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품목 가운데 일부 품목의 경우, 정작 골목상권에는 도움이 안되면서 국내 대기업 발목만 잡아, 결국 외국계 기업만 ‘어부지리’를 누린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동반성장위원회가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동반위는 지난 13일 ‘적합업종에 대한 오해와 사실’이라는 자료를 통해 적합업종 지정으로 국내 대기업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고, 그 틈새를 노려 외국기업이 국내시장을 잠식한다는 일부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동반위에 따르면 국내기업이 역차별 당한다는 논란이 불거진 LED전등, 재생타이어, 차량용 블랙박스 등은 실제로 외국계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미미하다.

LED전등의 경우, 외국계기업인 필립스 등의 시장점유율이 60%까지 상승했다고 일부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으나, ‘60% 점유율’은 백열전구 형광등 등을 포함한 가정용 조명등 민수시장 전체 점유율이며, LED전등 시장점유율만 한정하면 5%에 그친다는 것이다.

또 재생타이어도 적합업종 지정 이후 외국계기업 시장점유율이 15%대로 증가했다는 주장들이 있으나, 실제 조사 결과 외국계 기업 2개사 중 미쉐린은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하락했고, 브리지스톤은 원료(고무)만을 공급하여 적합업종과는 무관한 등 외국계의 시장점유율은 1%에 그치고 있다. 또 판두부는 국내에서 사업하는 외국계 기업이 없다.

동반위는 또 ‘음식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뒤 가츠라 등 일본계 외식업체가 골목상권을 잠식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올 2월 현재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외식기업은 총 40개(89개 점포)로, 적합업종 지정 이후 국내 진출한 4개 기업은 중소기업이다. 일본계 외식업 비중은 현재 전국 음식점 60만2천개의 0.015%에 불과하다.

동반위는 “사보텐(아워홈), 코코이찌방야(농심), 만텐보시(매일유업), 잇푸도(AK프라자), 모스버거(미디어홀딩스), 호토모토(동원수산) 등 국내 기업이 라이센스를 얻어 운영하는 일본 외식 브랜드를 일본계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동반위는 또 “면세점과 구내식당은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는데 적합업종인 것처럼 오해받고 있다”고도 밝혔다. 면세점은 관세법 시행령으로, 공공기관 급식사업은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 사무규칙 등으로 국내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세계 2위 면세점 기업의 자회사로 중견기업 명목으로 입찰권을 따내 논란이 일었던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는 관세법 시행령 개정 전에 산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중견기업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동반위는 “외국계 사모펀드인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 아시아가 지난 2011년 인수한 놀부NBG가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을 위협한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놀부 NBG는 외식전문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토속 브랜드인 특성을 고려해 동종 메뉴 소상공인 사업장으로부터 150ｍ 벗어난 지역이어야 출점 가능토록 했다.

한편 동반위는 오는 9월 권고기간이 만료되는 세탁비누·두부·단무지 등 82개 품목에 대해 재지정 지침 연구용역을 시장경제연구원과 중소기업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8월부터 관련 단체의 신청을 받은 뒤 재지정 필요성이 있고 부작용이 없다는 대·중소기업 간 자율합의가 이뤄지면 재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신문