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일각, ‘법망 피하며, 이득 챙겨’…엄격한 적용 ‘구조조정’ 효과도
“도심 사업장엔 규정 완화 필요, 공정한 ‘최저가격’ 자리잡아야”

연대성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장은 “주차장법, 소방법 등 현행 법규는 명문 규정과는 달리, 현실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 회장은 “필드 골프장에 비해 시공간에서 자유롭고 비용도 10분의 1에 불과한 시뮬레이션골프장은 주로 도심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면서 “도심의 경우 부설주차장이 충분히 운영될 만한 건물이 제한적인데 반해 수요는 폭주하기 때문에 주차장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렇다보니 (주차장법 등을) 지키는 사람만 피해를 본다는게 연 회장의 주장이다. 게다가 업친데 덮친 격으로 치열한 요금 덤핑 경쟁 와중에 공정한 ‘최저가격’도 무너진 실정이다. 연 회장은 “이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도심에선 ‘주차장법’을 완화해주고, 교외나 소도시에선 엄격히 적용하는 등 탄력적인 제도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 회장은 “만약 법규나 제도 개선이 어렵다면, 아예 원리원칙대로 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럴 경우 규정에 맞는 주차공간과 소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업소는 퇴출되거나 규모를 축소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의미의 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 회장은 “그렇게 되면 오히려 ‘최저가격’이 지켜지고, 공정한 룰이 자리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역설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Q. ‘주차장법’은 어떤 경우에 어떻게 적용되나?
A. 본래 부설주차장 관련법은 1990년에 크게 개정되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골프연습장은 교외에 있는 경우가 많고, 인도어연습장을 위주로 교습이나 연습을 하는게 보통이었다. 그렇다보니 주차장법 위반 소지도 적었으나, 2000년 중반에 급속히 시뮬레이션골프장이 보급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이를 위한 별도의 법은 없다. 대신 타석 1개에 1대 꼴로 획정했던 실내연습장 규정을 그대로 옮겨 적용하다 보니, 이를 준용하기 어려워 결국 위법사업장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Q. 과밀의 폐해라면…. 덤핑이나 과당경쟁이 그만큰 치열하단 뜻인가?
A. 이미 공정한 ‘최저가격’마저 무너진 지 오래다. 이걸 바로잡기 위해서도 법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아니면 현실에 맞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도심은 주차장법 등을 완화해주고, 교외나 한적한 소도시, 야외 등에 위치한 곳에 대해선 엄격한 법적용을 해야 마땅하다. 일부 사업주의 기만행위도 문제다. 처음 시뮬레이션골프장 개업 신고 직후 담당 공무원(구청 생활체육과)이 방문했을 때는 영업장의 일부를 공개하지 않고, (게임 룸의 숫자를) 줄여서 신고증을 교부받기도 한다. 그리곤 다시 확장하여 영업하거나, 이른바 ‘로비’를 통해 무마하는 사례도 협회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Q. 만약 법규를 엄격히 적용한다면?
A. 만약 법규를 엄격히 적용할 경우 업계는 사실상 구조조정의 효과가 있다. 실제로 시뮬레이션 골프업계는 현재 과포화상태다. 2013년까지만 해도 전국엔 장비가 1만 8천대에 불과, 다들 장사가 곧잘 되었지만, 지금은 무려 2만 5천대나 된다. 최소한 30%는 줄어야 시장이 살고, 공생할 수 있다. 아니면 멀지않아 다 죽는다. 더욱이 대형 골프 장비업체가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한때 직영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 업체는 다시 대형 프랜차이즈로 전환해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영세업체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본래 시뮬레이션 골프의 합리적인 최저가격은 3만원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만5천원, 2만원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SNS로 1만원으로 선전해대는 업소도 있다. 자기 건물에다, 중고 기계를 들여놓고 1만5천원을 받으면, 자신은 살아도 다른 영세 업소들은 고사시키고 만다. 이런 우려스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우선 ‘최저가격’을 업계의 공정가격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주차장법, 소방법 등을 엄격히 지키라고 주장하고 싶다. 그것도 아니라면, 법을 바꾸든가….

Q. 향후 전망은?
A. 사실 외국에선 자영업 허가 받기가 무척 어렵다. 주민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고, 개업 후엔 공정 경쟁을 위한 자율협약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우리에게도 그런 공정한 룰, 다시 말해 사회안전망이 있다. 바로 소방법, 주차장법 등과 같은 법규, 그리고 최저가격이 그것이다.
시뮬레이션골프는 현재 창조경제와 신 성장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이를 뒷받침해 줄 법 제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기존 법의 틀에 끼워 맞추기식의 행정이나 안일한 업무행태가 더 이상 지속되어선 안 된다. 이미 국내에서는 시뮬레이션골프장이 전국적으로 과밀화 현상이 나타날 만큼 성장해 있다. 하루 빨리 올바른 시뮬레이션골프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전면 조사를 통한 체질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연대성 회장은
IT전문가 출신, “평소 업계 문제점 깊이 인식”
협회 이끌며 개선에 앞장, “시장 붕괴 전, 과포화상태 해결이 시급”

연대성 회장은 7년 가량 시뮬레이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사업 운영상의 모순과 업계의 과잉경쟁 등 부조리한 생태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왔다”는 그는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을 맡으며, 이를 소상공 산업 차원의 문제로 부각시켜왔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그는 골프장 설계에 이어, 컴퓨터 설계로 사회적 역량을 쌓으며, 젊은 날부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겸 IT 전문가로 이력을 다지면서, 10년동안 CAD&CG 학원을 운영 많은 전문가를 배출하였으며 성균관대학을비롯하여 많은 조경학과에서 CAD 전문 교수로 활동하였다. 이후 컴퓨터그래픽 전문회사, 방송장비 전문 회사들을 설립하여 2000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하였다.
“그러다 시뮬레이션 골프 분야에 처음 접하게 됐고, 오늘날 사업에까지 이어지게 된 겁니다. 하지만 이미 당시엔 국내 장비 시장을 한 업체가 석권하고 있었어요. 제 입장에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스크린골프장이라는 자영업을 다시 시작함에 있어 그간의 경험이면 쉽게 성공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제의 장비 업체가 얼마 후 자신의 사업장 곁에 스크린골프 직영점을 차렸다. 이를 문제삼고, 시정을 촉구하는 와중에 새삼 소상공업계의 문제점을 절감했다. “자영업자가 범람하는 사태라고 할까요. 이 시대는…. 만약 창업시 소상공인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작동만 되어도, 일선 공무원들이 현재 있는 법과 제도를 제대로 감독만 하였어도, 우리 자영업자들도 준법정신을 제대로 이행만 하였어도, 30% 정도는 애초 진입을 안 할 수 있는데…. 결국은 과포화 상태가 너도나도 다 죽는 꼴이 되고 맙니다”
이 대목에서 연 회장은 주차장법의 적용과 같은 우회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만일 주차장법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아마 (업체 수가) 현재의 1/3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며 “시장 붕괴가 도래하기 전에 분명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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