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설문조사 “대기업 시장잠식에 더 힘들어”
“요새는 정말 장사해서 먹고 살기는 힘듭니다. 내 자식에겐 이 일 안시킬 겁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최근 전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15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상황 조사’ 결과, 배우자나 자녀가 자신의 사업을 승계하기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71.3%가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사업을 잇기를 바라는 경우는 11.8%로 10명 중 1명에 그쳤다.
또, 소상공인의 사회적 위상에 대해서는 절반을 훨씬 넘는 61.9%가 ‘낮다’로 응답해 직업적 자긍심이 극히 저조함을 보였고,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만족도도 ‘높다’는 응답은 9.9%에 그쳐 자녀들에게 사업을 승계하기를 꺼리는 이유를 반증했다.
특히 최근의 물가고와 경제난을 반영하듯, 현재의 체감경기에 대해서는 87.6%, 즉 10명 중 9명이 ‘어렵다’고 답했으며, 최근 1년간 경영수지가 ‘흑자 상태’인 경우는 7.6%에 불과했다. 51.9%가 현상 유지만 할 따름이라고 했고, 40.5%는 적자상태였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자들이 자영업으로 대거 몰리는 상황을 소상공인들은 몸으로 느끼고 있어 응답자의 44.7%가 현재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업계는 과잉 경쟁상태라고 응답했으며, 경쟁이 별로 없거나 경쟁이 거의 없다는 응답은 5.2%에 그쳤다.
소상공인 업계의 치열한 경쟁(레드 오션)도 자영업자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이지만, 최근 우리 사회의 양극화현상을 반영한 대기업 프랜차이즈나 대형마트 등의 골목상권 잠식에 대해서도 소상공인들은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의 48.5%는 대기업이 자신의 사업영역에 진입해 있으며 이 중 78.7%는 대기업으로 인해 장사가 더 안 된다고 밝혔다. 폐업·철수·파산이 증가했다는 응답도 77.2%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소상공인 상권 잠식을 심각하게 느끼는 분야는 떡류 제조·가공 업종과 자동차 정비업종이 대표적이었다. 이밖에 화원업계는 화원인증제와 화환 재사용 금지 등을, PC방 업종은 대형게임사의 불공정거래 행위 시정 등을 요구했다.
소상공인들은 현재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로 ‘자금지원 확대’(30.7%)와 ‘카드수수료 인하’(27.4%)를 꼽았고, 정부가 소상공인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는 응답도 60%를 상회했다. 전인철 기자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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