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위, 상반기 가이드라인 마련 … 서민생활 품목 우선 선정
10년간 재벌총수 서비스업종 소유 늘려 … 신규계열사의 84.5%
동반성장위원회는 상반기에 유통서비스분야 중소기업 적합업종 추진을 위한 기준(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고 일부 품목을 적합업종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적합업종 실무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빠르면 올 상반기에 시민생활과 직결된 품목을 중심으로 적합업종이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올해 총선과 대선이 예정된 정치일정을 적극 활용해 중소기업 요구를 적극 밀어붙여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제도를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대기업 3세들이 유통서비스 사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어 대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네 빵집 7년만에 1만4천개 줄어
동반위와 중소기업계가 유통서비스분야 적합업종을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는 대기업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골목상권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유통서비스분야에 진출해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대기업집단 서비스계열사는 국내 서비스 총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일부 품목에서는 시장을 장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리바게뜨이다. 파리바게뜨는 1986년 출점 이후 연평균 120개씩 점포를 늘리며 지난해 점포수 3000개를 돌파했다. 반면 자영업자들이 동네에서 운영하던 제과점이자 빵집 점포수는 2003년 초 전국 약 1만8000개에서 지난해 말 4000여 곳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대기업 오너 3세들이 커피숍, 빵집, 음식점 등에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계열사 보나비를 통해 커피전문점 ‘아티제’를 운영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베이커리 ‘달로와요’와 ‘베키아 에 누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 장선윤 사장은 ‘포숑’이라는 브랜드를, 현대차그룹 정성이 전무도 ‘오젠’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베이커리 사업을 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대형마트와 SSM(대기업 수퍼마켓)으로 골목상권까지 장악한 데 이어 일반 음식점이나 분식집에까지 손길이 뻗치고 있다. LG 그룹은 아워홈과 사보텐, LF푸드 등 계열사를 통해 라면 순대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CJ역시 비빔밥 등 한식사업에 진출했다. 대명그룹은 계열사 베거백을 앞세워 떡볶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세련된 이미지와 자본력을 앞세워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어 자영업자들은 손님을 빼앗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주력업종과 전혀 상관없는 빵집 순대 떡볶이 등 서민업종까지 진출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위해 서민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풀었더니 커피숍 진출”
대기업은 이외에도 정보시스템통합(SI), 물류, 광고·홍보, MRO(소모성 자재구매 대행업) 등에서 대기업집단의 시장지배력이 강화해 왔다. 이 분야에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중소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일신문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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