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행자부)는 4월 21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상업지역 내에 디지털 사이니지 간판을 전면 허용한다’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옥외광고업계는 상업지역 내 정면간판도 전광판과 같은 간판으로 바뀔 수 있다며 한목소리로 우려하고 있다.

동영상 광고판, 전자게시대, 전광판 등 디지털 옥외광고물의 전면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이번 개정안에는 디지털광고물과 자유표시구역 도입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한 내용대로 확정되면 플렉스나 LED채널 간판 제작 등 전통적 옥외광고 종사자들은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옥외광고업계의 권익을 대변해온 한국옥외광고협회 중앙회는 “생활형 전광판을 포함한 디지털 광고물의 전면 허용 방침이 옥외광고업에 종사하는 회원들의 생존권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전면 허용이 아닌 단계적 허용을 강하게 주장했다.

지역의 한 옥외광고단체장은 “디지털광고물이 시대적 흐름인 것은 맞지만 한꺼번에 전면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행자부는 시행령 개정안을 만들면서 옥외광고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하여 반영했다고 하지만 옥외광고인들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다른 단체장도 “플렉스 간판을 LED채널 간판으로 바꾸는 간판개선시범사업을 진행해 오더니, 이젠 LED채널 간판을 생활형 전광판으로 바꾸려 한다”며 “업계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시행령 개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옥외광고미디어협회, 한국전광방송광고협회, 한국광고홍보학회 등의 단체들도 지난 4월 15일 한국 OOH광고학회 주최로 열린 ‘개정된 시행령의 이해’ 특별세미나에서 대기업의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의 잠식과 대기업 중심의 광고시장 재편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한국옥외광고협회(회장 이용수)는 4월 28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였으며, 행자부를 방문하여 ‘시행령 의견서’를 전달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용수 중앙회장을 비롯한 옥외광고협회 시도협회장 대표단은 5월 11일 행자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대기업 위주로 가는 것 아니냐, 그래서 전통적인 옥외광고업을 하던 사람들은 다 고사하게 되었다”며 문제제기를 하였다.

또한 “디지털 쪽으로 가더라도 부작용을 전부 열어 놓고 보면서 그 여파라든가 앞으로의 문제점들을 고려해서 다음에 개정하는 게 옳다”며 “생활형 간판을 하는 사람들이 90%가량인데 이번에 디지털 광고물을 전면 허용할 경우 그분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너무 적게 생각하였다”고 의견을 밝혔다.

행자부는 5월 23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다음에 7월 7일 시행령을 확정하고 공고할 예정이다.

옥외광고인들은 행자부가 옥외광고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고광석  webmaster@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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