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횡포 맞서 실력행사 불사할 것
골목상권 지키는 파수꾼이 되자
취임 소감은
103개 체인 5만여 수퍼를 대표하는 조합으로 미래는 우리가 현재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대형마트를 막기 위한 쌍둥이 법안(유통법, 상생법)을 대기업들은 교묘히 회피하면서 여전히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더 이상 신규 개점이 곤란해지자, 대기업들은 기존 중소 유통업체 매수를 통해 몸체를 부풀리고 있다. CS유통을 인수한 롯데가 그 대표적인 예다. 또 대기업들은 개별 수퍼를 매수하여 자사 간판으로 바꾸는 등 노골적으로 편법 개점을 일삼고 있다. 법적 제도적 개선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과는 언제나 괴리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는 길은 우리 업계의 단결된 힘 뿐이다. 경각심을 갖고 힘을 모아 단호히 맞서나갔으면 한다.
꾸준히 법적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데
2010년 전통시장 보호를 위한 유통법과 대기업 SSM 규제를 위한 상생법 개정에 이어 지난 해 말에는 대형마트와 SSM에 대해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월 1일 이상 2일 이내 의무 휴업일을 정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조금씩 법과 제도가 진화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해에는 소상공인 단체를 법제화하는 소기업 소상공인 지원법이 통과돼 고무적이다. 1996년 대책없는 유통 개방 이후 유통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은 피해만 입었지, 어디에 대고 하소연도 못하는 실정이었다. 개별 단체들이 그러한 어려움을 대변하려 했지만, 그 또한 한계가 분명했다. 이제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소상공인들이 공동의 과제를 놓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연 3천여 억원에 이르는 소상공인 지원 기금 조성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우리 조합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현안은 무엇인가
먼저 공동물류센터가 절실하다. 가맹점들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품목들이 대리점 별로 따로따로 공급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공급을 하는 체인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역 분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많은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공동물류센터가 설립된다면, 이 같은 비능률이 개선될 것이다.
두번째, 현재는 잠복해 있지만, 주류의 용도 구분 제도가 언제 무너질 지 모른다. 현재는 주류의 경우 가정용과 할인점용이 구분되어 공급되고 있다. 대형할인점은 이같은 구분을 없애려 하고 있다. 이를 없앨 경우 이전에 나타났던 대형 할인점의 유사 도매행위와 같은 탈법행위들이 다시 만연할 가능성이 크다. 시대를 거스르려는 이러한 잘못된 시도는 어서 빨리 중지돼야 한다.
세번째, 주류사들이 주류 결제 제도를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결제 기한과 공급량을 임의로 결정하려 하고 있으며, 연체 이자율도 무리하게 올리려 하고 있다. 주류사들은 파트너쉽을 잊지 말고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길 바란다.
네번째, 주류사들의 대기업 마트에 대한 패키지 상품 지원 문제도 크다. 주류사들은 48개 들이 캔 맥주 한박스를 사면 11개의 신라면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즐겨찾기’ 소주 10병을 사면 동원참치 2캔을 주는 판촉행위를 벌이고 있다.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면 우리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주류사들은 불공평한 패키지 상품 지원을 중지하거나, 만일 계속 지원을 멈추지 않겠다면, 중소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지원을 똑 같이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 또한 실력 행사를 불사할 것이다.
다섯째 지(紙) 박스 문제와 공병 회수 문제가 있다. 대형 마트는 주류판매시 플라스틱 용기 대신 지(紙) 박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대형마트들은 주류를 판매하면서도 공병 회수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이 것은 환경보호에 역행하는 것이다.
지(紙) 박스로 주류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공병을 어디에 담지 못하고, 낱개로 가까운 수퍼 등에 갖다 준다. 하지만 이렇게 낱개로 회수된 공병은 제 값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천덕꾸러기가 된다. 대기업 마트는 지(紙)박스 사용을 중지하고, 공병 회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 회원사의 발전을 위해 서로 화합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한번 합의한 내용은 올인하여 꼭 실천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이것은 혼자 힘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여러분이 버팀목이 돼 주길 바란다.
5만여 가맹점을 지키고 우리가 살아나려면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 중소유통의 리더로서 조합이 골목상권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단합된 힘으로 노력해나갔으면 한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권영길 신임 이사장은 누구인가
주류회사에서 근무하다 독립하여 주류 체인사업 진출. 회사 직원을 가족처럼 배려하는 경영을 선호하며, 지난 3월 1일자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 체제가 들어서도록 했다. 후임자는 회사에서 26년간이나 묵묵히 일해온 사원 출신 경영인이다.
아들 또한 6년 동안 평사원으로 일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권 이사장은 독서광이며, 격무 중에도 연 50여 권의 책을 독파한다. 안팎의 단도리를 다 끝내고, 조합 활동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임하는 최장동 전 이사장 고별사
조합원 덕에 많은 고비 넘을 수 있어 감사
취임 후 어느덧 7년이나 지났습니다. 그 동안 한결같이 도움을 주신 조합원사들을 비롯한 임직원 여러분들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도움을 받아 오늘의 뜻깊은 자리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그 동안 많은 고비를 넘고 한걸음 한 걸음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골목상권을 지키고, 서민 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각오와 사명감으로 달려왔습니다. 대기업 유통업체의 침탈을 방어하여 소상인의 지킴이가 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일정한 성과가 있기도 했지만, 11만개의 수퍼가 8만여 개로 축소되는 것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직도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다 매듭짓지 못한 점 아쉽게 생각합니다.
이제 짐을 내려놓으며, 떠나는 저를 거울삼아 잘된 점은 이어받고, 부족한 점은 개선하길 바랍니다. 이제 새로운 집행부를 중심으로 온 조합원이 하나가 되어 산적해 있는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수 있길 빕니다.
혹 일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 잘못, 부족함에 대해서는 너그러이 이해해주길 빕니다. 이제 평 조합원이 되어 조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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