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는 꼼꼼한 소상공인 지원제도 돋보여
*** 서울시의 소상공인 정책***
서울시는 2013년 소상공인 지원업무를 위해 약 662억여 원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자금지원, 상가마을 활성화, 자영업자 경영지원 사업이 이뤄진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상인 아카데미 운영, 서울풍물시장 운영 사업도 펼쳐진다. 또 이밖에 청년층 신용회복 지원, 마이크로크레딧 금융 지원, 대형마트 영업제한, 판매품목 제한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이 예산은 정책활동비로 521억원, 재무활동비로 140억원이 쓰여진다.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강희은 과장은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같은 정부 중앙 기관에서 일하다 지난해 7월 1일 서울시청 소상공인과 과장으로 옮겨왔다. 그는 인터뷰 서두에 “중앙 부처 과장의 경우 부서원이 7명 남짓이었는데, 서울시의 경우는 같은 서기관급 과장휘하에 부서원이 25명이나 돼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방대한 부서 업무를 챙기기 위해 불가피하게 주말에도 출근하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청 공무원들은 사실 ‘일벌레들’”이라고 칭했다. 그리고 그는 “시청에 와서 직원들의 시민에 대한 높은 서비스 의식에 한번 더 놀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의 소상공인 지원업무를 간단히 소개하면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 소상공인 지원업무와 대동소이하다. 소상공인 자금 지원 업무부터 시작해, 소상공인 보호 육성, 소상공인 경영지원,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대형 유통업체들로부터의 소상공인 보호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서울시만의 특이점을 얘기한다면
서울시 소상공인 서비스를 한 마디로 얘기하면, ‘좀더 진정성있게 사업을 진행하려 노력한다’라고 말하고 싶다. 소상공인들에게 무작정 도움을 주는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질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시정을 펴고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서울시는 다(多) 진입 다(多) 퇴출 구조의 자영업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9월경 선뵈게 될 이 사업은 현재의 소상공인들의 가장 커다란 고민을 반영해 기획한 사업이다.
과밀업종 지표를 개발해 공표함으로써, 예비 창업자들이나 전업자들이 참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묻지마 창업을 막을 수 있는 한 방편으로 창업을 앞둔 사람들은 나름대로 사업 성공률뿐 아니라 실패율까지도 점쳐볼 소중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월 말 개설한 희망창업홈페이지(www.hopestart.or.kr)’도 서울시 소상공인정책의 단초를 들여다 볼 좋은 사례다.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해당 업종에 대한 이해 및 사업성 분석, 개설 비용 등과 같은 정보라고 볼 수 있다. 이 홈페이지에는 해당 업계 및 상권에 대한 현장취재를 기본으로 한 해당 정보들이 생생하게 소개되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서비스를 받게 될 시민들 입장에서 뭘 원하고 있는지 좀 더 세세히 고민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그 동안 어떤 사업에 공을 들였나
자금 지원부터 각종 교육, 컨설팅 사업 등 중요하지 않은 사업이 있겠는가. 하지만 서울시는 2011년부터 협업화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3개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참여해 협업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사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1년 5개 협업체, 12년 7개 협업체를 지원했고, 올해도 7개 협업체 남짓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성동구 제화 협업체, 상계동 민부곤 제과 협업체 등의 성과가 비교적 비중있게 평가받고 있다. 이같이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사업을 한 축으로 하면서, 대기업들로부터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사업도 크게 중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해 의욕적으로 추진됐던 대형 유통업체 의무휴업제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자체 등 의무휴업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일부 자치구가 패소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이 후 서울시 소속 몇몇 지자체들은 잇달아 승소하기도 했다. 법원에서 지적한 조례 개정 절차를 엄밀히 밟도록 시와 구, 의회 의원들, 또 민간 전문가들간 팀웍을 이룬 게 큰 도움이 됐다.
올 초 개정된 새로운 유통법이 올 4월 발효되게 됨에 따라, 자치구 차원에서 똑 같은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도록 시는 조례 개정 절차 등을 엄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대형 유통업체 품목 제한을 추진하고 있는데
상생법은 자치단체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영업 품목 제한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강제성이 없어서 문제가 있다. 올해 시에서는 공청회 등을 통해 관련 규정이 강제성을 띨 수 있도록 법률개정 작업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해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현재 어떤 품목 등을 제한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게 됨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들과 자발적인 상생협약을 맺도록 추진하는 한편, 관련 법안 개정 노력도 병행해갈 예정이다. 최근 홈플러스 합정점 개점 문제가 상인회와 홈플러스간 대타협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도 대형점 품목 규제문제가 크게 반영됐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는데 법 개정에까지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공정위나 국민권익위 등에서 주로 일해왔기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업무가 생소하지 않았나
그렇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업무가 기본적으로 대중소 기업간 공정경쟁을 펼치도록 하는 게 주업무다. 그 속에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으로 인한 폐해방지 업무가 포함돼 있다. 국민권익위 업무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포함한 국민들이 혹여 입을 수 있는 국가행정으로부터의 피해를 구제하고자 하는 게 주 업무다.
더욱이 이같은 업무와 관련해 미국 연수를 2년간 다녀왔는데, 그 경험을 살려 ‘옴부즈만, 국민의 친구입니다’라는 책을 지난 해에 펴낸 바 있다. 옴부즈만 역시 시업, 소상공인 및 국민의 불만, 고충을 헤아려 국정에 반영하고자 하는 제도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상공인 지원업무를 펼치고 있다.
우리는 일방적으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데 머물지 않고 있다. 사전에 현장으로부터의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파악해 정책을 세우고, 또 시행 후에는 소상공인들의 평가 및 요구를 또 다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 전통시장 상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온누리 상품권 같은 제도도 지난 2008년부터 서울시가 가장 먼저 시행했고, 이 같은 제도가 전국으로 퍼지게 됐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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