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이 주 고객이라고 들었는데
취약계층이라면 말은 쉬운데 정말 어려운 계층이다. 모든 게 악순환된다. 우선 부모가 살기 어려웠다든가, 몸이 건강하지 않다든가, 사업이 실패했다든가 하는 뭔가 문제가 있어서 취약계층으로 전락하게 마련이다.
그러면 이 상황에서는 취약계층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집이 어렵다보니 맞벌이가 많고, 아이들은 방치되기 쉽다. 부모는 자신의 건강마저 돌보기 어렵고, 아이들 교육 수준은 열악하기 짝이 없게 된다.
그 가난의 고리를 끊고 자활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게 사회연대은행이 추구하는 가치다.
지원 후 어떻게 돕는가
우선 지원 대상자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장사를 하고자 하면 한정된 재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도록 한다. 업종 및 위치 선정에서부터 다양한 영업지원 활동을 벌인다. 때로는 가족 관계 및 아이들 교육과 관련한 심리적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여성을 우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에 대한 은행 대출의 역사가 길지 않다. 모든 게 남성 중심의 사회다. 이혼하거나 사별을 해도 남성은 기존 사회 경제 활동에 그리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성은 사회경험이 적기 때문에 이혼이나 사별 후 사회 적응이 쉽지 않다.
반면 여성은 돈이 생기면 일차적으로 가정과 아이들 교육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성은 확률적으로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따라서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소외된 여성을 우대하는 것은 사회연대은행의 취지에 맞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은행에서 담보 대출이라는 것은 쉬운 장사다. 반면 신용대출은 어렵다. 우리는 저신용자들을 돕기 위해 생겼다. 그런데 신용만으로 대출을 하는데, 신용이 낮으니 딜레마가 생긴다. 저신용이라는 게 상환에 대한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상환률이 떨어지면 은행은 지속가능할 수가 없게 된다. 기금이 끝없이 밑받침이 돼야 하는데, 기금은 한정돼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도 그들을 외면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다 보니, 우리는 할 수 없이 저신용자들 중에서도 엄격한 기준에 의해 지원 대상을 선별한다.
자활 의지를 가장 중요하게 판단한다. 똑 같은 저신용자라도 조금만 사회적 지원이 있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을 엄선해서 융자를 시행하고, 융자 후에도 실제 장사가 잘 될 수 있도록 갖은 지원을 다 하는 것이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물론 어렵게 출발해서 우리의 지원을 통해 저신용자들이 자리를 잡아갈 때이다. 어느 한 사람은 4번을 창업했는데, 끝내 4~5억원의 부채를 지고 파산했다. 그러다 우리를 만났는데, 그 후 그는 포장마차부터 호떡집 가리지 않고 일을 하다가 현재는 초밥집을 경영한다. 순이익이 천만원이 넘는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성공사례가 많다.
은행이 부실화될 소지는 없는가
대부분 생존률과 상환률은 맞물려 돌아간다. 장기 생존률이 100% 가까이 되고, 상환률도 그에 걸맞게 높아지지 않고서는 결손이 계속 누적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문제는 지원 대상자들의 자활과 성공을 최대한 도움으로써만이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직원 복지가 형편없을 것 같은데
맞다. 5년차 직원 급여가 200만원을 넘기기 힘들다. 하지만 45명에 이르는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 수급자들이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해서 돕고, 그들이 자리를 잡아갈 때 최대의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사회연대은행이라는 명칭은
지금도 사회연대은행은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다. 원래는 ‘(사)함께 만드는 세상’이다. 처음 인가를 낼 때 정부는 은행이라는 명칭을 못쓰게 했다.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대출을 위주로 하는 은행이라고 했을 때 정부는 이해를 못했다. 정부는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보다는 ‘대출’이라는 표현을 더 중시했다. 또 하나의 대부업체가 생겼나 보다 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점차 사람들은 사회연대은행이야말로 진정한 은행이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은행이라는 뜻에서 사회연대은행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실제 유럽에는 이 은행과 비슷한 취지의 사회연대금고가 활성화돼 있다.
사회연대은행 상환률은
사회연대은행 대출금 상환률은 80% 가까이에 이른다. 그만큼 사업체 생존률이 높다는 말이다. 창업한 경우 5년 후 생존률이 70% 대에 이르는데, 일반적 자영업의 경우 23%에 비하면 대단한 결과다. 더욱이 이 상환율은 이래 저래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서 이뤄낸 수치다. 사회연대은행은 풍족하게 지원을 못한다. 예를 들어 똑 같은 지역이라도 5천~1억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면, 사회연대은행 지원자들은 2천~3천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장사를 시작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후미진 곳, 변두리로 매장이 밀리게 된다. 그런데 이런 여건에서도 높은 생존률이 나온다.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그 이후 자립을 위한 끊임없는 소통과 상호 노력이 수반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박상금 상임이사 약력
-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세종대학교 경영대학원 박사 과정 중
- 중소기업진흥공단(사업부, 연수부, 자동화사업부)
-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영등포, 강남)
- 소상공인진흥원 희망365 심사위원
- 서울복지재단 희망플러스통장
선정심사위원
- 강의: 숙명여자대학교,
서울대 평생교육원,
소상공인지원센터,
상공회의소,
서울신용보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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