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업협동조합 공동브랜드 등 자구책 마련 안간힘이나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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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환경을 보호하고 국민 건강증진에도 이바지 하고자 주요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설하여 이용편의를 제공하는 등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갈수록 좋아지면서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는 직장인들도 부쩍 늘었다.
이러한 자전거 이용인구의 증가로 2009년 4,300억 원 정도이던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도 이후 연평균 10% 안팎의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2011년 현재 5,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전거 생산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삼천리자전거의 2010년 매출액이 733억 원(시가총액 890억 원) 수준으로 지극히 영세한 규모이다.
생산총액이 이렇듯 크지 않은 규모이다 보니 유통도 대부분 소상공인들이 감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전국 자전거대리점은 약 5,00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단순히 계산해 보
자면 5,000억 원 규모 시장을 5,000여 개 사업자들이 차지하므로, 1개 사업자당 평균 1억 원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순수 마진만을 생각하자면 종업원 하나라도 둔다면 그 인건비 부담에 운영 자체가 버거운 곳이 대부분인, 말 그대로 영세업종이다.
그런데 이런 자전거 소매시장에 최근 내노라 하는 번듯한 대기업이 다짜고짜 뛰어들어, 기존 영세소매상인들은 그들로서는 생전생각조차 쉽지 않았던 시위라는 것을 해야할 만큼 심각한 생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오죽하면 시위에 나섰을까
프로스펙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LS네트웍스(LS산전의 계열사)가 그 장본인. (지난해 4월 자전거소매상인 50여 명이 안양에 위치한 LS산전과 용산의 LS네트웍스에서 시위를 가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서울 잠원동에 660㎡(약 200평)규모의 자전거판매점(브랜드명 바이클로)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판매점을 12곳으로 확대하고, 올해 안에 50개까지 대리점망을 구축할 예정으로 있다고 한다.
지난해 총매출 3,582억 원으로, 부동산임대 투자사업과 프로스펙스를 비롯한 아웃도어브랜드 사업을 하는 이 회사가 5,000여 소규모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며 자전거 유통에 뛰어든 것이다.
한국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인보식 이사장은 “이 회사는 자전거 인구가 증가하면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매유통에 뛰어 들었다고 하는데, 정 시장에 참여하고 싶으면 대기업답게 제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아니면 고가의 고급 자전거를 대량으로 수입하여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등 대기업 다운 형식으로 시장에 참여해야 모양새가 맞을 것이다”고 비판한다.
또한 인 이사장은 “자전거 소매시장은 신규 조합원 가입에도 그 예정매장의 반경5㎞내에 있는 기존 회원이 허락을 얻어야 가입을 허용할 만큼 아주 영세한 시장이어서, 대기업의 신규 참여는 기존영세 업소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은 불보듯 하다”고 자전거 시장의 현주소를 설명한다.
실제로 자전거는 한번 구매하면 바퀴튜브 바람을 넣거나 기타 정비가 필요할 때 먼저 구매한 곳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사후서비스가 많이 뒤따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정한 사용연한에 대한 서비스를 감안하여 판매이익을 산정할 수 밖에 없고, 이런 탓에 인근에 새로운 대형 점포가 생겨 세일 등으로 가격경쟁을 해온다면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 밖에 없게 된다.
자전거 유통과 관련 인터넷 판매 등 다양한 판매채널이 생겨나고 대기업까지 시장에 진출하면서 유통질서가 급격히 무너져 소매상인들의 위기의식은 극에 달해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인들은 지난해 7월 중소기업청의 설립인가를 받고 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공동물류창고’마련 시급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조합은 공동구매와 공동브랜드(KOBI)제품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공동 A/S망을 구축하여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 이사장은 조합 사업에 대해 “조합 회원들과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대외적으로 지자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전거 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한 자전거 바로타기 캠페인과 교육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같은 조합사업을 활성화시켜 자전거 이용객들도, 소매상인인 우리들도, 모두 윈윈하는 구도를 펼쳐갈 것이다”고 의지를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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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대형마트에서‘통큰 자전거(?)’를 출시했는데.
올 초 이마트 롯데에서 저가의 자전거를 출시했다가 불량률이 높아서 소비자들 원성을 샀다. 자전거는 싸다고 잘 판매되는 시장이 아니다. 검증된 제품을 취급해야 한다. 13만원하는 제품을 7~8만원에 판다고 했는데 자전거 겉모양은 같지만 부품은 질 낮은 것을 사용한 것이다. 자체 PB상품으로 저가를 내세웠지만 사실은 불량률 높은 자전거를 판매하여, 되레 자전거 인구를 줄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좋은 제품 싸게 팔 자신 없으면 애당초 일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
- 자전거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유통 채널도 다양해지는 등, 조합 차원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텐데.
우리 조합은 공동구매를 통해 유통 거품을 줄이는 것과 함께 공동브랜드 KOBI에 대한 공동판매를 활성화 해가고 있다. 현재 고충은 일단 공동구매를 하더라도 이를 적재해 둘 만한 물류창고를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자전거는 중국과 대만 등에서 생산되는데 콘테이너를 통해 들어온 부품과 완제품을 쌓아 놓을 물류 창고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에 적극적으로 이를 건의해 나갈 계획이다.
- 자전거 이용 활성화 등 지자체들의 노력을 보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전거 전용도로가 체계적으로 마련되면 자전거 이용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일부지역에서는 도로교통법에 명시된 자전거도로를 운영하면서도 지역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다고 일몰 후에는 타지 말라는 표지판을 세워놓은 곳도 있다. 법에 맞지 않는 조치이다. 이와 같은 자전거도로 활성화에 모순된 조치들이 행해지고 있는 지자체들에 대해 시정을 촉구할 방침이다.
편집자 kdong02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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