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지난 4월 21일 부산에서 열린 전국 옥외광고 담당자 워크숍을 기점으로 전격 발표되었습니다. 

입법예고가 곧 나올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옥외광고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를 놓고 본다면 너무 이른감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를 포함한 한국옥외광고협회중앙회 산하 17개 시도협회장과 지부장, 그리고 전국 각지의 옥외광고인들은 업계의 권익보호과 생존권 사수를 위해 그 어느 누구보다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디자인의 질적 성장을 통한 국내 옥외광고산업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한몫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생각들을 접어야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날로그 방식의 전통적인 옥외광고 기법이 IT가 접목된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또 앞으로 디지털광고물 관련 기술을 터득하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쌍방향 소통까지 가능한 디지털광고물은 분명 옥외광고산업의 미래를 가늠하게 될 차세대 먹거리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해방 이후 수십년간 간판제작을 천직으로 알고서 살아온 우리 옥외광고인들의 불안한 미래입니다. 플렉스나 LED채널 제작을 주로 하는 업자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LED전광판이나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달라고 한다면, 과연 어느 누가 “잘 알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게 중에는 디지털광고물의 도래를 남들보다 빨리 깨우치고 관련 기술을 일찌감치 터득한 이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몇이나 될까요.

이제, 정부에서도 옥외광고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또 관련 후속 대책도 다양한 각도에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거기엔, 전통적 기법이 몸에 배인 옥외광고인들에게 디지털광고물의 신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현장교육도 포함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디지털광고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합니다. 이런 작업들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대기업의 옥외광고업 진출은 더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더 나아가 옥외광고업계의 갑을 논란도 곳곳에서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을 준비해오면서 옥외광고인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면, 이제 디지털광고물의 단계적 허용을 요구하는 옥외광고인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그 어떤 방식으로든지 답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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