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대기업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 이미 발족 …진정한 상생 시작

대기업금융기관 등과 제휴, 지역 소상공인정보 등재 ‘모바일 웹’ 구축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상생’을 흔히 말한다. 하지만 실천 국면에선 정작 상생이 아닌 제로섬의 ‘레드오션’으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홍종진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를 두고 “소상공인들도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법론을 스스로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상생론을 편다. 대기업이나 대형유통기구와의 협업, ‘서로 팔아주기’ 등 상호부조에 입각한 공존 등이 그 대안이다.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대충 윤곽이 소개된 ‘우리동네 골목상권 살리기’ 모바일 웹이나, 대형마트 내의 지역특산물 코너 상설 등도 그가 구상한 상생 매뉴얼이다.

질의) 회장님은 소상공인연합회 광역시도협의회장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상생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던 것으로 안다.

(제안했던 아이디어를) 얘기하자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인 게 주차단속 완화다. 점심시간만이라도 식사하러 온 사람들이 식당 근처 노상이나 편리한 장소에 댈 수 있게 한 것이다. 주차단속 걱정없이…. 물론 변변한 주차시설이 없는 영세식당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이는 그 후 인천 전역으로 번져나갔고,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실행되고 있다.

질의)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상생협의체는 무엇인가

우리 700만 소상공인들은 판매자의 위치에 있기도 하지만, 소비자로서의 힘도 막강하다. 그러한 소비자들로서의 힘을 응집시키면 어떻게 되겠나하고 생각하게 됐다. 따라서 소위 대기업이라고 해봐야 소비자들 앞에서는 언제나 작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이 한데 모여서 소비자들로서의 응집력을 발휘하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질의)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단적으로 생명보험 회사, KT와 같은 대기업들을 예로 들어보자. 인천지역에만 해도 보험 회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통신대기업체도 단말기 대리점주까지 포함하면 수천명에 이른다고 추산할 수 있다. 아울러 이들에게 보험에 가입하거나, 단말기를 구입하는 고객들 중에는 소상공인들과 그 가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인천연합회 차원에서 보험회사 인천 본부, KT 본부 등에 제안했다. 같이 윈윈하자, 서로 팔아주기 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인천지역 상생협의회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제안을 검토한 대기업 관계자들이 서로 가입하려고 했다. 회비가 만만치 않은데도 말이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 소상공인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되기 시작했다고 본다. 아울러 그러한 결집된 힘을 바탕으로 이제야 진정한 대기업과의 상생이 시작됐다고 본다.

질의) 그러면 소상공인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대형마트도 소상공인들이 잘 되면 자연스레 숫자가 줄어들 것이다. 만약 대형마트의 매출이나 수익이 줄어들면, 그들이 매장을 운영할 리 만무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소상공인 스스로 변화하고 뭉치는 게 중요하다. 보험사 판매원들이나 핸드폰 단말기 업체들이 명함들고 와서 물건을 사가면, 우리도 그 사람들 서비스와 상품을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 가게에 손님이 많아지면 어쩔 수 없이 대형마트도 위축되지 않겠나.

질의)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 차원에서 그간 어떤 노력을 해왔나?

가장 좋은 것은 대기업들이 수긍하고 따라오게 하는 상생 방식이다. 아직 널리 홍보할 단계는 아니지만, ‘우리동네 골목상권 살리기’ 모바일 웹이 대표적이다. 연합회와 KT가 협의해서 만들어진 웹인데, 이곳에 접속하면 연합회 소속 소상공인 업체의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받게 된다. 상생이란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내 나름대로 상생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오랜 시행착오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질의) ‘웹’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

애초 대기업 직원들이 소상공인 업체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가 개발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동네 빵집과 KT직원 혹은 핸드폰 가게가 서로 물건을 사주거나 팔아줄 수 있지 않겠나. “오늘 빵을 사야겠는데…” 싶어 웹을 검색하면 거리 순서대로 근처 빵집들이 화면에 뜬다. KT직원이 빵을 살 때는 손님이 되지만, 반대로 빵집 주인이 나중엔 KT 고객이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다. 아직은 시뮬레이션 단계지만, 8월 중에 인천소상공인상생발전협회가 출범되면 본격화할 것이다.

*** 모바일웹 “정육·제과·나들가게 1천300여곳 등재”

홍 회장과 인터뷰를 할 시점에선 아직 모바일 웹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직전이었다.

현재 ‘우리동네 골목상권 살리기’ 모바일 웹엔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정육점 600여곳과 제과점 200여곳, 나들가게 560여곳 등 총 3개 업종의 1천360여개 업소 제품이 등재되어있다.

모바일 웹은 장차 교보생명, 농협 등 금융기관으로 확산시킬 생각이다. 수천명에 달하는 이들 기업 직원들을 대형마트 대신 나들가게, 정육점, 빵집으로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소상공인신문  webmaster@sbnews.or.kr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