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자동차 회사에 월 700~1,000만원 정도를 납품하고 있었는데 대기업이 치고 들어와 납품기회를 읽게 됐다고 하소연하는 후배 이야기를 들었다”
대기업은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중소 납품업자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좀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며 주문을 싹쓸이 하고 있다.
사원수 줄이고 가족이 사업장 출근
산업용재 서울서부지회(지회장 김진식)는 구로 중앙유통단지, 영등포공구상가, 구로동공구상가, 고척동 공구상가 등 4개지회가 모여 있다. 회원사만 434개사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공구상이다
김진식 지회장은 산업용재 관련 회사에서 29년간 근무하다 2008년 가보테크툴이란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기 시작해 올해로 5년째 경영해 오고 있다.
김 지회장은 임기 3년의 회장직을 맡아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이다. 김 지회장은 서울서부지회 회장으로서 소상공인들의 권익보호와 회원들의 단합을 위해 뛰고 있으나 쉽지 않다고 한다.
대기업 문제와 불안한 경기로 사원수를 줄여 가족들이 함께 나와 일하는 사업체들이 많아지고 사장 혼자나 사장과 직원 한명이 일하는 사업체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각자 생계문제가 달려 있고 협회 행사에 참여하려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참여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회원들이 협회나 지회 차원의 행사에 참여가 힘들어져 회원들 간의 단결이 힘들어지고 있다.
“자본력 앞세워 덤핑”
산업용재 공구 업계의 최대 문제점은 대기업의 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MWC(회원제 창고형 도,소매) 등 대기업이 소상공인들의 영업권에 무단 침입해 소상공인들이 납품하던 거래처를 잃게 만드는 일이라고 한다. 대기업은 막강한 자본력과 조직을 동원해 소상공인들의 영역을 침두해 오지만 소상공인들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박에 없는 현실이다.
김 회장은 “자본주의 사회는 선의의 경쟁이 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특혜를 받고 성장한 대기업들이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일삼고, 자본력을 앞세워 덤핑을 하기 때문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요즘 경기도 나쁜데다 대기업의 횡포로 서울서부지회 회원사들 중에도 사업체를 정리한 사장들도 많아지고 있다. 더 나쁜 것은 과거에는 부도를 내는데 그쳤다면 현재는 파산을 한다는데 있다. 경기불황으로 수요가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도,소매까지 손을 대면 소상공인들은 설 땅이 없어지는 것이다.
대기업은 직거래보다 싼 가격에 공급
김 회장은 “대기업은 자본주이 사회에서는 자유경쟁이 아니냐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자유경쟁이 되려면 자본력이나 조직력이 엇비슷하게 된 후에 경쟁을 하는 것이 논리에 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은 자본력과 금융권에서 장기 저리로 특혜 대출 받은 자금으로 물건을 싸게 사들여 직거래보다 싼 가격에 공급하는데 금융권에서 비싼 이자로 대출받은 소상공인들과는 게임이 되지 않는 현실이다.
김 회장은 “산업용재 공구 분야의 적합업종 지정은 꼭 필요한 일이다”며 “정부가 소상공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공정한 경쟁이 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지회, 협회에서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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