥외광고 관련 법과 제도, 정책 등을 다룬 전문가이다. 서울시 광고물정책팀장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뒤 한국옥외광고정책연구소를 차렸다.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가 행정과 산업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행정자치부와 서울시에서 공공 정책의 자문을 맡고 있으며, 옥외광고업계에 필요한 법률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활동은 공무원들과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법률 교육이다.

김정수 소장이 생각하는 디지털광고물이란.
“디지털광고물의 핵심은 상호 소통”

옥외광고의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디지털화이다. 옥외광고뿐만 아니라 생활 자체가 다 그렇다. 디지털화는 새롭게 변해나가는 인간의 생활 패턴이다. 그걸 거부할 수는 없는데 다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옥외광고 쪽에서는.

디지털광고물 하면 번쩍거리고 소리 크게 하고 동영상 변화가 있는 것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디지털의 한 부분일 뿐이지 모든 것은 아니다. 디지털광고물의 핵심은 상호 소통, 상호 커뮤니케이션이다.

미국 타임스스퀘어의 현대자동차 광고가 디지털광고가 지닌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전송하면 자동차에 타고 있는 내 모습이 표출된다. 홈에 손을 집어넣으면 향수가 뿜어져 나오는 화장품 광고도 있다. 그런 것들이 가능하려면 필수적으로 가미되어야 할 게 디지털기술이다. 디지털광고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현상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를 광고로 끌어들이는, 한마디로 광고주와 소비자가 상호 소통하는 것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접합된 광고가 나와야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상생하고 윈윈할 수 있는 매체가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 그게 우리 업계에서 할 일이다.

고광석 기자  webmaster@sbnews.or.kr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