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가맹점의 마일리지 비용 중소 가맹점에 전가하고
대형 가맹점 수익 기여도 높기 때문이라고 호도
대형 및 중소 가맹점 간의 수수료율 차이에 대한 그 동안의 카드사들의 주장이 완전히 거짓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그 동안 카드사들은 대형 가맹점들의 수수료율(1.62%)이 중소형 가맹점(2.4%)에 비해 현격히 낮은 것에 대해 “대형 가맹점들의 수익 기여도 및 매출건전성 등을 고려하여 책정됐으며, 이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합리적 선택”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중소가맹점은 ‘봉’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카드사들은 그 동안 대형 가맹점들이 카드 고객들에게 베풀어 온 각종 부가 서비스 비용 부분을 대부분 중소형 가맹점에 뒤집어 씌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동안 대형 가맹점들은 캐쉬백 적립, 항공마일리지, 각종 무이자 혜택, 할인서비스 등 고객을 이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그런데 이번 개편안에서는 이러한 부가 서비스의 혜택은 주로 대형 가맹점들이 입게 되므로 중소형 가맹점들에게 지워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대형 가맹점들의 평균 수수료율은 1.95%로 평균 0.29% 올라가게 됐다. 2010년 한 해에만 신용판매액(412.5조 원) 중 무려 1조 2천억원(0.29%분)이 중소 가맹점에 수수료 명목으로 더 부과된 것이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현격하게 내려간 자금조달 비용을 가맹점 수수료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신금융협회가 의뢰하여 2001년 발표된 산동회계법인 신용카드 수수료 원가 내역에 따르면, 당시 자금 조달 금리는 0.93%로 매우 높았다.
그런데 전업카드사들의 자금조달 금리는 06년 0.48%, 07년 0.43%, 2010년 0.34%, 2011년 0.39%로 내려가 현재는 0.4%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만 2010년 기준 2조4,300억원의 수수료 인하 여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일인당 카드보유 4.7장,
2010년 카드 모집비 7,100억 원
또 연체율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2005년 전업카드사 연체율(카드 자산 전체)은 10.1%로 매우 높았지만, 이 후 계속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06년 5.5%, 07년 3.8%, 2010년 1.7%, 2011년 1.9%로 크게 내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반면 광고선전비, 회원 모집비용, 포인트, 마일리지 등 각종 부가서비스 비용으로 구성되는 마케팅 비용(표1 참조)은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마케팅 비용율(마케팅비용/ 카드 총수익)을 보면, 05년 마케팅 비용으로 1.3조원을 써 마케팅 비용율이 10.9%였는데, 2010년에는 4.3조원을 기록해 마케팅 비용율이 25.4%로 가파르게 올랐다.
이 것은 카드사들의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를 반영한다. 왜냐하면 일인당 보유 카드 숫자가 이미 1998년 2.0 명을 돌파한 이래, 05년 3.5장, 06년 3.8장, 08년 4.0장, 2010년 4.7장으로 불용카드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카드사들은 자신의 외형 부풀리기의 일환으로 계속 마케팅 비용을 늘려왔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비용을 가맹점들에게 전가해 왔던 것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카드 회원 모집 비용으로만 05년 0.19조 원에서 2010년 0.71조로 연평균 29.9%씩 증가시켜 왔다. 따라서 사실상 그 비용만큼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가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턱없이 높은 자기자본 이익률
그러면서도 카드사들의 이익률은 일반 자본 이익률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전업 카드사 자기자본 이익률(당기 순이익/연평균 자본)은 2010년 19.9%, 2011년 9.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2006년에는 34.2%까지 치솟기까지 했고, 2007년에는 28.1%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반 자본 이익률보다 월등하게 높았던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그 간 카드사들이 비용 배분에 있어서 힘없는 중소형 가맹점에 마케팅 비용 등 터무니없는 비용을 전가시켜 과도한 수수료를 매겨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오히려 신용카드 시스템으로 돈을 더 버는 가맹점에는 협상력에 밀려 원가 이하의 수수료를 부담지우는 등 특혜를 베풀어왔다.
전인철 기자 sbnews3008@naver.com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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