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신동 의류봉제 소공인특화지원센터의 직원들. 윤순익 센터장이 모두 다 주인공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촬영하고 있다.

공동인프라 개소 … 경쟁력 향상 및 자생력 강화

한국의류산업협회는 서울시 종로구의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 의류제조 소공인 지원을 통한 업계 대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13년 5월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서울 창신동 의류봉제 소공인특화지원센터는 전문 봉제인 양성과 젊은 인력 유입을 위한 소공인 특화교육, 열악한 작업 환경 개선, 경쟁력 향상을 위한 디자인 및 생산기술 컨설팅, 판로 개척 등의 사업을 벌여왔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공단의 지원으로 지난 2월 22일에 공동인프라를 구축하여 소공인들의 경쟁력 향상과 자생력 강화를 위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윤순익 센터장을 만나 보았다.

센터에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사업대상 집적지가 창신동, 숭인동인데 1,250개 정도의 봉제업체가 있습니다. 그 업체들의 8, 90퍼센트는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일감을 받아옵니다. 그런데 동대문 도매시장과 가격대가 비슷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에스피에이(SPA) 브랜드들이 들어오면서 점점 어려위지고 있습니다.

동대문 도매시장은 국내 비브랜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었는데 경쟁에서 밀리면서 일감이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거기에 의존해서 살아오던 업체들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나. 어떻게 해야 다음 세대에 일자리를 제공해줄 수 있나. 이런 고민을 하면서 일감이 부족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감을 연계하고 창출하는 사업입니다. 동대문 도매시장은 전적으로 오이엠(OEM)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 일감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집니다. 생산은 잘하지만 디자인이나 마케팅은 직접 해오지 않았기 때문이죠. 센터에서 신규 일감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생산능력을 강화시키는 사업입니다. 공동 인프라에 재단실, 패턴실, 특수 봉제실 등이 있는데 일종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기존의 방식보다 생산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컨설팅해줄 수 있는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생산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또 창신동, 숭인동의 생산 환경이 열악하니까 환경개선사업을 통해서 좀 더 나은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스스로 일감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오더만 받아서 일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일감을 만들 수 있는 구조로 전환시켜 보자. 그런 목표를 소공인들과 공유하고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중간에 매개체 역할을 하면서 모델들을 만들어주면 소공인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인프라가 있어서 더욱 힘을 받아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동인프라가 수행하는 역할은.
공동인프라는 공용재단실, 패션 테크 랩(Fashion Tech Lab), 패션소공인 오더뱅크 등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시설들을 갖추어서 소공인들이 직접 찾아와서 활용할 수 있어요. 또 센터와 소공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겼어요.

봉제업체가 열악한 환경에 있어야 되는 게 아니니까 표준이 되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구축했죠. 소공인들에게 롤모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방문해서 보고 가면 기존의 방식과 다른 지식과 기술을 얻을 수 있는 거죠.  

공장에서 직접 작업하면 2, 3시간 걸릴 게 여기서 자동으로 하면 30분이면 끝납니다. 재단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죠. 원단 먼지를 압축하면서 빨아들이기 때문에 먼지가 많지 않습니다. 자동재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시스템이 있어서 새로운 시스템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공인들도 있어요. 기존의 생산 방식, 재단 방식에 익숙해져 있어서 우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덜 쌓였다고 볼 수 있죠.

공장에서 수동으로 새벽 2, 3시까지 작업을 하면서도 안 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 업체들을 하루에 두세 곳 이상 찾아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공동인프라를 활용하라고 당부합니다. 

생산 방식을 수동에서 자동으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한번 써본 사람들은 “정말 좋다”고 평가합니다. 원단 자르는 비용이 없고, 물품을 보내는 번거로움과 퀵비를 상쇄시킬 만큼 서비스가 좋기 때문에 이용하는 소공인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죠.

중점을 두고 있는 과제는 무엇인가.
저희 집적지만 놓고 보았을 때 동대문 도매시장이 위축되면 일감을 받아서 일하는 창신동, 숭인동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동대문 도매시장이 사실은 많이 위축되는 거 같아요.

국내 시장이 위축되어 가는데도 봉제공장이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동대문 도매시장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어디에도 동대문 시장만 한 규모는 없어요. 중저가 비브랜드 시장이 이렇게 큰 시장은 없는 거죠.

고가품은 그 전에 많이 들어왔어요. 중저가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제작하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시장이 있었죠. 그런데 에스피에이(SPA) 브랜드들이 들어오면서 동대문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에스피에이(SPA) 브랜들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들은 디자인과 트렌드에 있어요.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죠.

동대문 도매시장의 일감이 100에서 60으로 줄어들었습니다. 40을 어디서 가져와야 합니다. 부족한 40을 다른 데서 가져오려면 동대문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 이상의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기술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컨설팅이 필요합니다.

패션에는 기획 디자인하는 단계가 있고, 제조하고 유통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그게 다 연결이 되어 있어요. 의류봉제 소공인특화지원센터와 소공인들이 기획 디자인으로 일감을 창출하기 위해서 전시도 하고 상품 수주도 하고 수주 상담회도 할 것입니다.

공동인프라 개소식 이후에 기획 디자인과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업체를 심사했습니다. 소공인업체도 20군데 선발할 것입니다. 기획 디자인 업체와 소공인 업체들이 일감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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