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회관서 관련 토론회…민관 전문가들 “현장의 목소리”
전순옥 의원 “20대국회와 정부, 소상공인 정책 더욱 주력해야”

정부가 영세 소상공인을 실질적인 경제 주체로 인정하고, 관련 정책을 부수적인 주변의 사안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하며, 국회도 이를 전담할 국회의원들을 복수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지난 달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20대 국회, 소상공인 현장 실태와 정책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전순옥 국회의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폈다. 전 의원은 또 “소상공인 역시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혁신변화하려는 기업가적 자세와 존엄한 노동인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는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시점에서 향후 소상공인 관련 입법과 정책의 주요 과제가 될 현안을 정리하고, 현장 소상공인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과 소상공인 단체장들

“소상공정책, 아직 본격적인 합주합창 미흡”
5월말로 19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게 된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소상공인 정책은 법률과 제도, 조직과 예산 등 ‘4박자’가 갖춰졌다”고 회고하면서 “그러나 아직은 본격적인 합주와 합창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위한 정부와 국회, 소상공인 단체들의 맡은 바 임무를 나열하고, 이를 완수해줄 것도 주문했다.
또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소상공인연구원 박윤재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영국과 미국, 독일 등은 최근 소상공인의 비중이 전체 사업체의 90%를 훨씬 넘고 있다”면서 “각국마다 소상공인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깊은 분석과 연구를 병행하며,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도 사업체 기준으로 보면 소상공인의 비율은 대략 87%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그 수는 계속 점증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 연구가 지금보다는 더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효과적인 정책개발을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 활발한 소상공인 대상 조사연구 필요”

소공인의 대모(大母)로 알려진 전순옥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 4.13 총선 전에 소상공인 핵심 정책과,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한 사실을 돌이켰다. “정책 과제를 전달받은 각 정당은 소상공인 정책을 20대 국회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다양한 약속들을 제시해 주었다”는 최 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20대 국회는 소상공인을 비롯한 우리 경제의 체질개혁과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활동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선 각계 전문가 3인이 발제에 나섰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가 ‘소공인의 현장실태에 근거한 지원정책 개선 과제’, 권오금 소상공인연합회 소공인육성위원회 위원장(차양산업협회장)이 ‘소공인, 협업만이 살 길이다’, 박영삼 소상공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이 ‘20대 국회 소상공인 관련 정책과제’를 각각 발제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회에선 박훈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남윤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성준 우송대 교수(유통정보학회장), 김영채 소상공인연합회 이사, 김유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교육연구본부장, 곽재경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과 서기관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발표 1
“소공인, 협업만이 살 길이다”
권오금 소상공인연합회 소공인육성위원장(한국차양산업협회장)

권오금 소공인육성위원장은 “소공인들의 살 길은 자구노력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 위원장은 소공인들 개개인이 자구노력을 통해 스스로 판로를 개척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협업’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권오금 소공인위원장

‘협업’과 동업은 달라…정확한 개념 이해 필요
협업은 단순히 동업 정도로 생각해선 안 된다. 현장에선 흔히 협업에 대한 개념 이해와 인식이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다. 협업을 단순히 동업 정도로 생각해서 기피하거나,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마치 나만의 노하우를 빼앗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불안감 등도 협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특히 협업을 통한 성공사례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것도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협업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는 개인 발전의 차원을 넘어 공동의 발전과 상생의 길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공동 브랜드 개발’ 등 세 가지 협업 방법
협업은 대략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공동 브랜드 개발과 활성화다.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여 활용하면, 대형마트 입점이나 해외 진출이 용이하다. 또 공동브랜드를 공유함으로써 마케팅 활동비용, 시장 개척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 시장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그 위험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 협력사 간의 네트워킹에 따른 기술, 고객, 마케팅 지식, 시장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생산성과 품질을 표준화, 고도화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공동 마케팅이다. 이를 통해 제품에 대한 불신을 해소시킬 수 있다. 인지도가 낮은 제품은 그 보다 유명한 공동 브랜드의 영향으로 더불어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다. 역시 제품의 시장 진입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제품 홍보물도 공동으로 제작할 수 있고,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 세 번 째는 공동 쇼핑몰이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 입점과 해외 진출 등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마케팅 활동비나 시장 개척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공인과 공인간의 협업’, ‘공인과 상인간의 협업’, ‘상인과 상인간의 협업’을 통해 공동구매, 공동브랜드개발, 공동마케팅, 공동쇼핑몰 운영 등의 협업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 소상공인 스스로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있을 때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해외진출 등 판로를 개척하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발표 2

소공인 현장문제 파악과 정책 개발

박 주 영 교수(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박주영 교수(숭실대)는 ‘소공인 현장문제 파악과 정책개발’이란 제하의 발제를 통해 소공인 지원정책의 특성을 먼저 파악, 소개했다. 이를 토대로 소공인 문제에 대한 현장의 인식을 분석한 후 적절한 정책을 위한 방법론을 제안했다. 박영삼 소상공인연구원 기획실장은 ‘20대 국회, 소상공인 정책 과제’ 발제를 통해 각 정당별 소상공인 정책의 특성과 차이를 분석했다. 박 실장은 또 이런 정당별 ‘스탠스’를 전제하고, 20대 국회에서 실현되어야 할 핵심적인 소상공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숭실대학교 박주영 교수

많은 소공인들이 효과적인 지원 및 사업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자신들의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더 나아가 개별 사업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통계나 DB구축을 희망하고 있다.
이는 개별 소공인이나 소공인단체에서 수행하는데 한계가 존재하므로 우선을 위해서는 우선 현재 설치되어 있는 특화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대부분의 소공인이 현재 사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사업이 어려워진 이유는 업종별로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많은 소공인 들이 자신들의 어려움을 외부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 자구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으며, 강한 개선의지를 가지고 있다.

R&D에 취약, 별도의 집적지, 금융지원 등 ‘현장과의 괴리’
많은 소공인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R&D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나 영세한 사업규모와 높은 리스크 부담으로 인해 이를 실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R&D지원도 현실적으로 소공인들이 그 혜택을 받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소공인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동 투자 혹은 공동장비의 구매를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역량계발이나 R&D지원의 방향을 공동투자 혹은 공동장비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도시형 소공인들은 제조업이 갖는 고유한 특성때문에 도시지역에 집적지를 형성하여 입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집적지에서는 도시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소공인의 사업효율성 뿐만 아니라 인력유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공인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새로운 인력의 유입이 안된다는 점이다. 소공인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대부분의 소공인들은 정부금융지원의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금융지원 정보를 통합하여 제공해달라는 요구가 여전히 많다.

역량강화 및 R&D, 판로확보 중요
규모적인 한계때문에 개별 소공인이 R&D 활동을 수행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소공인의 R&D는 협업을 통해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소공인이 이를 위해 공동장비의 도입 및 운용에 대한 지원을 희망하고 있으므로 우선 수요를 확인하여 공동장비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의 소공인들은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자체 유통채널 확보나 해외진출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판로확보 등의 표면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소공인들의 내면경쟁력 확보가 우선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많은 소공인 내면경쟁력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우선 소공인들의 역량강화 및 R&D에 집중하되, 일부 소비재 생산 소공인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판로확보를 위한 지원이 실시될 필요가 있다. 다만, 자체 유통채널확보 등의 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지원방안은 집적지별 소공인 사업체를 홍보할 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발표 3

‘20대 국회, 소상공인 정책 과제’

박영삼(소상공인연구원 기획조정실장)
 

4·13 총선에서 각 정당이 제시한 정책공약과 정부 정책, 소상공인단체의 정책 요구 사항 등을 비교, 분석해보았다. 새누리당은 다른 야당들이 제시하지 않은 과밀진입 억제 공약을 제시하는 등 퇴출과 조정 방안과 함께 기존 정부 정책을 그대로 총선공약으로 활용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대기업의 소상공인 업종 잠식을 규제하고, 소상공인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규제하는 정책 공약 개발에 적극적인 편이었다. 국민의당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공을 들이면서도 중도 지향의 온건한 지원과 보호정책을 제시하는 편이었다.

소상공인연구원 박영삼 기획조정실장

“각 정당 간 소상공 정책, 차이 커”
또 여야 간에 이견이 크지 않은 성과(이익) 공유제와, 고용보험료 지원 정책 등 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제 1당으로 부상한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입장 차이가 큰 영역에서 국민의당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소상공인 정책 분야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진입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이나 카드수수료 등이 그 대상일 수 있다. 임차인 보호 제도의 확대, 개선도 야권 전체의 공조 분위기가 형성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4년 출범한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번 총선에서 ‘20대 정책 요구’를 집약하고, 각 정당을 상대로 매우 활발하고 적극적인 정책 활동을 폈다.
다만 정책 요구를 종합하고, 핵심적인 요구사항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충실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못한 점, 그리고 정책 요구사항 상호 간의 충돌을 막고 그 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또 정부에 대해선 정책을 통보하는 식의 행태를 지양하고, 소상공인정책협의회의 정례화가 필요하다.

소상공인연합회 총선 앞두고 5가지 정책 요구
지금까지 살펴본대로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4.13 총선을 앞두고 소상공인 정책요구를 담은 책자를 작성하고 관련 내용을 제시했다.
 ‘정책요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소상공인단체를 통한 소상공인 협업화 지원 △민관합동 소상공인 정책 통합 콘트롤타워 구축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개선 △소상공인 금융지원 평가기준 개선  △임대차보호 및 젠트리피케이션 대책 등이다. 이들 다섯 가지는 소상공인연합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최우선 과제라고도 볼 수 있다.대다수의 소공인들은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자체 유통채널 확보나 해외진출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판로확보 등의 표면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소공인들의 내면경쟁력 확보가 우선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많은 소공인 내면경쟁력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우선 소공인들의 역량강화 및 R&D에 집중하되, 일부 소비재 생산 소공인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판로확보를 위한 지원이 실시될 필요가 있다.
다만, 자체 유통채널확보 등의 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지원방안은 집적지별 소공인 사업체를 홍보할 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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